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가을 화제작, 호불호의 반응들

 

by. 띵양

 

올여름은 북미 박스오피스에 혹독한 계절이었다. 힘을 실었던 블록버스터들의 참패와 끔찍한 수준의 후속편들이 연이어 개봉하면서 극장을 찾은 관객의 수가 전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총 38억 달러를 벌어들인 이번 여름 박스오피스는 10년을 거슬러 올라가 당시 37억 달러의 수익을 거둔 2006년 여름 이후 최악의 침체기를 맞이했다고 평가받는다. 9월 8일 개봉한 앤디 무시에티의 <그것>만이 연이어 신기록을 달성하며 극장가를 지키고 있다.

이후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북미 박스오피스에는 <마더!>, <킹스맨: 골든 서클>등 화제작들이 개봉하며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북미에 개봉한 작품 중 화제작 다섯 편을 소개한다. (9월 15일 개봉 기준)

 

어쌔신: 더 비기닝 (American Assassin) – 9월 15일 북미 개봉

이미지: 이수C&E, 우성엔터테인먼트

 

빈스 플린의 소설 [미치 랩]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어쌔신: 더 비기닝>은 테러로 약혼자를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미치 랩(딜런 오브라이언)의 이야기다. 스탠 헌리(마이클 키튼)에게 훈련을 받은 미치는 CIA 요원으로서 국제적인 테러리스트인 고스트를 처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액션 스릴러 영화다. [미치 랩] 시리즈는 미국에서만 매 권 20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시리즈로 정식 영화화된 것은 <어쌔신: 더 비기닝>이 처음이기에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미지: 로튼토마토/메타크리틱

 

영화를 본 관객과 평론가들의 호불호가 눈에 띌 정도로 갈렸다. 관객들은 대체적으로 “원작과는 다르게 이어지는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주말 팝콘 영화로 최고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평론가들은 “<어쌔신: 더 비기닝>은 ‘바보들을 위한 본 아이덴티티’ 같다. 없다고 해도 무방할 플롯을 들고 <본> 시리즈를 따라가려 한다”라고 혹평했다.

지난 15일 북미 개봉한 <어쌔신: 더 비기닝>은 32,287,435 달러의 흥행 성적을 거두었으며, 국내에서는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Battle of the Sexes) – 9월 22일 북미 개봉

이미지: Fox Searchlight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은 윔블던 챔피언 출신의 은퇴한 테니스 선수 바비 릭스(스티브 카렐)와 여자 세계 랭킹 2위 빌리 진 킹(에마 스톤)이 펼친 테니스 시합 이야기다. ‘세기의 성 대결’로 불렸던 경기는 1973년 TV로 생중계될 만큼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미지: 로튼토마토/메타크리틱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을 본 관객들은 “현재 국제 이슈인 여성 평등 문제를 잘 꼬집은 영화”라 표현했으며, 한 비평가 역시 “당시 테니스 경기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를 통해 앞으로 내디딘 여성들의 ‘작지만 큰 발걸음’이 영화의 진정한 의미다”라며 호평했다.

지난 금요일 북미에서 제한 개봉한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은 미국 내 21개 극장에서 525,000달러 흥행 수익을 올리며, 오는 29일 미국 전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내 개봉일은 미정이다.

 

스트롱거 (Stronger) – 9월 22일 북미 개봉

이미지: Roadside Attractions

 

<스트롱거>는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의 생존자인 제프 바우만(제이크 질렌할)의 고무적이고 영웅적인 인생을 담은 영화다. 테러로 두 다리를 모두 잃은 제프 바우만이 고통스러운 재활 과정과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며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미지: 로튼토마토/메타크리틱

 

영화를 본 관객들은 “관객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그려낸 걸작”, “제프 바우만의 고난과 역경,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완벽하게 표현한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는 오스카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다”라며 극찬했다. 비평가들 역시 “<스트롱거>는 감동뿐인 영화가 아니다. 재활의 어려움과 고통을 겪는 한 인간의 삶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라며 영화의 사실성과 작품성을 칭찬했다.

지난 22일 북미에서 개봉한 <스트롱거>는 미국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1,747,910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리는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국내 개봉일은 현재 미정이다.

 

킹스맨: 골든 서클 (Kingsman: The Golden Circle) – 9월 22일 북미 개봉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킹스맨: 골든 서클>은 전편에 이어 세계를 지키는 영국의 정보기관 ‘킹스맨’ 이야기다. 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킹스맨 본부가 파괴된 후, 살아남은 에그시(태런 에저튼)와 멀린(마크 스트롱), 전편에서 목숨을 잃은 줄 알았던 해리(콜린 퍼스)가 미국 정보기관 스테이츠맨의 지원을 받아 세계를 위협하는 골든 서클의 수장 포피(줄리언 무어)의 세계 정복 계획을 막으러 간다.

 

이미지: 로튼토마토/메타크리틱

 

개봉 후 영화를 본 관객뿐만 아니라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의견을 확인할 수 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관객들과 평론가들은 “전편의 참신함은 덜하지만 화려한 액션과 매력적인 악역이 추가된 더할 나위 없이 재밌는 영화”라고 하는 반면, 부정적인 리뷰를 남긴 관객과 평론가들은 “적당함을 모르는 영화”, “본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라며 혹평했다.

22일 북미에서 개봉한 <킹스맨: 골든 서클>은 미국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39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지난 2주간 1위를 지키고 있던 <그것>의 왕좌를 빼앗았다. 또한 해외 64개국에서도 개봉해 주말 간 6100만 달러짜리 흥행 성적표를 받으며, 총 1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영화는 9월 27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레고 닌자고 무비 (The Lego Ninjago Movie) – 9월 22일 북미 개봉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레고 닌자고 무비>는 다섯 명의 닌자 로이드(데이브 프랭코)와 카이(마이클 페나), 니야(애비 제이컵슨), 쟌(잭 우즈), 콜(프레드 아미슨), 제이(쿠마일 난지아니)가 우 센세(성룡)의 가르침을 받고 닌자고 시티를 위협하는 최악의 악당 가마돈(저스틴 서로)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2011년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레고 닌자고] 시리즈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미지: 로튼토마토/메타크리틱

 

<레고 무비>, <레고 배트맨 무비>로 아이들과 성인 관객을 물론 평론가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던 레고 시리즈의 신작은 전작에 비해 반응이 좋지 못하다. “전작에 비해 부족하지만 여전히 레고 영화는 매력적이고 재미있다”라는 긍정적인 관객들의 반응도 있지만, “TV 시리즈가 훨씬 재미있다. 캐릭터들의 매력을 영화가 망쳤다”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반응도 있다. 평론가들 역시 “가볍게 즐기기 좋은 레고 프랜차이즈 영화”라는 비교적 호의적인 평가를 남기기도 했지만, “단지 장난감을 판매하기 위한 홍보용 영화”라는 날 선 비판들이 대부분이었다.

22일 북미 개봉한 <레고 닌자고 무비>는 2125만 달러의 미국 현지 수익과 1050만 달러의 해외 흥행 수익을 올리며 총 3175만 달러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영화는 9월 28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