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옥돌

 

 

기억에 남는 인생의 멘토 혹은 평생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스승을 만난 적 있을까? 만약 없다면, 현실에서 꼭 만나고 싶은 영화 속 참 스승과 멘토를 찾아보자.

 

 

 

1. ‘해리포터 시리즈’ – 덤블도어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알버스 덤블도어는 주인공 해리의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자 스승이다. 마법학교 호그와트 교장으로 오랫동안 재직하며, 평생 어둠의 마법과 싸웠다. 마법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사로 추앙받는 그는 자비심이 많으며 때로는 괴짜 같기도 하다. 116세 노령의 마법사이지만, 상당히 유쾌하고 열린 사고방식의 소유자이며, 볼드모트가 두려워하는 유일한 마법사이기도 하다. 덤블도어의 개구리 초콜릿에는 실내악과 볼링, 사탕을 좋아한다고 적혀 있다. 실제로 그가 정한 교장실 문 암호는 다양한 종류의 사탕이기도 하다. 덤블도어는 천문 탑 꼭대기에서 세베루스 스네이프에게 살인 저주 아바다 케다브라를 맞고 사망했다.

해리는 자신이 만난 그리고 앞으로 만날 마법사 중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고 말할 정도로 존경했다. 덤블도어의 진가라고 할 수 있는 경이로운 통찰력과 앞을 내다보는 넓은 시야와 지혜, 무엇보다도 사람의 감정에 대한 깊은 이해는 결국 볼드모트를 패배하게 했다. 또한 “꿈에 사로잡혀 살다가 진짜 삶을 놓쳐선 안 돼”,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행복은 존재하는 법이란다. 불을 켜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말이지.”, “우리가 죽음과 어둠을 두려워하는 건 단지 그것이 미지의 것이기 때문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란다.”, “죽은 자들을 불쌍히 여기지 마라, 해리. 산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라. 그중에서도 사랑 없이 사는 사람들을 가장 불쌍하게 여기렴.”과 같은 두고두고 회자될 많은 명대사를 남겼다.

 

 

2. ‘쿵푸팬더’ – 우그웨이 대사부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쿵푸하는 팬더 포는 너무나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제자였다. 기술이 출중한 타이렁은 오만했고, 무적 5인방은 뛰어났지만 용의 전사의 계시를 받진 못했다.

포는 우그웨이 사부로부터 자신이 용의 전사라는 계시를 받는다. 하지만 마스터 시푸에게도 인정받지 못하자 자신도 스스로를 믿을 수가 없어 홀로 외롭기만 하다. 우그웨이는 포를 믿지 못하는 마스터 시푸에게 좋은 스승의 자세를 부탁한다. “오랜 친구여, 그 팬더는 자네의 운명일세. 착각에 빠지지 말고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을지도 몰라. 자네가 그렇게 가르칠 의사만 있다면 말이지. 성숙하고 믿음직하게 말이야. 자네 스스로 믿음을 가지게나.”

많은 제자들이 갖고자 했던 용의 전사가 되는 비법은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믿는 것이었다. 좋은 스승은 곧 제자를 있는 그대로 믿어주는 존재가 아닐까? [쿵푸팬더]는 서로 믿지 못했던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보여준다.

 

 

3.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소네트’ – 세이모어 번스타인

 

이미지: 영화사진진

 

“피아노 소리를 듣듯이 사람의 말을 들으면 상대의 감정을 더욱 잘 알 수 있어요.” 세이모어 번스타인은 음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피아니스트였다. 하지만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것이 좋은 예술가가 되는데 방해가 됨을 깨닫고, 뉴욕의 작은 스튜디오에 피아노를 가르칠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세이모어는 뉴욕 대학교 마스터 클래스에서 학생들에게 음악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친다. 그는 음악적 자아와 개인적 자아가 내면 깊이 조화를 이루면, 음악과 삶이 상호작용하며 끝없이 목표를 실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무대 공포증을 겪는 에단 호크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이란 원래 갈등과 즐거움, 조화와 부조화가 공존하듯 음악도 마찬가지다. 불협화음과 화음이 있고, 불협화음이 화음이 된다”며 위로의 말을 건넨다.

