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마블 아이언 피스트 (Iron Fist)>

미디어 간담회 및 작품 소개

 

By. Jacinta

 

 

<마블 디펜더스>의 마지막 히어로 ‘아이언 피스트(대니 랜드)’가 주인공으로 나선 넷플릭스 네 번째 마블 시리즈 <아이언 피스트>의 출연배우 (핀 존스, 제시카 스트롭, 톰 펠프리)와 크리에이터 스콧 벅이 내한해 미디어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17일 공개되기 전부터 팬들의 관심을 받아온 <아이언 피스트>는 영적 믿음을 추구하며 동양무술에 능한 맨손 격투의 달인으로 실종된 지 15년 만에 고향인 뉴욕으로 돌아와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동안 마블 흥행 불패 넷플릭스에 대한 믿음이 컸던 탓일까. 공개 후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고, 오늘 열린 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한 제작진 스콧 벅의 의견과 출연배우들의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넷플릭스 마블 히어로의 변화

넷플릭스에서 처음 선보인 <데어 데블>은 주로 비가 내리거나 어두운 밤에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인공 ‘맷 머독’이 밤에 주로 자경단으로서 움직였기에 어쩔 수 없기도 했다) 이후 두 번째 선보인 <제시카 존스>도 밤 장면이 곧잘 등장하며 우울한 트라우마를 가진 ‘제시카 존스’는 시즌 1 내내 어두운 모습을 선보였다. <데어 데블 시즌 2>까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가 이어졌던 넷플릭스 마블 히어로는 지난가을 선보인 <루크 케이지>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어두운 밤이 자주 등장했지만 심리적 트라우마와 고민에 빠져 엇박자를 일으키곤 했던 우울한 히어로 대신 소시민적 친근함이 두드러진 히어로가 다가왔고, 이전까지 답답하게 짓누르기만 했던 밤은 따스한 공기를 품기 시작했다. 달라진 밤 풍경은 <데어 데블>을 다시 한 번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 마블 시리즈 <아이언 피스트>에서는 밤보다 낮이 더 부각되기 시작하며 캐릭터는 한층 더 가볍고 밝아졌다. 넷플릭스 마블 히어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인 그들을 괴롭히는 어두운 과거. <아이언 피스트>의 ‘대니 랜드’ 역시 부모의 죽음이라는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지만, 오랜 시간 영적인 생활로 심신이 단련된데다 번잡한 사회에서 떨어져 지내 때묻지 않은 순진함과 순수함이 그를 어두운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게 한다.

크리에이터 ‘스콧 벅’은 기존 마블 시리즈와 차별점에 대해 주인공 ‘대니’가 가진 밝은 면을 강조했다. 이전의 다크한 분위기가 강조된 인물이 아닌 긍정적인 밝은 성격을 지닌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인물로 설정해 가벼운 드라마로 만들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이전 시리즈보다 낮 촬영을 선호하고, 밤 장면은 밝게 표현하기 위해 조명에 신경 썼음을 밝혔다.
또한 30대 연령에 접어든 이전 캐릭터와 달리 ‘대니’는 20대 중반의 젊은 인물로 아직 성장과정이 필요한 캐릭터이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속도감 있는 전개보다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더욱 할애하는 것에 치중했다고 한다.

 

 

 

대니 랜드 / 아이언 피스트: 핀 존스 Finn Jones

알려지지 않은 곳 ‘쿤룬’에서 15년간 무술을 익혀온 ‘대니’는 어떤 계기로 뉴욕으로 돌아온 인물이다. 죽었다고 알려진 그가 돌아왔을 때 처음부터 환영하며 믿어주기보다 위협의 존재로 여겨져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초반에는 15년 만에 돌아온 ‘대니’의 자신의 자리를 찾는 과정이, 중반 이후로는 어둠의 조직 ‘핸드’를 물리치기 위해 나서는 과정이 그려진다.
<왕좌의 게임>에서 ‘로라스 티렐’ 역을 맡았던 핀 존스가 오디션 제의 메일 후 수차례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되었으며, 그는 <아이언 피스트>에 이어 <디펜더스>를 촬영하느라 거의 1년을 ‘대니 랜드’로 보냈다.
핀 존스는 무술의 달인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3주간의 훈련을 받은 후에 촬영을 시작했고, 촬영 기간 내내 캐릭터에 걸맞은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촬영 자체는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으며, 자신이 맡은 ‘대니’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특히 이번 드라마는 본격적인 히어로로 불리기엔 미성숙한 ‘대니’가 진정한 히어로 ‘아이언 피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주요한 부분으로 이번 드라마를 거친 ‘대니’가 넷플릭스 버전 ‘어벤져스’라 불리는 <디펜더스>에서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기대를 갖게 했다.

