※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광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래도 되나?”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마 영화를 연출한 제임스 건에게는 최고의 찬사일 것이다.

특 A급 범죄자들과 이들을 통솔하는 대령, 거기에 사람을 찢는 상어까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이 세상 인물들이[?] 아닌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사이코 광대 킬러, 쥐를 다루는 소녀, 물방울무늬 따발총을 쏘는 어수룩한 남자까지, 이들을 보면 과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정상인의 범주에 든 릭 플래그 대령까지 토끼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며 황당한 재미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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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종일관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고수한다. 그러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단순히 관객을 웃기는 데 치중했다면 이야기의 완성도가 떨어졌을 것이다. 이를 방지하는 것이 아만다 월러의 존재감이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엄격하고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특공대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인다. 스쿼드의 대책 없는 행동에 웃다가도, 월러가 등장하면 이들이 작전 수행중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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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는 이 모든 슈퍼빌런들을 한 팀에 넣은 배후로, 철퇴를 휘두르는 냉혈한이다. 여기서 철퇴는 문자 그대로다. 임무에 투입된 빌런들의 목에는 폭탄이 심어져 있고 월러는 그 폭탄을 터트려 골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월러가 중시하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임무 완수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희생은 부차적이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월러는 비범한 능력을 갖춘 이들도 결국 도구에 불과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정장을 입고 단호하게 지시를 내리는 월러는 관객을 현실 세계로 다시 불러오는 장치이며, 영화의 주제를 전달하는 메신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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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주제로 넘어가 보자. 월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 정부의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 이것이 그에게 대의이며 애국이기 때문이다. 극 중 이런 신념에 죽고 사는 인물이 또 있다. 바로 ‘평화의 수호자’ 피스메이커다. 얼핏 보면 그는 캡틴 아메리카를 연상시킨다. 호감형 외모, 다부진 몸매, 감미로운 목소리와 군기가 바짝 든 태도까지.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한다.

피스메이커는 극 중 내내 평화를 주창하는데, 그의 주장을 가만히 들어보면 실없는 소리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것이다. 우선 평화를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기꺼이 싸우고 죽이는데, 바로 이런 행위가 평화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과 어린이가 죽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피스메이커는 무조건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며 대립하는 자에게는 바로 총구를 겨눈다. 이러한 월러와 피스메이커의 신념은 세계 경찰을 표방하는 미국의 논리를 잘 나타낸다. 감독은 이들을 통해 대의적 명분을 앞세워 타국에 혈투를 초래하는 강대국들의 모순적 태도를 비판하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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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리부트, 리메이크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기존의 작품을 싹 갈아엎고 완전히 새롭게 창조하는 것은 흔치 않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낮은 확률을 뚫고 보란 듯이 작품을 소생시켰다. 스튜디오로부터 전권을 받은 제임스 건 감독은 블랙 유머와 잔혹함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이 영화의 팡팡 터지는 쾌감은 무더위로 지쳐있는 관객에게 짜릿함을 선사할 것이다. 물론 터지는 것은 폭탄이 될 수도, 캐릭터의 머리가 될 수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