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디즈니, 애플 등 후발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지만, 현재까지 스트리밍 서비스로서 영향력은 굳건하다. 많은 사람들은 매주 어떤 신규 콘텐츠가 공개되고, 향후 어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선보일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앞으로 [프렌즈], [오피스], 디즈니 라이선싱 작품 등 일부 인기 콘텐츠의 서비스가 중단되지만, 그를 대체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이 타사 대비 월등히 풍부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지난 1년간 유료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본 오리지널 콘텐츠를 영화와 시리즈로 나누어 발표했다. 사람들은 올해 넷플릭스에서 어떤 영화를 가장 많이 봤을까? (*기간 2018.10 ~ 2019. 09 / 집계 방식 영화 전체의 70% 이상 감상)

이미지: 넷플릭스

1. 버드 박스(Bird Box) – 8000만 명

작년 12월 21일 공개한 [버드 박스]는 넷플릭스가 선보인 오리지널 영화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공개 일주일 만에 전 세계 4500만 이상의 시청자가 관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조시 맬러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수사네 비르 감독이 연출한 [버드 박스]는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끔찍하게 변해버리는 괴현상이 닥친 끔찍한 상황에서 두 아이를 지키고자 생존 사투를 벌이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눈을 뜨고 외부에 나서면 안 된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더불어 산드라 블록의 열연도 [버드 박스]의 성공 요인이다. 산드라 블록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은 말로리로 분해 강렬한 연기로 휘어잡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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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머더 미스터리(Murder Mystery) – 7300만 명

2위는 제니퍼 애니스톤과 아담 샌들러가 8년 만에 부부로 호흡을 맞춘 [머더 미스터리]가 차지했다. 공개 3일 만에 3090만 계정에서 시청한 것으로 나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첫 주 시청률 최고 기록을 세웠다. [머더 미스터리]는 결혼 후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떠난 닉과 오드리 부부가 우연히 억만장자 살인사건에 휘말리고 용의자로 지목되자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을 떠올리는 호화로운 배경과 두 배우의 능청스러운 코미디 호흡이 다소 헐거운 스토리를 채운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현재 속편 제작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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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트리플 프론티어(Triple Frontier) – 5200만 명

벤 애플렉, 오스카 아이삭, 찰리 허냄, 가렛 헤드룬드, 페드로 파스칼, 아드리아 아르조나라는 탄탄한 캐스팅과 [모스트 바이어런트]의 J.C. 챈더 감독. [트리플 프론티어]는 그 자체로 관심을 불러 모은다. 그런 기대감 때문일까. 넷플릭스가 공개한 시청률 TOP 10 영화에서 3위를 차지했다. 완성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멀티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트리플 프론티어]는 전직 특수부대 요원들이 남미 마약왕이 숨긴 거액을 탈취하는 강도를 계획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대했던 것만큼 액션의 비중은 크지 않고 인물 간의 드라마에 집중하며 J.C. 챈더의 이전 영화와 궤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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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퍼펙트 데이트(The Perfect Date) – 4800만 명

작년 여름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로 단숨에 대세 배우로 부상한 노아 센티네오가 이번에는 맞춤형 데이팅 앱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데이트 상대가 되어주는 로맨틱 가이로 돌아왔다. [퍼펙트 데이트]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브룩스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친구의 도움으로 데이팅 앱을 개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무난하고 착한 로맨스+성장 영화로 노아 센티네오의 다채로운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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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톨 걸(Tall Girl) – 4100만 명

[퍼펙트 데이트]에 이은 넷플릭스의 또 다른 하이틴 로맨스 [톨 걸]은 큰 키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곤란을 겪는 조디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실제로도 187cm의 장신인 신예 배우 에이바 미셸이 오디션을 통해 주연으로 낙점되어 부모의 걱정과 학생들의 놀림 때문에 자존감이 위축된 조디를 연기한다. [톨 걸]은 늘 구부정한 자세로 지내던 조디가 어느 날 스웨덴에서 온 교환학생 스티그에게 첫눈에 반하고 자신의 외모를 가꾸기로 하면서 변화하는 좌충우돌 이야기다. 하이틴 로맨스의 흔한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고 소재의 매력을 부각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풋풋함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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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하이웨이맨(The Highwaymen) – 4000만 명

[하이웨이맨]은 1930년대 악명 높은 범죄자 보니와 클라이드를 검거하기까지 과정을 그린다. 기존에 나왔던 작품처럼 범죄자 커플에 집중하기보다 그들을 잡기 위해 분투했던 수사관들의 고뇌에 초점을 맞춘다. 케빈 코스트너와 우디 해럴슨이 구식 수사기법과 직감에 의존에 추적에 나서는 전직 텍사스 레인저 프랭크 헤이머와 메이니 걸트 역을 맡아 묵직한 호흡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화려한 추격전과 같은 볼거리는 없지만, 대공황의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 끈질기게 추적하는 두 배우의 열연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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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크릿 옵세션(Secret Obsession) – 4000만 명

[하이웨이맨]과 함께 시청자 수 4000만 명을 기록한 [시크릿 옵세션]은 신혼부부에게 벌어진 악몽 같은 사건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폭행 사고 후 의식을 차린 제니퍼는 남편 러셀의 지극한 간호를 받으며 회복하지만, 이내 수상한 예감에 사로잡히고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다. 저예산 스릴러 영화의 뻔한 흐름 속에 예상 가능한 결말로 향하지만, 아시아계 배우 브렌다 송에 대한 관심과 스릴러에 대한 장르적 호감도 때문인지 꽤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관상했다. 다만 실망스러운 후기가 넘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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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우리 사이 어쩌면(Always Be My Maybe) – 3200만 명

로맨틱 코미디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중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 사이 어쩌면]도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앤트맨과 와스프]의 랜들 박과 유명 스탠드업 코미디로 알려진 앨리 웡이 주연을 맡아 15년 만에 재회한 마커스와 사샤가 우정에서 사랑으로 향해가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우리 사이 어쩌면]은 아시아계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것 말고도 거리낌 없이 망가지는 모습으로 깜짝 등장한 키아누 리브스도 화제가 됐다. 키아누 리브스는 실제 배우인 본인 역으로 출연해 커플 사이에 한바탕 분란을 조성하며 짧은 분량에도 강한 존재감을 남기고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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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아더후드(Otherhood) – 2900만 명

[아더후드]는 독립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뉴욕으로 찾아가는 세 엄마의 여정을 그린다. [섹스 앤 더 시티]의 각본 및 제작자 신디 슈팩이 연출을 맡고, 안젤라 바셋, 패트리샤 아퀘트, 펠리시티 허프만가 한 동네에 살며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한 세 여성으로 호흡을 맞춘다. 영화는 소원해진 자녀들과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세 여성이 예상 못한 갈등 속에 일방적인 애정이 해결책이 아님을 깨닫고 엄마가 아닌 한 개인으로의 삶을 발견하는 모습을 유쾌한 드라마로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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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Fyre) – 2000만 명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TOP 10에 포함된 유일한 다큐멘터리다. [짐과 앤디]의 크리스 스미스 감독이 연출을 맡아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은 음악 페스티벌 사건의 전모를 다룬다. 유망한 젊은 사업가 빌리 맥팔런드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거짓된 환상을 팔고 말도 안 되는 이벤트를 준비했는지, 그 기막힌 진행 과정을 인터뷰와 영상 기록을 취합해 재구성한다. 바이럴 마케팅의 허상과 소셜미디어 세대의 허영의 씁쓸한 현주소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