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올해 칸영화제는 보수적인 성향으로 회귀하면서 개막 전부터 시끌시끌했다. 여러 화젯거리 중 하나는 바로 넷플릭스와의 갈등이다. 칸영화제는 프랑스 내 극장에서 상영해야 하는 까다로운 출품 규정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넷플릭스는 이에 흔들리지 않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 덕분에 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넷플릭스의 여러 작품이 수면 아래로 묻혔다. 하지만 세상엔 언제나 극적인 반전이 있기 마련이다. 베니스영화제가 먼저 공개적으로 빛을 보지 못할 뻔 작품을 대거 품었고, 심지어 코엔 형제 감독의 드라마를 경쟁 부문에 포함시키는 파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베니스에 이어 열리는 토론토영화제도 넷플릭스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하며 변화하는 영화 산업을 반영했다. 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인 후 공개되는 넷플릭스 기대작과 함께 하반기 새롭게 선보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소개한다.

 

 

 

아웃로 킹(Outlaw King)

 

이미지: 넷플릭스

 

[로스트 인 더스트]의 데이빗 맥켄지 감독과 크리스 파인이 다시 만났다. 이번엔 잘 알려지지 않은 중세 역사를 다룬 시대극이다. [아웃로 킹]은 스코틀랜드를 잉글랜드로부터 독립시킨 전설적인 영웅 로버트 더 브루스의 대서사시를 그린다. 14세기,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가 스코틀랜드를 점령하자 자신을 따르는 백성을 결집해 끈질기게 억압에 맞섰던 로버트 더 브루스의 이야기를 전투신과 함께 담아냈다. 몰락한 귀족에서 독립 영웅으로 변신한 크리스 파인의 연기 변신이 기대되는 가운데, [레이디 맥베스]에서 괴물 같은 연기력을 선보인 플로렌스 퓨와 [어벤져스]의 퀵 실버 아론 테일러-존슨, 빌리 하울, 스티븐 딜레인 등이 출연해 극을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오는 9월 열리는 토론토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로마(Roma)

 

이미지: 넷플릭스

 

올해 베니스영화제는 칸영화제가 외면한 넷플릭스 작품을 대거 품에 안았다. [그래비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알폰소 쿠아론의 신작도 여기에 해당한다. [로마]는 오는 8월 30일 베니스영화제에서 첫 상영되는 것을 시작으로 토론토영화제와 뉴욕영화제에서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시적이고 유려한 흑백 영상이 눈길을 끄는 [로마]는 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클레오에게 일어난 삶의 여정을 따라가는 영화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연출, 각본, 촬영, 편집을 맡아 자전전 경험을 녹인 삶에 대한 강렬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넷플릭스에는 12월 공개된다.

 

 

바람의 저편(The Other Side Of The Wind)

 

이미지: 넷플릭스

 

[시민 케인]으로 영화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거장 오슨 웰스의 미완성 유작 [바람의 저편]이 넷플릭스를 통해 부활한다. [바람의 저편]은 1970년 촬영을 시작했지만, 재정난으로 제작이 늦춰진 데다 분쟁에 휘말리면서 결국 미완으로 남아 빛을 보지 못했던 작품이다. 하지만 2017년 영화의 초창기 프로덕션 매니저였던 프랭크 마셜과 필립 얀 리머샤가 프랑스 파리 영화보관소에 있던 필름을 찾아내면서 전설의 유작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바람의 저편]은 유럽에서 은둔했던 유명 영화감독이 기발한 컴백작을 안고 할리우드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위트 있는 드라마로 담아낸 작품이다. 넷플릭스는 오손 웰스의 미완성 유작과 더불의 그의 마지막 15년을 흥미롭게 조명한 다큐멘터리 [오슨 웰스의 마지막 로즈버드]도 공개할 예정이다.

 

 

22 줄라이(22 July)

 

이미지: 월드시네마

 

[본] 시리즈로 유명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차기작은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22 줄라이]는 노르웨이의 기자 출신 작가 오스네 사이에르스타드의 저서 ‘One of Us’를 원작으로, 2011년 노르웨이에서 발생해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폴 그린그래스가 직접 각본을 맡아 무슬림에 증오심을 품은 극우주의자가 저지른 테러 사건 이후 생존자들을 통해 치유와 화해로 이르는 여정을 조명한다. 그는 세계적인 유명세를 안긴 [블러드 선데이]를 비롯해 [플라이트 93], [캡틴 필립스], [그린존]과 같은 작품에서 실화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는데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 전력이 있다. [22 줄라이]는 현지 배우들을 캐스팅해 노르웨이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Chilling Adventures of Sabrina)

 

이미지: 넷플릭스

 

오는 10월 공개되는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은 마녀와 인간 세계의 경계에 선 사브리나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다. 원작은 1971년 첫 선을 보인 후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며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그래픽 노블 시리즈다. 가족과 함께 마녀 세계에 머무를지, 친구들과 함께 인간 세계에 살지 선택의 기로에 선 사브리나의 이야기는 코믹한 분위기로 그려졌던 기존 작품과 달리 어둡고 스산한 미스터리로 재해석됐다. 두 세계의 경계에 선 갈등과 모험은 10부작 드라마로 선보인다.

 

 

 

구울(Ghoul)

 

이미지: 넷플릭스

 

폭염이 한풀 꺾였다 해도 여전히 더위가 가시지 않은 8월, 막바지 더위를 달래줄 으스스한 호러 시리즈가 공개된다. [구울]은 신흥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와 넷플릭스가 손잡고 만든 최초의 호러 시리즈로, 최근 공개된 인도 드라마 [신성한 게임]에서 인상을 남긴 라디카 압테가 주연을 맡았다. 특수 취조 시설 메그두트31에 의문의 죄수가 들어온 뒤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과 공포를 3부작 드라마로 펼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