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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소재와 장면들이 넘실거리는 작품의 파도 속에서 편안하게 힐링을 선사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가 등장했다. [오 나의 귀신님]의 유제원 감독이 연출하고 [왕이 된 남자]의 신하은 작가가 각본을 맡은 tvN 주말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다. 영화 [홍반장]을 리메이크해 치과의사 윤혜진이 바닷마을 공진에서 치과를 개원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에서 두드러지는 매력 포인트는 단연 주연배우 신민아와 김선호다. 두 배우의 캐스팅 소식이 공개됐을 때부터 기대감을 자아냈는데, 첫 회부터 윤혜진 역의 신민아와 홍두식 역의 김선호가 선사하는 비주얼과 분위기가 눈이 부시다. 로맨틱 코미디를 다시 해보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신민아는 하고 싶은 연기를 마음껏 펼치며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한다. 퍼스널 스페이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개인주의자이자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말하는 성격의 혜진은 온갖 인심이 가득한 공진 마을에 낯선 이방인으로 등장한다. 혜진은 마을 주민들에게 이른바 ‘서울깍쟁이’ 같은 면모를 보여주는데, 자칫 얄밉게만 보일 수 있는 인물이 신민아의 연기를 통해 도저히 미워할 수 없게 다가온다. 공진 사람들과 거리를 두던 혜진이 두식과 부딪치면서 점차 마음을 열고 주위 사람들과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도 매력적이다.

전작 [스타트업]에서 한지평을 맡아 이른바 역대급 서브남주를 연기했던 김선호는 이번 작품에서 청량한 매력을 한껏 선보이고 있다. 최저 시급만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홍반장’ 두식은 공진 마을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누비며 다양한 재능을 곤란한 주민들을 돕는 데 쓴다. 혜진과의 첫 만남에서 반말을 툭툭 던지는 모습이 퍽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알고 보면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반말을 하는 데다 말투와는 반대로 매번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을 해서 금방 적응할 수 있다. 두식은 오지랖 넓은 선행으로 온 동네에 모르는 사람이 없고 나타나지 않는 곳이 없으니, 마치 공진 마을의 수호요정이자 유니콘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 두식은 혜진의 마음을 두드리면서 점차 혜진이 성장하도록 이끄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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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선 힐링, 후 로맨스로 이뤄지는 서사의 흐름이다. 주인공들의 로맨스도 중요하지만, 혜진이 공진에서 마주하는 사람들도 서사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도시에서 살던 혜진에게 공진 사람들의 공동체적인 삶과 소탈하고 격이 없는 생활 방식은 불편한 것투성이다. 혜진은 느낀 것을 그대로 말하는 성격 탓에 오춘재, 여화정, 함윤경 등 여러 마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만다. 두식은 혜진이 자신을 돌아보게 할 계기를 만들어주고, 혜진은 고슴도치처럼 뾰족하게 세우던 가시를 내리고 사람들과 교감하며 공진의 치과의사로 자리를 잡아간다. 이 같은 모습은 시청자에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안긴다. 그 외에도 두식을 손자처럼 키우다시피 한 김감리, 카페 사장 춘재와 사춘기를 겪는 딸 오주리 등 공진 사람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도 편안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주민들 사이에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사이사이에 혜진과 두식의 감정선을 드러내는 복선을 조금씩 풀어낸다. 매 에피소드의 막바지에 다다르기 시작하면 두 사람의 설레는 로맨스 서사가 쏟아지듯 밀려온다. 특히 4화에서는 두식이 혜진의 열이 오른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는 모습이, 5화에서는 해당 장면 이후 등장한 키스 신을 선보이며 엄청난 설렘을 안겼다. 이후 이어지는 에필로그에서 두 사람 사이에 비어 있는 구간의 서사와 감정선을 만족스럽게 채워줘 자연스럽게 다음 화를 기다리게 한다.

[갯마을 차차차]는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더해져, 서로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혜진과 두식의 투닥거리면서도 귀엽고 로맨틱한 케미스트리를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혜진과 두식의 속마음은 조금씩 서로를 향해 가면서 로맨스에 불이 붙기 시작했고, 이를 부채질해줄 인물인 지성현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바닷마을 공진의 로맨스는 더욱더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보인다. 로맨스와 더불어 혜진과 두식의 과거사 등 아직 보여주지 않은 이야기가 한가득인데, 앞으로도 지금처럼 매력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