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사랑하고 롯데 자이언츠에 열광하는 ‘부산 사나이’ 조진웅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특유의 호쾌한 웃음으로 취재진을 맞이한 조진웅은 10월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화를 향한 그의 열정과 가치관을 한껏 드러냈다. 무엇보다 조진웅은 코로나19로 연기 활동에 잠시 제동이 걸린 동안 배우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고 한다. 18년 차 베테랑 배우 조진웅의 연기 철학부터 연출 도전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조진웅에게 부산국제영화제란

이미지: 부산국제영화제

조진웅에게 부산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는 부산을 “모든 연기의 자양분이 있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그런 특별한 도시에서 관객을 만난 조진웅은 비로소 “사는 이유이자 본질”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동안 관객과 배우 간 거리감은 늘어났고 배우 조진웅은 여러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에 도착한 순간 그는 관객과 소통하고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배우의 본질이란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 조진웅이 작품을 보는 기준

이미지: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은 조진웅. 그는 “그동안의 역사에 누가 안되고 부산국제영화제가 더욱더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객관성을 가지고 관객의 심정이 되어 즐기겠다”라고 말했다. 그가 배우를 볼 때 가장 많이 보는 것은 다름 아닌 진심이라고 한다. 진심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정화 역시 조진웅과 함께 올해의 배우를 심사한다. 조진웅과 엄정화 모두 내노라하는 걸출한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데 과연 의견이 충돌한다면 어떻게 해결할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진웅은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진웅은 단편 영화제에서 심사했던 경험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대부분 비슷하다. 답이 나오는 영화들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스트리밍에 대한 조진웅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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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는 코로나19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각종 OTT는 ‘드라마는 TV로, 영화는 극장에서’라는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과연 배우 조진웅은 OTT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조진웅은 OTT로 넘어가는 흐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코로나19가 시기를 앞당겼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이런 변화에 당황하기보다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데는 그도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시도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또한 배우는 관객에게 즐거움과 감동, 위로를 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이 시기에 더 많은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 조진웅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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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주장을 뒷받침하듯이 조진웅은 연출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조진웅은 “연극 연출은 많이 했는데 영화는 처음”이라며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화 연출에 도전한 조진웅은 13분, 15분짜리 두 개의 시퀀스를 떼어내 장편으로 갈 수 있는 방향성을 잡았다고 한다. 조진웅은 “재밌는데 아무도 안 만들어줄 것 같아서” 해당 작품을 기획했다고 고백했다.

감독 조진웅이 바라본 현장은 어땠을까. 조진웅은 늘 카메라 앞에 서다가 처음으로 “카메라 뒤에 있는 스태프의 동선을 보게 됐다”라면서 스태프의 노고를 절실히 느꼈다고 밝혔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고 “(연출을) 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조진웅이 바라본 K-콘텐츠와 한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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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킹덤]에 이어 [오징어 게임]까지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연이은 한국 작품의 선전에 조진웅은 기대와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런 얘기하면 안 될 것 같은데”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조진웅은 “(해외에서)이제야 알아보는 거야? 우린 매년 봤는데?”라며 자부심을 표했다. 나아가 “[기생충]의 수상 소식은 전쟁에서 승전보를 듣는 것 같았다”라고 표현했다. 또한 이들 작품의 흥행은 “우리가 할 수 있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며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조진웅은 스스로 ‘소처럼 일했다’라고 표현할 만큼 충무로 대표 다작 배우다. 매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연기력을 입증한 조진웅이지만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만큼 조진웅이 보여줄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