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발랄하고 용감한 여성 히어로의 등장이 반갑다. 원치 않는 운명을 타고난 가두심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할머니 묘심으로부터 신비한 힘을 물려받아 악령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우수무당 가두심]은 타고난 운명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가두심이 새롭게 전학 간 학교에서 학생들을 노리는 사악한 악령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두심을 거부할 수 없는 운명에 끌어들이는 명문 송영고는 시험에서 전교 꼴찌를 하면 죽는다는 흉흉한 소문이 돈다. 두심은 전학 간 첫날부터 전교 꼴등 학생이 옥상에서 투신한 사건을 목도한다. 하지만 두심은 죽은 학생도, 사건을 덮으려는 학교도, 자신을 의심스럽게 보는 학생들의 시선도 관심이 없다. “열여덟을 무사히 지켜내면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할머니의 유언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는 두심은 18세를 무사히 넘기는 게 급선무다. 더욱이 무당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그를 늘 힘겹게 했기에 새 학교에서 최대한 눈에 띄고 싶지 않다.

능력을 외면하고 싶은 두심의 모습은 묘하게도 피곤하고 지친 모습으로 젤리를 퇴치하고 학생들을 구했던 보건교사 ‘안은영’과 중첩된다. 운명을 받아들이긴 했으나 달가워하지 않는 그는 두심처럼 평범해지기 위해 부단히 애쓰며 학창 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 남다른 능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보통의 삶을 방해하는 장애물처럼 여긴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비슷한 운명 공동체 같다. 게다가 두 인물은 별일 없기를 희망했던 학교에서 학생들을 노리는 불가해한 힘을 맞닥뜨리고, 그의 능력을 보완해줄 조력자를 만난다.

대표적인 학원 공포물 [여고괴담] 시리즈를 비롯해 작품에서 등장하는 학교는 어김없이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일면을 드러냈다. [우수무당 가두심]도 마찬가지다. 전교 꼴등이 연이어 죽는다는 설정에서 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적 지상주의를 노골적으로 꼬집는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 입시전쟁에 내몰린 10대를 내세우고 어른들이 만든 시스템에 맞서게 함으로써 전복적인 매력을 발한다. 

이미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데뷔 13년 차 김새론은 오랫동안 그를 배우로 각인시킨 [아저씨]에 이어 인생 캐릭터를 만난듯하다. 능력과 그로 인한 상처를 숨기기 위해 무심해진 두심을 냉소적인 톤으로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극의 흡인력을 배가한다. 두심이 “나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해”라며 영혼을 보게 된 우수를 자신의 세계로 초대하는 순간이 특히 인상적이다. 기존의 어두운 배역에서 탈피한 것도 반가운데, 10대 특유의 활기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란 점에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새론과 같은 아역배우 출신인 남다름도 안정된 연기력으로 극을 뒷받침한다. 두심을 만나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모범생 우수 역을 맡아 인물의 반듯한 매력을 따스하게 그려내며, 김새론과 풋풋하게 설레는 케미스트리를 연출한다. 묘심의 영혼에 빙의돼 본의 아니게 두심을 포옹했던 우수가 영혼을 보기 시작한 후 “이건 기억만 가져갈게”라며 다시 안았을 때, 시청자의 마음은 두심과 함께 떨렸을지 모른다. 

[우수무당 가두심]은 회차당 20분 내외의 미드폼 드라마다. 이야기를 충분히 담기에 러닝타임은 짧지만, 가볍게 몰입하며 보기엔 부족하지 않다. 로맨스를 양념처럼 더한 학원 퇴마물이란 소재는 신선하고, 배경이 다른 두 캐릭터가 가까워지는 과정이나 송영고 악령에 대한 미스터리는 흥미롭게 펼쳐진다. 에피소드가 짧은 만큼 서사는 간결하고 속도감이 있어 이야기에 따라가기 편하다. 

이제 같은 세상을 공유하게 된 두심과 우수는 친구 일남에게 닥칠 위기를 막는 것을 시작으로 학교에 깃든 악령에 맞설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학교의 대외적인 명예를 위해 사악한 존재와 맞잡은 교장을 어떻게 무너뜨릴지, 두심이 18세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