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미녀와 야수>를 실사화 한다고 했을 때 들었던 첫 번째 질문은 과연 누가 벨 역할을 맡을 것인가였습니다.
엠마왓슨이 캐스팅 되고 <다운튼 애비>에서 귀티나는 연기를 보여준 ‘댄 스티븐슨’이 호흡을 맞춘다고 했을때는 이 이후의 캐스팅이 어떻게 될지가 궁금해지게 되었죠.
테일러콘텐츠은 지난 2월 말 중국 상행에서 이제 곧 개봉할 <미녀와 야수>를  레드카펫, 배우들과의 미팅, 시사회를 통해 작품과 그 외 다양한 얘기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상해 디즈니성>

 

상해 도착해서 바로 이동한 곳은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된 디즈니랜드였었죠.
개장이후, 자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와 지금 보다 10배나 큰 규모의 새로운 디즈니랜드 건설을 계획중이라니 어느 정도의 인파가 몰렸고 또 어디까지 성장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디즈니랜드 입구로 올라가는 길에는 중국어로 표기된 디즈니 캐릭터들과 함께 <미녀와 야수> 행사가 있음을 알리는 배너가 주변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월요일이었고, 점심 시간대여서 그랬는지 많지 않았던 인파에 안도를 하며 우선은 제일 인기가 많다는 ‘트론’ 을 타러 발걸음을 재촉하였죠.

 

디즈니랜드는 어디를 가도 디즈니의 캐릭터와 콘텐츠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고, 놀이기구는 디즈니의 콘텐츠와 어우러져 단순한 장치에도 감정을 배가 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습니다.

MARVEL 스토어도 있었는데, 시간이 별로 없어 다음을 기약하고 레드카펫 행사장으로 이동한 일행은 디즈니 중국에서 준비한 일련의 행사장 모습에 감탄을 자아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블루카펫에 뿌려진 꽃잎과 벨과 야수로 꽃 팔찌, 성에서 받은 듯한 느낌을 주는 행사장 초대장과 행사장을 장식한 대형 배너까지
사진으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준비성은 배우들 마저도 좋은 감정을 갖고 돌아가겠구나 라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었죠.

 

 

현장에서의 행사는 레드카펫, 무대인사, 그리고 시사회로 이어졌습니다.
레드카펫에서 이렇게 오래 팬들과 함께 하는 경우는 드문 일인데 모든 배우들이 환호하는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레드카펫과 무대인사가 끝난 후 드디어 처음으로 작품을 접하게 되는 시간!!

 

엠마왓슨이 <라라랜드>를 포기했을 때 배우로서의 커리어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선택이긴 하였지만, <미녀와 야수>에서의 벨 역할을 소화한 그녀의 모습은 헤르미온르를 지울 수 있는 탁월한 결정이었다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기에 관객이 얼마나 빠르게 작품속에 빠져들 수 있는가가 흥행의 기로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디즈니는 엠마왓슨과 함께 루크 에반스(개스톤 역), 조시 게드(루프 역)를 앞세워 뮤지컬 영화로서의 볼거리와 유머를 아주 젠틀하고 우아하게 초반을 장식하며 클라이막스로 가기 위한 행보를 이끌어갔습니다.

영화 자체만을 놓고 감상해야 할 포인트를 몇 가지 정리해 보았는데,

  1.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Be our guest 씬
  2. ‘댄 스티븐슨’ 이 갑옷과 키높이 부츠를 신고 춤을 춰야 했다는 벨과 야수의 궁중 댄스 씬
  3. 개스톤이 야수를 잡기 위해 사람들을 선동할때의 노래와 군무
  4. 주전자(엠마 톰슨) 와 찻잔(네이튼 맥), 촛대(이완 맥그리거), 시계(이안 맥켈런)이 선보이는 찰떡 궁합의 역할 분담
  5. 마지막으로는 변화하는 디즈니의 모습

이번 <미녀와 야수>를 보면 디즈니가 너무나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감독님도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밝혔던것처럼 <미녀와 야수>에서 전달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수용’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름과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것에 있어 작품을 통해서는

– 여성 역할의 변화와 그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사회의 자세
– 야수를 외면하는 것이 아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인식
– 약자를 포용할 수 있는 수용

을 얘기하고 싶었고, 디즈니 또한 이러한 변화의 수용을 받아 들이는 것에 대해 함께 하였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 마지막을 얘기하자면,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간간히 들리기도 하였고, 크레딧이 올라갈때 들리는 셀린 디옹의 OST는 감정 증폭기의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하였습니다. 영화의 감흥을 꽤 오랜시간동안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미녀와 야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감흥속에 잠든 다음 날, 배우들과 함께 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너무나 유쾌하게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어쩔 수 없이 국내와는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더군요).
이번 프레스 컨퍼런스가 좋았던 이유는,

  1. 기자들의 질문이 너무나 좋았고(배역과 작품에 대한 얘기가 전부이지, 배우의 신변 잡기에 대한 질문은 없었습니다)
  2. 작품을 이해하고 질문을 한다는 것이고
  3. 배우의 의견이나 노래를 끌어내기 위해 단순하고 직접적인 요청이 아닌, 자연스럽게 배우의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질문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 엠마왓슨에게 3명의 배우들에 대한 매력을 묻는 질문과 조시 게드와 루크 에반스에게 디즈니와 함께 작업한 소감을 묻는 질문을 영상으로 담아 봤습니다.

 

<미녀와 야수 미디어 컨퍼런스 – 엠마 왓슨 질문>

 

<미녀와 야수 미디어 컨퍼런스 – 조시 게드 & 루크 에반스 질문>

 

레드카펫 부터 미디어 컨퍼런스까지 2일동안 진행된 행사는 디즈니스럽다, 우아하다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행사를 이렇게 우아하게 이끌어 내는 것이 디즈니의 또 다른 능력이라고 생각도 되었고, 이는 자연스레 작품에 대한 호감도를 이끄는 작용까지도 한 것은 분명합니다.

조금은 객관적으로 풀어보려고 하는 제가 본 <미녀와 야수> 는 단순히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했다는 것으로 정리하기에는 그 변화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배우의 발전, 실사 영화로 제작하며 각색이 아닌 클래식한 연출을 이끈 고집, 감흥을 이어갈 수 있는 매개체(음악)에 대한 투자등 세세한 연출뿐만이 아닌  사회 변화에 대한 수용을 결정한 디즈니의 결정에 조금은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작품, 그 자체에 대한 평을 하자면 “피곤한 일정속에 지쳐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붙잡았던 영화”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를 감상하실 분들도 시청 내내 그리고 이후에도 즐거운 감흥 느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