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곰솔이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할리우드에서 지금 가장 잘나가는 배우를 말하라고 한다면, 단연 이 인물이 아닐까 싶다. 현재 [듄: 파트2]의 촬영을 진행 중이고, 신작 [본즈 앤 올]의 홍보도 병행 중이면서, 밥 딜런 영화 [고잉 일렉트릭] 출연 검토 중인 배우 티모시 샬라메이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만 22세에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뒤, 5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낸 성과다.

티모시 샬라메는 공포 로맨스 영화 [본즈 앤 올]로 관객들과 곧 만난다. 평범한 삶과 거리가 멀었던 소녀가 자신과 닮은 소년을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간다는 설정의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영화의 OST를 직접 고르고, 본인이 연기할 캐릭터의 의상도 의견을 더하며 배우 이상, 제작자로서 영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수행했다고도 알려졌다. 영화인으로서 폭넓은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그, 이번에는 어떤 캐릭터로 관객들을 놀라게 만들까.

그래서 오늘은 자신만의 연기 스펙트럼 입증하며 대세 청춘 배우로 거듭난 티모시 샬라메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많은 이들을 사로잡은 그의 매력에 푹 빠져보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 – 엘리오 역

이미지: (주)디스테이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티모시 샬라메를 전 세계에 알리게 한 작품이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있는 해당 작품은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을 휩쓸며 티모시 샬라메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1983년 여름, 열일곱 소년 엘리오가 가족 별장에 찾아온 손님이자 스물넷 청년 올리버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겪게 되는 6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티모시 샬라메는 가족들과 별장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던 17살 소년 ‘엘리오 펄먼’ 역을 맡았다. 아버지를 도우려 별장에 찾아 온 24살 청년 ‘올리버’를 만나면서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인물이다. 티모시 샬라메는 그에게 느낀 첫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 이 마음들을 스크린에 아름답게 수놓았다. 덕분에 작품에 대한 호평은 끊이지 않았으며, 이후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와 영국 아카데미에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다. 특히 그 해 오스카에서 가장 어린 나이의 후보자로 이름을 올려 많은 주목을 받았다. 비록 여기에서는 수상하지 못했으나, 뉴욕, LA,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을 포함해 해외 유수의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그의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더 킹: 헨리 5세(2019) – 헨리 5세 역

이미지: 넷플릭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성공 이후, 티모시는 몇 편의 영화들을 연이어 선보이게 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주연급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원작으로 둔 넷플릭스 작품이었다. 백년전쟁 시기에 활약한 것으로 알려진 잉글랜드 왕국의 왕 ‘헨리 5세’의 이야기를 그린 [더 킹: 헨리 5세]에서 주인공을 맡은 것이다.

티모시 샬라메는 [헨리 5세]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던 중 갑작스럽게 왕관의 무게를 짊어지게 된 ‘헨리 5세’ 역을 맡았다. 서툰 모습을 보이던 왕자에서, 군주의 무자비한 모습까지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특히 해당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선을 보였는데, 티모시 샬라메가 직접 부산에도 방문했다. 이때 영화의전당의 5000석 규모의 야외상영관을 매진시키고, 뜨거운 열기를 불러일으키며 그의 엄청난 인기를 보여줬다.

작은 아씨들(2020) – 시어도어 로렌스 역

이미지: 소니픽처스코리아

[더 킹: 헨리 5세] 이후 티모시는 고전 명작 소설을 다시 한 번 영화화 한 [작은 아씨들]에 출연했다. 그레타 거윅 감독이 연출한 [작은 아씨들]은 배우가 되고 싶은 첫째와 작가가 되고 싶은 둘째, 음악가가 되고 싶은 셋째와 화가가 되고 싶은 막내까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네 자매의 이야기다. 여담으로 [레이디 버드]의 시얼샤 로넌과 티모시가 2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작품이기도 하다.

티모시 샬라메는 [작은 아씨들]에서 이웃집 소년이자, 네 자매 중 둘째인 조와 깊은 우정을 쌓아가는 ‘시어도어 로렌스’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조와 사랑과 우정 사이라는 미묘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극에 풍부한 감성을 더했다. 그의 이런 열연 덕분에 작품의 고전적인 느낌을 살리면서도, 잔잔했던 드라마에 큰 전환점을 가져온다. 특히 극중 티모시의 다채로운 패션 스타일은 영화의 또 다른 흥미포인트로 다가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훔치며, 청춘 스타로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듄(2021) – 폴 역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듄]은 생명 유지 자원 ‘스파이스’를 두고 아라키스의 모래 행성 듄에서 악의 세력과 전쟁을 앞둔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이자, 전 우주의 왕좌에 오를 운명으로 태어난 폴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을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은 티모시의 전작을 보고 캐스팅 1순위로 점찍었다고 한다. 티모시 또한 드니 빌뇌브의 눈에 띄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그래서일까? 감독과 배우의 마음이 통했기에 [듄]은 코로나로 어려운 극장가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시리즈의 희망을 이어간다.

티모시 샬라메는 [듄]에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이자, 베네 게세리트의 아들인 ‘폴 아트레이데스’ 역을 맡았다.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한 평범한 소년과 뼈대 있는 가문을 이끌 후계자라는 역할 갈등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순수한 눈망울 사이 감춰직 카리스마가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끌어올렸고,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 액션도 훌륭하게 소화했다. 무엇보다 고유명사로 가득한 세계관을 이끌어가는 존재로서 관객에게 영화를 잘 설명하는 역할도 멋지게 수행했다.

프렌치 디스패치(2021) – 제피렐리 역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웨스 앤더슨 사단’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웨스 앤더슨 감독은 함께 작업한 배우와 계속해서 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빌 머레이, 오웬 윌슨, 제이슨 슈워츠먼 등이 대표적인데, [프렌치 디스패치]에서는 티모시 샬라메까지 합류해 작품의 재미를 불어넣었다. 갑작스럽게 마지막 발행본을 준비하게 된 매거진 ‘프렌치 디스패치’의 최정예 저널리스트들이 취재한 4개의 특종을 그린 작품으로, 티모시 샬라메는 ‘선언문 개정’이라는 에피소드에서 사회에 불만이 많은 학생 운동 단체의 대표 ‘제피렐리’ 역을 맡았다.

그는 정부에 맞서 선언문을 낭독하는 중한 일을 앞둔 인물을 맡아 웃음과 무게감을 모두 다 잡는 열연을 펼친다. 괴짜처럼 보이면서도 자신의 의견은 확실하게 말하는 당돌함이 인상적이다. 여러 에피소드를 엮은 작품이라 짧게 등장하지만. 폭탄을 맞은 것 같은 풍성한 헤어 스타일링과 함께 신비로운 분위기로 웨스 앤더슨이 선사하는 기묘한 이야기를 재치 있게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