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부는 봄바람만큼 마음을 간질거리게 할 이야기가 왔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사운드트랙 #1]은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두 남녀가 잠깐 동안 함께 살면서 우정 이상의 감정을 확인하는 과정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다. [왕이 된 남자], [빈센조]를 연출한 김희원 감독이 빚어낸 아름다운 ‘그림’과 두 사람의 관계에 중요한 장치가 된 ‘음악’으로 눈과 귀가 모두 즐겁다. 또한 4부작 드라마답게 군더더기는 쳐내고 핵심에만 집중한다.

이미지: 디즈니플러스

은수와 선우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19년을 함께 한 친구다. 길지 않은 인생의 단맛 쓴맛을 함께 맛봤고, 볼 것 못 볼 것 다 보고, 마음 찢어지는 연애사와 사소한 습관까지 모두 안다. 은수에게 선우는 절대 잃고 싶지 않은, 가장 오래되고 소중한 우정이다. 선우에게 은수는 자신보다 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자, 사랑을 알기 전부터 사랑한 사람이다. 어느 날, 작사가인 은수가 “짝사랑”의 감정을 가사에 녹여내지 못해 힘들어하자, 선우는 사진 프로젝트를 위해 해외 출국 전까지 은수의 집에 머무르며 그의 작업을 도와준다. [사운드트랙 #1]은 두 사람이 짧은 기간 동안 함께 살고 가사를 쓰는 작업을 함께 하면서 상대와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는 과정을 다룬다. 

드라마의 극중 시간과 공간, 인물의 관계는 모두 은수와 선우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설계했다. 두 사람은 거의 대부분 함께 등장하며, 같은 시간과 공간에 머무른다. 이들이 만나는 사람들은 두 사람의 감정을 이미 알고 있는 지인, 또는 이들이 감정을 들여다보게 만든 계기를 제공하는 사람들 – 은수에게 작업을 의뢰한 작사가, 선우의 매니저 – 이다. 이들의 눈앞에 온 기회도 마찬가지다. 도저히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은수가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작사 작업도, 선우의 사진작가 커리어에 가장 중요한 순간도 이들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한 계기일 뿐이다. 다른 것들은 모두 생략하고 두 사람의 오랜 역사와 이들이 오랫동안 마주하길 미뤄두었던 감정을 확인하는 과정에 집중함으로써 시청자가 두 사람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이미지: 디즈니플러스

은수와 선우는 교복을 입었을 때부터 친구였고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가 만나도 서먹하지 않다. 은수는 선우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선우는 은수를 오랫동안 그만의 방식으로 사랑했다. 별다른 장치 없이 두 사람의 첩첩이 쌓인 역사와 우정을 표현하려면 결국 배우의 호흡과 연기에 기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한소희와 박형식은 기대 이상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준다. 함께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두 사람은 편안하면서도 설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함께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도 은수는 선우에게, 선우는 은수에게 집중한다는 걸 연기로 설득한다. 시청자는 이들이 함께 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가장 소중하면서도 편안한 존재임을 이해할 수 있다. 

4월 6일 공개된 3회에서 선우와 은수의 마음은 다시 한번 엇갈릴 위기에 처한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아서, 언제나 자신의 옆에서 편안하길 원해서 상대의 감정을 묻거나 자신의 감정을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이쯤 되니 너무 답답해서 “그냥 고백하고 키스했으면.”라는 생각마저 든다. 과연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까? 결말이 알고 싶다면 지금 디즈니플러스에서 확인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