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알고 싶은 로맨스 영화 Top 5

 

by. Jacinta

 

<이터널 선샤인>, <색. 계>, <노트북>, <글루미 선데이>,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잉글리쉬 페이션트> 등 과거 사랑받았던 로맨스 영화들이 재개봉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아나섰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일수록 마음 따뜻해지는 로맨스 영화가 생각나는 당신을 위해 조금은 특별한 감성의 영화를 모아봤다. 감각적인 영상과 대사로 오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때 그 영화들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애프터 미드나잇 (After Midnight, 2004)

시네필이라고 자부한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영화 <애프터 미드나잇>. 이탈리아의 대표적 평론가이자 배급사 대표인 다비드 페라리오 감독의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도시 ‘토리노’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특별한 러브스토리를 재치있는 대사와 영상으로 표현했다. 매력적인 차량 절도범 ‘엔젤’과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그의 여자친구 ‘아만다’ 그리고 그녀를 짝사랑하는 영화박물관 야간 경비원 ‘마르티노’, 이 세 사람에겐 모두들 잠든 밤 12시는 현실이 되는 시간이다.
영화 곳곳에 녹아있는 1920년대 초창기 무성영화부터 누벨바그 영화들은 이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장치이기도 하다. 고전영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줍은 청년 마르티노의 순수한 마음이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영화이다. 달콤 쌉쌀한 초콜릿 같은 경쾌한 멜로디의 로맨스 영화가 보고 싶다면 밤이 현실이 되는 영화 <애프터 미드나잇>을 추천한다.
– 넌 꿈이 뭐니?
– 이미 이뤘어. 네가 옆에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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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리컨스트럭션 (Reconstruction, 2003)

우리에겐 낯선 도시, 덴마크 코펜하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씁쓸한 사랑 이야기를 섬세한 퍼즐처럼 표현한 영화이다. 오랜 연인이 있는 사진작가 ‘알렉스’가 우연히 마주친 여인 ‘아메’에게 끌리면서 사랑이 주는 마법 같은 환상과 상실의 고통을 뮤직비디오를 보는듯한 감각적인 영상으로 그려냈다. 보는 이의 마음을 현혹시키는 아름다운 영상은 2003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우연히 만난 여인과 하룻밤 뜨거운 사랑에 빠진 남자, 하지만 다음날 아침이 되자 그가 느꼈던 사랑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심지어 그가 쉴 새 없이 피워대는 담배연기처럼 주변 모든 일상이 낯설게 변해버린 남자, 차가운 콘크리트처럼 그의 마음은 산산조각 부서지고 혼란스럽다.
“이건 영화다. 모든 것이 허구다. 그럼에도 가슴이 아프다.”
난해한 퍼즐처럼 어려운 사랑을 섬세한 영상 언어로 표현한 영화 <리컨스트럭션>, 할리우드식 내러티브에 익숙하다면 영화는 불친절하게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색다른 멜로 영화가 보고 싶다면 겨울을 닮은 이 영화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 내가 당신의 꿈이라면 당신은 나의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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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북극의 연인들 (The Lovers From The North Pole, 1998)

우연과 필연이 반복되는 운명에 대해 집요하게 말하는 영화 <북극의 연인들>. 두 남녀의 시점에서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교차편집으로 구성된 이 영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인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다. 거꾸로 읽어도 같은 이름의 ‘오토(Otto)’와 ‘아나(Ana)’, 두 남녀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는 언뜻 신파로 빠질 수 있었지만 감독의 고집스러운 연출 덕분에 전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긴 여운을 남긴다. 영화를 연출한 훌리오 메뎀 감독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회화적인 영상 연출로 할리우드에서도 러브콜을 받았지만 자신만의 영화세계를 위해 스페인을 떠나지 않았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속한 남녀의 미묘한 차이가 빚어낸 안타까운 사랑이 깊어질수록, 처음과 같은 마지막 장면에 이르게 되면 안타까운 탄식이 절로 흘러나온다. 차갑고 시린 긴 겨울밤을 닮은 영화 <북극의 연인들>은 운명적 사랑이 그리운 이들에게 어울릴지도 모른다.
– 난 더 이상 행운이 없어요. 제 잘못이죠. 모두 써버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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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펀치 드렁크 러브 (Punch-Drunk Love, 2002)

우리에겐 코미디 배우로 잘 알려진 아담 샌들러와 천재 감독으로 불리는 폴 토마스 앤더스 감독이 만들어낸 독특한 로맨스 영화 <펀치 드렁크 러브>. 전작 ‘매그놀리아’, ‘부기나이트’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의 몰랐던 유머 감각을 발견하기도 하고, 늘 실없이 웃길 것만 같은 아담 샌들러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수도 있구나 놀라게 되는 영화이다.
7명이나 되는 누나들의 틈바구니에서 들들 볶이며 자란 남자 배리,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지 못할 정도로 소심하고 한편으로는 말할 수 없이 외롭다. 어느 날 운명처럼 나타난 여인 레나, 배리는 당당하게 마음을 고백하는 레나에게 바로 빠져들고 이들의 우여곡절 러브 스토리가 시작된다. 사랑에 한방 맞아 아찔한 상태를 뜻하는 제목처럼 색다른 재미를 주는 이 영화, 평범함과 거리가 먼 주인공이 등장하고 일반적인 연인 사이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해괴망칙한 대화들이 오고간다.
소심한 남자 배리가 사랑을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잃어버렸던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이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이다.
– 당신은 쇠망치로 머리를 박살내고 싶을 만큼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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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이 엠 러브 ( I Am Love, 2009)

개성있는 연기파 배우 틸다 스윈튼의 우아한 매력이 한껏 드러나는 영화 <아이 엠 러브>는 아들의 친구와 사랑에 빠지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소재만 봐서는 매우 통속적인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영화를 보게 되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불륜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며느리, 누군가의 어머니로서 살면서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년 여성의 모습을 섬세하고 세련된 영상으로 그려냈다. 재벌가의 며느리로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삶을 살고 있는 엠마,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가는 공허감에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잃어가는 사이 아들의 친구인 요리사 안토니오를 만나게 되고 오랜만에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욕망을 느끼게 된다.
누군가를 위한 존재가 아닌 나란 존재가 먼저 있기에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틸다 스윈튼이 그려내는 격정멜로 <아이 엠 러브>를 보자.

 

– 당신이 아는 나는 없어. 안토니오를 사랑해.
– 넌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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