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필들에게 영화의 봄을 알리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로 24번째를 맞이한다. 지난 30일에는 올해 영화제 개/폐막작과 작품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우범기 조직위원장,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을 비롯한 프로그래머들이 참여해 전주영화제 알리기에 나섰다.

올해는 영화제의 상징이었던 전주돔이 전주 독립영화의 집 공사로 운영하지 못한다고 한다. 대신 전주의 다양한 곳에서 영화제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상영과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초창기 개/폐막식을 담당했던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이 다시 영화제에 합류했다. 영화제가 열리면 원래 북적북적했던 전주였는데 올해는 더더욱 그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듯하다.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이밖에도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다양한 프로그램이벤트를 통해 영화와 시민을 연결하는 영화제가 되겠다”고 밝혔고,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전주영화제에 힘을 보탤 후원회를 발촉했으며, 이렇게 모인 후원금으로 신인 감독들의 제작 환경을 지원한다”라고 말하며 영화제의 기대감을 더하게 했다.

다만 올 초 불거졌던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선임 논란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도 쏟아졌다. 이에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보다 더 대중성 있고 관객뿐 아니라 전주를 찾아온 많은 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의 시선을 영화제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숙제로 남겨졌다.

그럼에도 올해 전주는 다양한 작품과 프로그램으로 영화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펜데믹 기간에도 작년부터 이미 정상 개최를 했지만, 올해는 정말 어떠한 제재 없이 영화를 즐기고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어떤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주요 상영작과 프로그램 위주로 살펴본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영화제는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을 통해 독립영화의 도전과 확장을 드러낸다. 42개국 247편의 영화를 초청했으며, 해외작품 125편, 국내 작품 122편이다. 4월 27일(목)부터 5월 6일(토)까지 열리며, 총 6개 극장 23개관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개/폐막작은?

이미지: (주)영화사 진진

개막작은 세계적인 거장 다르덴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다. 아프리카를 떠나 벨기에로 온 소년, 소녀의 어려운 이민 생활을 우정으로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75주년 특별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번 개막작 선정을 기념하여 다르덴 형제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은 약 7년 만에 한국영화로 선정되었다. [설행] [프랑스 여자]의 김희정 감독의 신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아내가 그 아픔을 치유하고, 애도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다룬 작품이다. 김애란 작가의 동명 단편 소설을 영화화했으며, 박하선, 전석호, 문우진 배우가 출연한다. 이번 기자회견에 김희정 감독, 박하선, 문우진 배우가 참석해 폐막작으로 상영하게 된 소감과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히 박하선은 개막식 사회, 심사위원에 이어 이번 폐막작 상영까지 전주와 좋은 인연을 계속 이어간다.

이번 전주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은


무려 247편의 영화가 상영되기에 모든 것을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럴 땐 영화제가 준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살펴보는 것도 영화제 즐기기의 괜찮은 팁일 것이다. 이중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프로그램을 미리 만나보자.

이미지: [미열] 전주국제영화제

먼저 ‘전주시네마프로젝트 10주년 기념 특별전’이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영화제가 직접 국내외 독립/예술영화에 제작 투자하는 프로그램이다. 어느덧 10년을 맞이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냈는데, 올해는 여기를 거쳐간 뒤 일반 상영때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겨울밤에], [노무현입니다], [설행_눈길을 걷다] [아무도 없는 곳] [초행]등이 상영해 관객과 다시 만난다.

‘KAFA 40주년 특별전’도 눈 여겨 볼만하다. 한국영화계를 이끌 감독, 작가들을 양성한 KAFA가 올해 40주년을 맞이해 전주에서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본다. 특히 여기에는 지금은 스타가 된 배우들의 풋풋한 모습이 담긴 작품부터, 믿보급 감독으로 우뚝 선 그들의 초기작을 볼 기회를 마련한다.

이미지: [뽀삐] 전주국제영화제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생긴 지는 얼마 되지않았지만, 어느새 전주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다가온다. 영화인이 직접 프로그래머가 되어 자신이 선정한 영화를 상영하고 게스트와 함께 GV까지 하는 프로그램인데, 류현경, 연상호 감독에 이어 올해는 배우이자 아티스트인 백현진이 프로그래머로 선정되었다. 그의 출연작 [경주], [뽀삐]를 비롯해, 루이스 부뉴엘의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등 총 7편을 상영한다.

올해 처음 열리는 ‘전주영화x마중: 눈컴퍼니’도 궁금하다. 독립영화에서 활동하는 배우가 소속사와 함게 상영과 토크 등 다양한 행사를 만들어 일반 관광객들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그 첫번째로 눈컴퍼니가 주인공이다. 강길우, 이상희, 권다함 등 눈컴퍼니 소속 배우들이 대거 전주에 와서 출연작 상영과 GV 등 멋진 추억들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 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스타워즈 데이’도 이번 영화제 기간에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