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이미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9월에 개봉하는 영화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핼러윈 파티’를 원작으로 한 탐정 추리물이다. 전작인 [오리엔트 특급 살인], [나일강의 죽음]에 이어 포와르 탐정이 활약하는 3번째 시리즈이기도 하다. ‘케네스 브래너’가 다시 포와로 탐정 역을 맡아 명실공히 ‘포와로’ 하면 떠오르는 배우로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추리극의 묘미인 스릴과 반전의 중심에 있는 탐정의 활약은 관객에게 짜릿한 흥분을 건넨다. 이렇게 대표적인 탐정 캐릭터를 연기한 외국 배우로는 ‘케네스 브래너’ 외에도 상당수 있지만, 근래 드라마와 영화에서 ‘셜록 홈즈’를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대표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명탐정을 연기한 한국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 그래서 모아본다. 진실을 향해 끝까지 달려가는 명탐정을 연기한 한국 배우들을.


조선명탐정 시리즈(2011~2018) – 김명민

이미지: ㈜쇼박스

위에서 언급한 ‘케네스 브래너’에 대적할 만한 한국 배우를 꼽자면 ‘김명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3편까지 이어진 영화 [조선 명탐정] 시리즈에서 조선의 대표적인 탐정 ‘김민’을 연기한 ‘김명민’은 냉철한 추리력과 코믹한 반전 모습을 선보였다.

영화는 2편을 제외한 1편과 3편이 ‘김탁환’의 소설을 원작으로 탄탄한 스토리의 코믹 액션 활극이다. 사극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코믹, 추리, 액션이 참신하게 어우러져 흥행에도 성공하며 한국의 대표적인 탐정 시리즈로 입지를 굳혔다. 추리보다는 코믹 액션의 비중이 높아 추리 마니아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유쾌한 웃음과 흥밋거리가 가득하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탐정 ‘김민’은 정 5품의 선비로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고 실학 실험으로 다수의 발명품을 제작하는 등 조선 제일의 명탐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먼치킨 캐릭터이다. 김명민은 [조선 명탐정]시리즈를 통해 기존과 180도 다른, 한없이 망가지는 코믹한 모습으로 관객에게 재미와 희열을 동시에 안겨준다.  


그림자 살인(2009) – 황정민

이미지: CJ ENM

2009년에 개봉한 영화 [그림자 살인]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으로 고위층의 연쇄살인 사건의 누명을 쓴 의학도에게 고용된 사립탐정의 이야기이다. 한국판 ‘셜록 홈즈’를 표방하며 불륜 전문 사설탐정 ‘홍진호'(황정민)와 누명을 쓴 의학도 ‘광수'(류덕환)를 중심으로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을 파헤친다.

[그림자 살인]은 공모전에서 당선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스릴 넘치는 전개와 적절한 유머 코드로 많은 재미를 선사한다. 시대 분위기를 살린 여러 요소들과 배우들의 열연은 한국형 탐정추리극의 묘미를 살려주며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고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전달한다.

황정민은 이 영화에서 사설탐정 ‘홍진호’를 맛깔나게 연기하여, 한국형 셜록 홈즈로 손색이 없는 캐릭터를 구축하였다. 황정민 특유의 개성과 ‘홍진호’의 모습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져 어색함 없이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영화 [그림자 살인]은 주조연배우들의 코믹하면서도 깊이감 있는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매력과 시대극의 풍부한 볼거리를 보여주며 추리의 재미를 더한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 – 이제훈

이미지: CJ ENM

이제훈의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2016년에 개봉한 미스터리 액션영화이다. 고전소설 속의 ‘홍길동’을 차용하여 ‘탐정 홍길동’의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하였으며, 시대 배경이 모호한 가상의 시대 속 한국을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참신한 촬영기법과 독특한 세계관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특히, 전형적인 추리물과 다르게 단서를 알려주지 않고 주인공이 빠른 대사로 사건의 진상을 읊조리며 끝맺는 부분은 인상 깊다(이거야말로 ‘셜록 홈즈’의 전매특허이기도 하다). 색다른 분위기의 추리 미스터리물을 갈망하는 관객들에게는 더없이 즐거운 선택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영화는 탐정조직 활빈단의 수장 ‘홍길동’이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죽인 원수를 찾아 나섰다가 검은 조직 광은회의 음모와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악당보다 더 악명 높은 탐정 홍길동 역에는 이제훈이 캐스팅되어 탐정은 물론, 새로운 개념의 히어로도 표현했다. 악당과 싸우는 정의로운 인물이라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악을 응징하는 캐릭터인 홍길동은 관객들에게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한다.


탐정 시리즈(2015~2018) – 권상우, 성동일

이미지: CJ ENM

[탐정] 시리즈는 탐정 콤비가 등장해 서로의 시너지를 증폭시키는 작품이다.  2015년에 [탐정: 더 비기닝]은 권상우, 성동일의 환상적인 케미로 호평을 받았고, 2018년 [탐정: 리턴즈]로 다시 돌아왔다. 아마추어 탐정과 베테랑 형사가 좌충우돌하며 사건을 추적하며 해결하는 가볍게 볼만한 추리 코미디 영화이다.

1편인 [탐정: 더 비기닝]에서는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가 만나 미제사건을 해결한다. 2편인 [탐정: 리턴즈]에서는 두 콤비가 ‘탐정사무소’를 개업하여 본격적인 활약을 펼친다. 이미 동종 장르에서 많이 본 단순한 플롯이지만, 코믹 연기의 달인인 권상우와 성동일이 펼치는 티키타카는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관전포인트다.  두 주연배우의 코믹 연기와 브로맨스는 오히려 장르적 부담감 없이 영화에 푹 빠져들게 한다. 2편의 흥행 성공으로, 3편 제작 가능성도 높아졌는데, 가까운 시간이 둘의 콤비 플레이를 다시 보길 바란다.


임금님의 사건수첩(2017) – 이선균, 안재홍

이미지: CJ ENM

[탐정 시리즈]와 더불어 조선시대에도 환상의 코미디 수사 콤비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2017년에 개봉한 [임금님의 사건수첩]의 이선균과 안재홍이다. 정사보다는 사건 현장이 체질인 호기심 많은 임금 ‘예종’(이선균)과 비상한 기억력을 지닌 신입 사관 ‘이서'(안재홍)가 한양에 도는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수사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허윤미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조선시대 과학 수사극을 표방하며 지루하지 않은 재미를 건넨다.  여기에는 사건을 쫓는 임금과 임금을 쫓는 신입 사관의 좌충우돌 과학수사를 두 배우의 유쾌한 케미가 큰 힘을 보탠다. 임금과 신하의 상반된 캐릭터가 빚어내는 잔재미로 이선균-안재홍 콤비의 환상적인 호흡이 돋보이며 극의 활력을 지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