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이미지: 소니픽처스코리아

톰 하디는 특유의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다. 특히 그의 근육질 몸과 탁월한 운동실력은 22년에 열린 자선 주짓수 대회에서 우승을 할 정도로 대단하다. 톰 하디는 1977년 영국에서 광고, 코미디 작가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의 예술인의 피를 가지고 태어나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약물중독과 절도 등으로 암울한 10대 시절을 겪고 20대 이르러서야 모델로 데뷔한 뒤, 비로소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영화 [블랙 호크 다운]으로 할리우드에 데뷔한 톰 하디는 이후 비행 청소년으로서의 과거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가진 와일드함과 부드러움이 어우러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두각을 보인다. 이 같은 활약으로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인정받으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톰 하디. 그의 필모그래피 중 연기력이 돋보이는 다섯 작품을 선별하고, 팔색조의 매력 포인트를 하나하나 짚어보자!

워리어(2011) – 토미 리어든 / 콘론 역

이미지: 화앤담이엔티

[워리어]는 그가 주연을 맡기 시작한 즈음 영화 중, 많은 팬들이 그에게 입덕하게 한 첫 영화로 손꼽힌다. 특히 이 영화 이후 톰 하디는 꾸준히 주짓수를 훈련하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회에서 우승을 할 정도로 실력을 쌓았다. 영화는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를 피해 엄마와 함께 떠난 동생 토미(톰 하디)와 여자친구 때문에 함께 떠나지 못한 형 브랜든(조엘 에저튼)과의 갈등을 큰 축으로, 파괴된 가정과 망가진 부자관계 그리고 뒤틀린 형제애를 그린다. [워리어]는 다소 뻔한 스토리를 담았지만, 박진감 넘치는 MMA 경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여기에 가족애의 감동도 함께한다.

영화에서 톰 하디는 ‘토미’역을 소화하기 위해 강도 높은 운동과 절제된 식습관으로 실제 종합격투기 선수 못지않은 체격을 만들었다. 격투 장면을 촬영하며 갈비뼈가 부러졌지만, 그런 투혼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투영된다. 마음속 상처를 지닌 극 중 인물의 섬세한 감정 또한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많은 팬들에게 호평받았다.

디스 민즈 워(2012) – 터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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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민즈 워]는 톰 하디의 필모그래피 중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수염 깎고 옷 잘 입고 나오는(?) 몇 안 되는 출연작이라 팬들이 더욱 아끼는 영화이기도. 톰 하디는 모 인터뷰 자리에서 촬영하기 힘들었던 영화로 이 작품을 꼽았다고 한다. “내게 제일 힘든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다. 달달함으로 내 영혼을 파괴하고 딱히 즐겁지도 않다. 나는 어두운 게 좋다”라고 밝혔다. 배우 본인이 자신의 취향을 천명(?)했으니 그의 로코물 영화는 [디스 민즈 워]가 마지막이 될 듯하다.

어쨌든 영화는 유능한 CIA 요원이며 절친 사이인 터크(톰 하디)와 프랭클린(크리스 파인)이 동시에 로렌(리즈 위더스푼)을 좋아하게 되며 벌어지는 ‘흔들린 우정’을 재미있게 그린다.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최고의 기술과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로맨스 감성의 영화이지만 톰 하디의 새로운 모습과 연기 변신이 돋보인다. 이 작품은 DVD에 극장판과는 다른 결말이 두 가지 더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 맥스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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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3편 이후의 시점으로 멸망한 세상에서 힘겹게 살고 있는 맥스의 또 다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기존 멜 깁슨이 연기했던 맥스 역에는 톰 하디가 출연해 이전 캐릭터와 비슷하면서도 우울한 영웅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현해냈다. 핵 전쟁이 벌어져 초토화된 땅을 배회하던 맥스(톰 하디)는 물과 기름을 지배하는 시타델의 독재자 임모탄 조(휴 키스 번)의 노예로 끌려간다. 이후 맥스는 임모탄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는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와 함께 여러 위험을 헤쳐가게 된다.

톰 하디의 거칠고 시원한 액션신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여기에 치열한 세계관 묘사와 캐릭터의 개성을 잘 구현하며 블록버스터임에도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흔들었다. 극 중 거의 대사를 치지 않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빚어내는 톰 하디의 연기 역시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현재 퓨리오사의 이야기를 담은 스핀 오프 [매드 맥스: 퓨리오사]가 제작 중이다.

레전드(2015) – 레지 크레이 / 로니 크레이 역

이미지: ㈜이수C&E

[레전드]는 1960년대 영국 런던에서 활동한 전설적인 크라임 펌의 두목이자 쌍둥이 갱스터 크레이 형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범죄 드라마이다. 톰 하디가 1인 2역으로 레지 크레이와 로니 크레이를 모두 연기했고, 성소수자 연기까지 도전하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영화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쌍둥이 형제의 인생을 조명한다. 형 레지는 이성적인 성격이지만, 동생 로니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모함을 가지고 있다. 이런 탓에 두 사람은 사사건건 부딪히게 되고 결국 동생 로니가 큰 사고를 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복잡하고 폭력적인 세계와 형제의 미묘한 차이를 감상하는 것이 영화의 묘미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교묘한 대본, 그리고 독특한 촬영 기법으로 작품의 몰입감을 더한다. 1인 2역을 맡은 톰 하디의 열연이 대단하다. 특유의 카리스마는 물론, 겉모습은 같지만 속은 완전히 다른 두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재현하며 자신의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건넨다. 한국 팬들에겐 특히 인상적인 작품인데, 영화 개봉 당시 톰 하디가 깜짝 내한해 팬들과 만난 유일한 영화이기 때문.

베놈 시리즈(2018, 2021) – 에디 브록 / 베놈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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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시리즈는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본격적으로 펼쳐내는 작품이다. 정의로운 열혈 기자 에디 브룩(톰 하디)과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이자 브룩의 몸에서 기생하게 된 베놈, 두 인물이 합심하고 공생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베놈]은 베놈과의 공생으로 벌어지는 에디의 변화와 그로 인해 맞닥뜨리게 되는 곤란한 상황을 그리고 있으며, 2편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새롭게 등장한 빌런인 ‘카니지’와의 결투를 담고 있다. 원작보다 캐릭터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과 다르게 부담 없이 볼만하다는 장점을 영화팬들에게 어필했다. 그 결과 1, 2 편 모두 준수한 흥행 성적을 거뒀다. 작품 평가는 비할 바가 안되지만.

톰 하디는 2미터가 넘는 키와 단단한 근육질을 가진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수개월간의 무술 연습을 거쳤다고 한다. 특히, 에디와 베놈의 티격태격 케미는 톰 하디의 능청스러운 연기까지 더해지면서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에서 에디가 베놈의 그림자에 가려지지 않은 것도 그의 열연 때문이다. 톰 하디는 소니 픽처스와 3편의 베놈 시리즈를 계약했고, [베놈 3]의 촬영에 곧 들어간다고 한다. 다시 한번 베놈과 에디의 티격태격 케미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