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혜연

<바비> 이미지: 워너 브라더스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갖춘 마고 로비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배우가 분명하다. 첫사랑, 팜므파탈 금발 미녀, 타잔의 제인, 할리 퀸, 피겨 스타, 엘리자베스 1세 등. 그를 향한 수식어는 끝이 없다. 다채로운 스타일링과 함께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마고 로비가 2023년에는 ‘바비’로 돌아올 예정이라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는 마텔의 장난감 ‘바비’를 기반으로 제작된 실사 영화이다. 바비랜드에 살고 있는 바비가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쫓겨나고, 인간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단 두 장의 스틸컷이 공개되자마자 2023년 가장 기대되는 영화 중 하나로 선정됐다. ‘살아 있는 바비 인형’이라 불리는 마고 로비가 정말 바비 인형으로 등장한다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올여름 개봉할 [바비]를 기다리며, 할리우드를 사로잡은 마고 로비의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살펴보자.

어바웃 타임(2013) / 샬롯 역

이미지: 워킹 타이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모태솔로 팀(도널 글리슨)이 완벽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어바웃 타임]. 마고 로비는 주인공 팀의 첫사랑인 샬롯 역할을 맡아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자인 샬롯은 시간이 흘러 팀과 재회하며, 후에 팀이 메리(레이첼 맥아담스)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데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 등을 연출한 ‘로코 장인’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선물 같은 작품이다. 가장 아름다운 시간 여행과 가장 감동적인 탁구 경기, 가장 최고의 결혼식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 할리 퀸 역

이미지: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히어로들이 할 수 없는 특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슈퍼 악당들로 조직된 특공대가 활약을 펼치는 액션 블록버스터 [수어사이드 스쿼드]. DC 코믹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며, 마고 로비가 ‘할리 퀸’으로 처음 등장했던 작품이다. 자유분방한 조커의 연인 할리 퀸은 줄곧 쿨하고 건방진 태도를 취하며, ‘미치광이’의 매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이 강력한 존재감은 ‘히어로 무비 최초의 아카데미 분장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로 이어졌다.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스핀 오프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속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할리 퀸은 조커와 결별한 후 마침내 독립적인 히어로로 거듭난다. 세 번이나 할리 퀸 그 자체가 되었던 마고 로비는 DC 실사 영화 유니버스가 리부트됨에 따라 앞으로도 할리 퀸을 연기할지 미지수. 현재 [조커]의 속편에서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레이디 가가가 새로운 할리 퀸이 될 예정인데, 독립적인 작품인 만큼 실사 영화 유니버스에도 편입될지는 알 수 없다.

아이, 토냐(2017) / 토냐 하딩 역

이미지: 영화사 진진

미국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토냐 하딩의 실화를 그린 [아이, 토냐]. 1994년,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한 선수권 대회에서 토냐 하딩은 폭행 사건에 휘말리고, 온갖 스캔들의 중심에 서며 큰 위기를 겪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여자 피겨 스케이팅의 인기는 단숨에 추락한다. 몰락한 피겨 스타를 연기한 마고 로비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었다. 동시에 마고 로비가 처음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 이후 더 많은 여성 주연의 프로젝트를 제작하기 위해 제작사 ‘LuckyChap Entertainment’를 설립하게 된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2019) / 샤론 테이트 역

이미지: 소니픽처스코리아

1969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배우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을 기발하게 재구성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잊혀져 가는 액션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스턴트 배우 겸 매니저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과 릭 달튼의 옆집에 사는 할리우드 스타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열 번째 작품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아홉 번째 작품으로, 감독이 할리우드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와도 같다. 평소 타란티노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마고 로비가 완벽에 가까운 싱크로율로 샤론 테이트 역할을 소화했다. 실제 샤론 테이트의 반지, 귀걸이, 의상을 착용하며 고전적인 느낌을 더욱 살렸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2019) / 케일라 포스피실 역

이미지: 씨나몬㈜홈초이스

거대 언론 권력을 무너뜨린 여성들의 실화를 그린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트럼프와 설전을 벌인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메긴 켈리(샤를리즈 테론), 용기 있는 폭탄선언으로 전국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되는 최초의 내부고발자 그레천 칼슨(니콜 키드먼), 방송사의 새로운 얼굴을 꿈꾸는 신입사원 케일라 포스피실(마고 로비)의 통쾌하고 짜릿한 역전극이 펼쳐진다. 이 사건은 미디어 산업 최초의 직장 내 성희롱 소송이었고, 마고 로비는 이 영화를 촬영하며 세상에 성희롱이 만연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한다.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퓨리오사, 아틀라나 여왕, 할리 퀸으로 맹활약한 톱 배우들의 팽팽하고 어마어마한 연기 앙상블이다.

바빌론(2022) / 넬리 라로이 역

이미지: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모든 순간이 영화가 되는 그곳, 꿈을 쟁취하려는 이들의 강렬하면서도 매혹적인 여정을 그린 [바빌론].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1920년대 할리우드는 황홀하면서도 위태로운 고대 도시 ‘바빌론’에 비유된다. 모두의 꿈이 모여 있는 그곳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욕망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라라랜드]에 이어 또 한 번 황홀한 꿈의 도시를 설계했고, 브래드 피트와 마고 로비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이후 3년 만에 다시 만났다. 마고 로비가 연기한 넬리 라로이는 붉은 드레스와 풍성한 머리카락으로 ‘본 투 비 스타’ 바이브를 풍기며, 거침없이 꿈을 향해 내달리는 인물이다. 이 작품으로 마고 로비는 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