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외칠 그 이름 ‘샤잠!’이 4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샤잠! : 신들의 분노]는 전편의 샤잠 패밀리 히어로가 건재한 가운데, 자신들의 힘을 이들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한 진짜 신들이 나타나 벌어지는 대결을 담은 작품이다. [블랙 아담]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DC 확장 유니버스 영화이기도 하다.

전편이 우연한 기회에 큰 힘을 얻은 아이들이 어떻게 그 가치를 써야 함을 가르쳐준 작품이라면, 이번 작품은 마치 [스파이더맨]의 명대사처럼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의 DC 버전을 보는 듯하다. 샤잠 패밀리들은 자신의 힘을 이용해 어려움에 부닥친 이를 구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여러모로 미성숙한 아이들이라 이들의 행동은 ‘히어로’라기보다는 ‘사고뭉치’에 가깝다. 그런 과정 속에 샤잠 패밀리가 자신의 힘을 훔쳤다고 생각한 진짜 신들이 나타나 세상을 위협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는 인간과 신의 대결 속에 거대한 볼거리를 자아낸다. 슈퍼히어로 영화라기 보다는 오히려 판타지를 보는 듯한 스펙타클을 선사한다. 전설 속의 용과 몬스터의 등장, 슈퍼 히어로도 막지 못할 가공할 신의 능력, 이야기를 인도하는 마법사의 존재까지, 여러모로 전편보다 더 커진 세계관 속에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을 요소를 군데군데 잘 배치했다. 그동안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소재에 비해 몸을 사린다(?)는 느낌이 강했다면 [샤잠!] 만큼은 극중 상황은 난장판이 될지언정 이쪽 장르를 기대하는 팬들의 갈증을 확실하게 채워준다.

몸은 어른, 생각은 아이라는 작품의 기존 설정도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 덕분에 영화는 무겁고 진지하기보다 가족 영화를 보는 듯한 가벼우면서도 발랄한 분위기로 많은 웃음을 자아낸다. 물론 마냥 장난끼 가득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아이의 눈으로 순수하게 문제를 바라보며 해결하는 요소도 있고, 어른들과 다르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내어 의외의 감동을 선사하는 순간도 있다.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다만 1편에도 지적 받았던 히어로보다 가족영화에 가까운 설정이 살짝 유치함을 드러내며 극의 몰입도를 방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극중빌런의 카리스마도 전편에 비해 평면적이다. 하지만 쉴 새 없는 전투와 모험담이 계속 펼쳐지면서 이 같은 약점을 빨리 상쇄하는 것은 다행이다. 특히 갑작스러운 큰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몰랐던 주인공이 히어로의 책임감을 느끼며 성장하는 모습은 가족영화의 방향과 잘 맞아떨어져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