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닛코

이미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4년 만에 등장하는 속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전편이 공개된 이후에 작품 내외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티찰라 역할의 주연배우 채드윅 보즈먼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와칸다는 과학강국으로서의 국제적 영향력을 관객에게 제대로 보여줄 기회도 없이 외세의 노림을 받는 위기에 처한 상황이 되었으며, 특히, 바다 밑 아틀란티스가 아즈텍 문명과 마야 문명을 모티브로 삼은 탈로칸으로 변형되어 등장, 와칸다를 가장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또 하나, 티찰라의 부재로 인해 슈리와 라몬다, 도라 밀라제 등 여성들의 역할이 한껏 전진 배치된 진영을 갖췄다. 원래 코믹스에서도 와칸다는 여성들의 존재감이 비교적 큰 지역이다. 아마존과 다름없는 용맹한 여성들이 와칸다를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개봉 특집으로, 와칸다를 지키는 여성 전사들에 대해 살펴본다. 특히 코믹스에서 많은 활약을 보이는 와칸다의 여성들을 영화와 비교해 보면 더 잘 와 닿을 것이다.

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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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 티찰라가 등장하지 않게 됨에 따라 그의 빈자리를 슈리가 채우지 않을까 하는 추측은 사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속의 슈리는 밝은 성격의 과학천재 공주로, 고도로 발달한 와칸다의 과학기술을 국가와 사회를 위해 좋은 쪽으로 응용하도록 이끌고 있는 역할로 표현된다. 반면에, 코믹스의 슈리는 오빠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보다 더 야심이 있는 성격이다. 차기 블랙 팬서의 자리를 놓고 티찰라와 본격 경쟁을 하며, 뒤에서 서포트하기 보단 앞장서서 싸우는 전사로서의 역할을 추구하는 타입이다.

블랙 팬서가 된 슈리

티찰라가 닥터 둠과 네이머의 협공으로 인해 중상을 입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슈리는 블랙 팬서의 지위를 차지하겠다고 표범신에게 당당히 요구하는 배포를 보였다. 역시나 온실 속의 하늘하늘한 공주가 아닌 것이다. 블랙 팬서로서 슈리는 닥터 둠과 네이머를 상대로 거침없는 공격에 나서며, 새로운 영웅의 존재감을 널리 알렸다. 또한, 왕이 쓰러진 틈을 타서 일어난 국내의 반란군을 진압할 때엔 항복한 자들까지 몰살해버리기까지 했다. 냉혹해 보이는 사건이지만 한편으로는 오빠를 대신해서 상황을 판단한 지도자로서의 행동인 것이다.

아자 아단나가 된 슈리

타노스 일당에 의해 목숨을 잃었을 때엔 티찰라가 겨우 영혼을 데려와 부활시킬 수 있었는데, 이때 이후로 전에 없던 초능력이 생겼다. 돌처럼 단단한 형태나 검은 새로 변신할 수 있게 되었고, 조상들로부터 더 깊은 지혜를 얻었다. “아자 아단나”라고 불리게 되면서 보다 전통적인 복장에 가까운 모습을 했지만, 최근에는 점점 과학 쪽으로 재능을 꽃피우면서 외양도 그렇고, 영화 속의 슈리와 유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라몬다

이미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의 라몬다는 티찰라와 슈리의 어머니인 와칸다의 왕대비로, 남편이 죽은 현재엔 왕가의 가장 높은 어른이다. 전편에서 아들을 극진히 위하고 믿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는 아들을 잃은 고통을 참아가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연설하는 모습을 보인다. 코믹스에서는 슈리에게 친어머니이지만 티찰라에겐 새어머니로 나온다. 출신도 와칸다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인종차별에 맞서기 위해 애쓰다가 어린 티찰라와 티차카 국왕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티찰라를 위하고 아끼는 모습은 영화와 같다.

도라 밀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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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밀라제는 와칸다의 모든 부족에서 선택받은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왕의 개인 경호부대이다. 왕을 지키는 만큼 최강의 전투력을 가져야만 들어갈 수 있는데, 다른 한 편으로는 잠재적인 왕비 후보군이기도 하다. 이것은 모든 부족에게 공평하게 왕비를 배출하는 기회를 줌으로써, 나라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영화에서는 왕의 개인 경호부대 및 특수임무를 수행한다는 측면이 부각되었다.

오코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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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밀라제를 이끄는 장군으로 티찰라에게 편하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측근. 슈퍼 휴먼이든 외계인이든 가릴 것 없이 싸울 수 있는, 인간으로서는 거의 최강의 전투력을 가진 것처럼 보이며, 블립 이후에 어벤져스에서 활동했다. 헐크버스터 슈트를 입고 깡총거리다가 넘어지는 브루스 배너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은 명장면이다. 코믹스에선 실제로 도라 밀라제에서 신부를 얻을 생각이 없는 티찰라의 생각을 이해하고 도왔지만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 영화 개봉 이후로 티찰라가 어벤저스를 서포트하기 위해 여러 히어로들로 구성한 ‘에이전트 오브 와칸다’를 통솔하는 등 활약이 커지고 있다.

나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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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칸다 정보국의 특수요원으로 한국에서도 활동을 한 놀라운 경력의 소유자로 나오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티찰라의 연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영화 속에서만의 설정으로, 코믹스에서는 티찰라의 사랑을 얻기 위해 집착하다가 악인이 되어 버린다. 도라 밀라제에서 쫓겨난 뒤에 킬몽거와 함께 와칸다를 노렸다. 원래대로라면 이번 영화에서 티찰라와 더 가까운 사이가 된 모습을 보여줬을 텐데 그렇지 못하게 되어 안타까운 캐릭터다.

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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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요는 영화 속 도라 밀라제에서 오코예 다음으로 비중 있는 역할이다. [팔콘과 윈터 솔져] 시리즈에서 지모를 데려가려고 윈터 솔져와 대립하기도 했다. 코믹스의 아요는 동료인 아네카와 함께 반란을 일으켜 와칸다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결국, 슈리의 설득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티찰라와 다시 함께 하고, 이후 티찰라는 와칸다를 민주정부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퀸 디바인 저스티스

영화에는 나오지 않은 캐릭터. 부족 간의 분쟁에 패한 자바리 부족의 공주로, 미국으로 추방되어 지내다가 티찰라에 의해 도라 밀라제로 들어오게 되었다. 미국에서 오래 살아서 와칸다의 관습에 익숙하지 않았던 퀸은 도라 밀라제의 규율을 어기고 모험가 바이브락사스와 사랑에 빠졌다. 티찰라는 둘의 사랑을 인정하고 퀸을 도라 밀라제에서 해방시켜주었다.

리리 윌리엄스/아이언하트

MIT에 재학중인 천재소녀 리리 윌리엄스는 아이언맨 슈트를 역설계해서 스스로 슈트를 만들어 토니 스타크의 인정과 지도를 받게 되었다. 아이언하트라는 히어로가 되어 미즈 마블 등 여러 청소년 히어로들과 함께 하고, 텐 링즈를 쫓다가 와칸다로 가서 슈리, 오코예와 함께 모험을 했다. 슈리는 리리를 와칸다의 친구로 선언했다. 영화에서는 와칸다가 리리에게 후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슈리와 접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