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로맨스 영화가 많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여기에는 멋진 비주얼과 공감 가는 연기로 그야말로 그에게 입덕 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매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렇게 덕통사고를 불러일으킨 대만 남자 배우들과 대표작들을 살펴보자.

허광한(許光漢) – 상견니

[상견니] 이미지: 오드 AUD, 리바이브콘텐츠 주식회사, CJ CGV

2020년, 수많은 ‘상친자'(상견니에 미친 자)를 만들며 인기를 얻었던 대만 드라마 ‘상견니’의 영화판 [상견니]가 올해 개봉했다. 개봉과 함께 이뤄진 주연배우 3인방의 내한으로 한국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아 무대인사가 전석 매진되는 등 한국에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영화 [상견니]는 2017년에서 2009년으로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과 운명을 찾아가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로, 주인공 황위쉬안(가가연)은 죽은 남자친구 왕취안성(허광한)과 똑같이 생긴 리쯔웨이(허광한 1인 2역)와 밀크티 가게에서 우연히 만나 사계절을 함께 보내며 연인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2017년의 황위쉬안의 인생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고 그녀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2017년과 2009년을 오가며 고군분투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극과 혼란을 맞게 된다.

영화는 원작 드라마를 그대로 리메이크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스토리와 세계관으로 드라마를 보지 못한 관객들도 볼 수 있게 하였으며, 드라마의 배우들을 그대로 기용한 만큼 배우들의 연기와 케미 역시 뛰어나다. 이런 [상견니]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리메이크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도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중 허광한은 [상견니] 이외에도 한국영화 [너의 결혼식]의 리메이크 영화인 [여름날 우리]를 통해 풋풋한 사람의 감정을 연기했으며,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자로 초청되기도 하는 등 한국에서의 인기와 관심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했다.

임백굉(林柏宏) – 괴짜들의 로맨스

[괴짜들의 로맨스] 이미지: 오드 AUD, 메가박스중앙㈜

[괴짜들의 로맨스]는 강박증에 걸려 자신만의 규칙을 가지고 살아가는 두 괴짜의 로맨스를 그린다. 강박증을 앓고 있지만 병의 원인보다 그들이 사랑하게 되는 과정과 변화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화면 비율의 전환과 시점 변화를 통해 두 인물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영화에서 임백굉이 연기한 천바이칭은 사랑하게 된 천징(사흔영)을 위해 자신이 지키고 있는 강박적인 규칙들을 깬다. 이렇게 규칙들을 깬 천바이칭의 강박증도 점차 좋아지지만, 지금의 삶이 계속 유지되길 바라는 천징은 불안하기만 하다. 영화는 서로를 알아보고 이해하며 함께였던 두 사람이, 서로를 위해 자신의 규칙까지 깨며 사랑했지만, 삶의 변화 앞에서 마음이 변하고 약속을 어기게 되는 상황을 통해 진지한 사랑의 과정을 보여준다.

주연을 맡은 임백굉과 사흔영의 연기와 케미가 무척 좋아 이 커플의 사랑 이야기에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었으며, 독특한 콘셉트의 괴짜 캐릭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연기에 투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임백굉은 앞서 소개한 허광한, [반교: 디텐션]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왕정’과 함께 출연한 영화 [메리 마이 데드 바디]를 통해 5월 17일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 대만의 떠오르는 신예 스타들이 출연한 만큼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에릭 추(주흥철/周興哲) –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는 2015년 대만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난 1년 동안 그 소년의 아침을 먹었다’라는 제목으로 한 여대생이 올린 실제 남친과의 러브스토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2016년에는 소설로 각색되었으며, 실제 주인공 커플은 2018년 결혼에 골인하기도 했다고.

영화는 부모의 이혼으로 먹는 것에 집착하는 웨이신(이목)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의 절친이자 학교 퀸카인 치란(하사정)이 짝사랑남에게 조공 받은 아침을 대신 먹으며 다음날의 아침 메뉴를 궁금해하던 중, 우연히 매점에서 만난 요우췐(에릭 추)과 뜻하지 않은 인연을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는 첫사랑의 풋풋함을 가슴 설레게 잘 그려낸 작품으로, 새로운 대만 청춘 로맨스를 기다려온 영화 팬들은 만족시킬 듯하다. 다만 영화의 짧은 러닝타임은 로맨스의 기승전결이 완성되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여 드라마로 좀 더 많은 에피소드를 풀어쓰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대만의 톱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한 ‘에릭 추’가 댕댕이 조공 소년 요우췐 역을 맡았다. 특히 영화의 감미로운 주제곡인 ‘What’s on Your Mind’는 영화의 주인공인 에릭 추가 직접 작사, 작곡하여 첫사랑의 두근거리는 감정을 이야기에 효과적으로 녹여낸다.

가진동(柯震東) –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주)

영화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가진동’, [나의 소녀시대]의 ‘송운화’ 그리고 [반교: 디텐션]의 라이징 스타 ‘왕정’이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고, 대만에서도 흥행 돌풍을 일으킨 작품이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샤오미(송운화)만 바라보고 사랑해 온 남자 샤오룬(가진동)이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어른이 되어도 변치 않는 마음으로 청혼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저승으로 간 그는 환생을 하기 위해 붉은 실로 인연을 맺어주는 ‘월하노인’이 되어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영화는 샤오룬이 현생에서의 연인이었던 샤오미에게 새로운 사랑을 찾아주는 임무를 맡으며 벌어지는 시공간 초월 판타지 로맨스이다. 2022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타이베이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되었고 제58회 금마장 영화상에서 3개 부문 수상을 거머쥐며 영화의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극중 순애보의 사랑을 보여준 가진동은 2011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데뷔해 대만 대표 청춘 배우로 단숨에 올라선 스타 배우로 국내에서도 첫사랑 소환 영화로 회자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4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다시 재기하는 만큼 앞으로 그의 행보를 눈여겨본다.

진백림(陳柏霖) – 남색대문

[남색대문] 이미지: 오드 AUD

영화 [남색대문]은 2002년에 제작된 대만 로맨스 영화다. 한국에서는 뒤늦게 2021년에 개봉했지만, 아직까지도 대만 청춘 영화의 바이블로 여겨지는 작품이다. 지금은 대스타가 된 ‘진백림’과 ‘계륜미’의 데뷔작으로 그들의 풋풋했던 신인시절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는 단짝 친구 린위에전(양우림)에게 사랑을 느끼는 멍커로우(계륜미), 같은 학교 남학생 장시하오(진백림)를 짝사랑하는 린위에전 그리고 멍커로우의 비밀을 알지만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장시하오의 삼각관계를 그린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어쩔 줄 몰랐던 열일곱, 가슴 아린 짝사랑과 설레는 첫사랑 사이에서 한여름의 성장통을 지나는 세 청춘의 섬세한 감정을 잘 담아낸 작품이다. 늦어진 국내 개봉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20년 전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영화로 다가온다.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청춘의 불안정한 심리와 성장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