세이모어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선생님이자 진정한 예술가, 때로는 친구가 된다. 세이모어는 삶과 진정한 행복을 향해 질문하는 관객에게도 다정한 멘토가 되어 줄 것이다.

 

 

4. ‘인턴’ – 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직장에서 과연 좋은 멘토를 만날 수 있을까? 영화 [인턴]은 업무에는 도움을 주지 않지만 사생활 간섭과 군기잡기에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는 꼰대에게 진정한 직장 내 멘토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영화다. 주인공 벤은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며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준다. 그러면서 해결책이 필요할 때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벤은 입이 무겁다. 그는 말하기보다 미소 짓길 좋아한다. 젊은 직원들은 벤에게 점점 호감을 느낀다. 존재감 없던 벤 주위로 직원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벤은 회사 최고의 인기 직원이 된다. 젊은 CEO가 자신의 재킷에 뭐가 묻었으니 빨아달라며 옷을 던질 때도 그저 웃는다. 벤은 묵묵히 들어주고, 눈물 흘리는 이에게 말없이 손수건을 건넬 뿐이다.

꼰대와 멘토는 조그만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둘 다 충고를 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멘토는 남이 요청할 때 충고하고, 꼰대는 자기 마음대로 충고한다. 덧붙이자면 [인턴]에서 벤 역할을 맡은 로버트 드니로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멘토가 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면, 그건 정말 큰 행운이다. 내 삶의 여러 면에서 나의 멘토는 나 자신이었다.”

 

 

5.’ 스쿨 오브 락’ – 듀이 핀

 

이미지: 윤스

 

실패한 락 밴드 리더로 자신이 만든 밴드에서 쫓겨난 듀이 핀은 친구 네드의 집에 얹혀산다. 월세를 내기 위해 네드의 이름을 사칭하고 초등학교 임시교사로 취직했지만 처음에는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퇴근 시간만 기다린다.

괴짜에다 남과 교류하는 데 서툴렀던 듀이는 새로운 꿈을 꾼다. 아이들을 데리고 락 밴드를 결성하기로 한 것이다. 듀이는 잘하는 아이들만 데리고 밴드를 결성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아이들 각각의 재능을 발견하고, 자존감을 찾을 수 있도록 관심과 기회를 준다. 듀이의 음악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점점 밝아지고 학교생활에도 활력을 찾는다. 아이들과 함께 듀이 자신도 성장한다. 가짜 교사 듀이가 이끈 학생 밴드는 락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는다. 아이들은 락을 통해 달라졌고, 듀이는 사람들과 함께 성취하는 기쁨을 누린다.

‘학교에 듀이처럼 유쾌한 괴짜 선생님이 한 명 정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영화 [스쿨 오브 락]은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두며 제작비 4배에 이르는 대박을 터트렸다. 그리고 영화 개봉 10년 후, 잭 블랙을 비롯한 당시 아역 출연진이 다시 모여 무대에 올라 함께 공연했다.

 

 

6. ‘굿 윌 헌팅’ – 숀

 

이미지: ㈜영화사 오원

 

윌은 정규 교육을 받아본 적 없고 빈민가에서 자랐지만, 수학 재능이 뛰어난 천재다. 윌의 천재성을 발견한 숀은 그를 도우려 하지만, 세상과 사람을 향해 마음을 닫은 윌은 관심과 호의를 밀어낸다. 윌의 공격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에 다른 교수들은 미치광이라고 욕하며 포기한다. 하지만 숀은 윌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비난하고, 자신의 인생을 오만하게 정의해버리며, 자신의 부인을 모욕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숀은 윌이 자기 의지로 말할 때를 기다린다. 남들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돕는다. 숀의 말은 주옥같다. “윌,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같은 말을 반복할 때, 굳게 닫혔던 윌의 마음은 열리기 시작한다. 윌이 연애에 어려움을 겪을 때 숀은 이렇게 말한다. “그 애도 완벽하지 않고 너도 완벽하지 않아, 중요한 건 과연 서로에게 얼마나 완벽한가 하는 거야.”

숀처럼 인생에서 자신을 믿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정말 큰 축복이다. 영화 [굿 윌 헌팅]은 좋은 멘토를 만나 관계 맺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깊이 느낄 수 있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