워드 미첨: 톰 펠프리 Tom Pelphrey

강한 악으로 똘똘 뭉친 악보다 모호한 성격의 악인 캐릭터는 눈길을 끌게 한다. 톰 펠프리가 연기한 ‘워드’는 연민이 느껴지기도 하는 악역 캐릭터이다. 대니의 가족이 모두 죽었다고 믿고, 죽음으로 위장한 아버지를 대신해 오랜 시간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아온 ‘워드’에게 ‘대니’의 등장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뿐이 아니다. 무거운 비밀을 짊어지고 있는 ‘워드’에게 그의 아버지 ‘해롤드’는 냉정하게 대하고, 갑자기 굴러들어온 돌과 같은 존재 ‘대니’의 권리를 쉽게 인정해주기까지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어두운 비밀을 갖고 있는 ‘워드’가 도덕적인 경계가 모호한 캐릭터로 발전하며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되게 했다.
드라마 속에서는 냉정함과 계산적인 면이 부각됐던 캐릭터와 달리 실제로는 젠틀한 친절함이 느껴지는 ‘톰 펠프리’는 처음 오디션 제의를 받고도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보안 체계가 철저한 마블을 직접 찾아가 대본을 받아 읽은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조이 미첨: 제시카 스트롭 Jessica Stroup

자신이 아끼던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고 믿고 철저히 일에만 매달려 살아온 ‘조이’는 다시 돌아온 ‘대니’를 계기로 내면의 혼란을 겪는 인물이다. 15년 만에 돌아온 ‘대니’를 시작으로 그동안 믿어왔던 세계가 흔들리는 ‘조이’를 연기한 제시카 스트롭은 많은 것을 알지 못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죽은 줄로 알았던 대니와 아버지, 그리고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는 조직 핸드에 이르기까지 비밀에 쌓여있는 세계를 깨달아가는 역할로 어떻게 보면 극중 캐릭터 중에서 일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현실감각이 제일 무딘 캐릭터이다. 때문에 제시카 스트롭은 시즌 2가 진행된다면 ‘조이’의 캐릭터가 좀 더 현실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미지: 넷플릭스>

 

콜린 윙: 제시카 헨윅 Jessica Henwick

이번 내한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아이언 피스트>의 주요한 사이드킥 캐릭터이자 팬들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는 ‘콜린 윙’은 이전까지 마블에서 선보인 여성 캐릭터와 상반된 매력을 선보인다. 과거의 상처에 매달려 있는 ‘제시카 존스’와도, 머독과 헤어진 후 더욱더 살벌하게 잔인해진 ‘일렉트라’와 확연히 다르다. 아픈 상처가 있으면서도 과거의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정의로움과 온정주의를 소유한 인물. 때문에 ‘대니’와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수고가 늘어나기도 하지만 ‘대니’가 점차 ‘콜린’에게 끌리는 것처럼 팬들도 정제되지 않은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이미지: 넷플릭스>

 

또 만나서 반가운(?) 인물들: 제리 호가스, 클레어, 마담 가오

정말 구질구질하기 짝이 없던 노숙자 시절의 ‘대니’를 선뜻 도와주는 인물은 <제시카 존스>와 <데어 데블 시즌 2>에 살짝 나왔던 변호사 ‘제리 호가스’이다. 드라마 초반 ‘대니’를 돕기 위해 잠시 등장했던 ‘호가스’는 핸드 조직의 계략으로 다시 한 번 등장한다.
히어로계의 나이팅게일 같은 존재 ‘클레어’. 머독 때문에 다니던 병원을 그만둬야 하는 불운도 경험하지만 히어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녀는 결국 ‘루크 케이지’의 연인이 된다. 하지만 연인되자마자 이별을 경험, <아이언 피스트>에서는 히어로 뒤치다꺼리를 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신세 질 수밖에 없는 자신을 단련시키기 위해 ‘콜린 윙’이 운영하는 도장을 찾아 히어로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데어 데블>에서 헬스키친의 삼합회 조직을 운영하는 ‘마담 가오’. 그동안 대놓고 활동하기보다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모습이 강했던 ‘가오’는 실질적인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드러낸다. ‘쿤룬’에 다녀온 적 있으며, 과거에는 상당했을 것 같은 무술 능력과 알고 보니 핸드 소속이었다는 진실이 밝혀지기도 한다.

 

 

<이미지: 넷플릭스>

 

이전 넷플릭스 마블 시리즈보다 확실히 가벼워진 <아이언 피스트>. 어떻게 보면 너무 어둡지도 우울하지도 않아 한결 보기 편해진 면도 있지만, 느릿한 전개는 밋밋하게 보이기도 한다. 미성숙한 히어로 캐릭터에서 점차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치중했던 전개에 주인공 ‘대니’의 매력은 이전에 선보였던 캐릭터에 비해 덜하다. 성장하는 과정을 공감 어린 시선으로 봐주길 바란다는 핀 존스의 말처럼 성장 진행형 아이언 피스트를 지켜봐야 할까.
연말에 공개될 예정인 <디펜더스>에서 한 단계 성장 과정을 거친 ‘아이언 피스트’는 어떻게 그려질까. 서로 다른 네 명의 히어로가 만나는 과정에서 그의 역할이 어떤 모습으로 다뤄질지 궁금하기도 하다. 일단의 감상으로 <아이언 피스트>는 이전 마블 시리즈와 다른 변화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물처럼 과도기적 형태에 머물러 있는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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