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넷째 주말의 북미 박스오피스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치열했다. 상위권 열 작품 중 무려 여섯 작품이 새로이 합류해 극장가에 활기를 더한 가운데, 워너브러더스/DC 신작 [아쿠아맨]이 왕좌를 차지하며 해외에서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메리 포핀스 리턴즈]와 [범블비]가 근소한 차이로 2위와 3위에 앉아 [아쿠아맨]의 독주를 견제한 반면, 또 다른 신작인 [세컨드 액트]와 [웰컴 투 마웬]은 평단과 관객에게 혹평을 받으며 하위권으로 데뷔했다. 이외에도 개봉 3주차만에 확대 상영을 실시한 [메리 퀸 오브 스코츠]가 10위를 차지하면서 여러모로 변화를 맞이한 주말이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연기’와 ‘웃음’으로 승부수를 던진 두 작품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기의 달인이라 불리는 크리스찬 베일과 에이미 아담스, 스티브 카렐, 샘 록웰이 출연하는 ‘미국 前부통령 딕 체니 이야기’ [바이스]와 윌 페렐, 존 C. 라일리 주연의 코미디 수사극 [홈즈 & 왓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2월의 마지막이자 2018년을 마무리하는 다음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12월 4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67,316,627/$176,433,036]

 

 

“2018년 12월 4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아쿠아맨 (Aquaman)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4% / 관객 8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5
상영관 수: 4,125
주말 수익: $67,400,000
북미 누적 수익: $72,700,00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88,200,000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DC 팬들이 목놓아 외치던 ‘물맨 붐’이 왔다. 올해 워너브러더스의 유일한 DCEU 작품인 [아쿠아맨]이 북미 개봉과 동시에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의 오프닝 스코어는 6,740만 달러, DCEU 작품 중에서 가장 낮은 개봉 성적이라 ‘이 영화가 왜 DC의 구세주인 거지?’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쟁쟁한 경쟁작이 둘이나 있는 와중에 거둔 성적이라는 점, 그리고 평단과 관객의 반응이 [원더 우먼] 다음으로 뛰어나다는 것을 고려하면 분명 의미 있는 결과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실패로 마음 졸였을 제작사 입장에서는 이만한 희소식도 없다.

 

그동안 잭 스나이더의 영향을 깊이 받은 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 DCEU에 [컨저링] 유니버스를 이끈 제임스 완과 제작자 피터 사프란이 합류했다는 소식에 당시 팬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것도 [저스티스 리그]에서 가장 매력 없었던 아쿠아맨의 단독 영화를 진두지휘한다고 하니 기대만큼 우려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둘은 자신들의 장점을 살려 심해의 공포와 아름다움을 멋지게 연출해냈을 뿐 아니라, [아쿠아맨]을 완벽한 오락 영화로 만들면서 우려를 한 방에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어디선가 많이 보던 장면들이지만 잘 조합한 작품”, “DCEU에서 만큼은 최고로 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와 4억 달러를 훌쩍 넘은 해외 성적이 이를 증명하는 지표다. 이미 DCEU의 분위기를 되살린 [아쿠아맨]이 어디까지 흥행할 수 있을지가 연말연시 박스오피스의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될 것 같다.

 

 

2. 메리 포핀스 리턴즈 (Mary Poppins Returns)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7% / 관객 6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5
상영관 수: 4,090
주말 수익: $23,523,121
북미 누적 수익: $32,337,792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4,431,600
제작비: $130,000,000
상영기간: 1주 (5일)

 

판타지 뮤지컬 신작 [메리 포핀스 리턴즈]가 2,350만 달러의 성적을 거두며 2위로 데뷔했다. 무려 54년 만의 속편으로, 전작으로부터 20년이 흘러 마법사 유모 메리 포핀스가 어려움에 처한 뱅크스 가족을 돕기 위해 돌아온다는 내용을 그렸다. [시카고] 롭 마샬 연출, 에밀리 블런트, 벤 위쇼, 콜린 퍼스, 메릴 스트립 등의 스타급 캐스팅뿐 아니라 시사 당시 상당한 호평을 받으며 기대를 불러모았는데, 성적을 보아하니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3,230만 달러와 5,440만 달러로 ‘디즈니’ 이름값에는 약간 아쉬워 보일 수도 있겠으나, 장기전에 강한 뮤지컬 영화의 특성과 이 작품이 더할 나위 없는 연말연시 가족 영화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충분히 내년 초까지 상위권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3. 범블비 (Bumblebee)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4% / 관객 8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6
상영관 수: 3,550
주말 수익: $21,610,000
북미 누적 수익: $21,610,00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2,710,000
제작비: $13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여섯 번째 [트랜스포머] 시리즈이자 마이클 베이가 최초로 메가폰을 쥐지 않은 작품, [범블비]가 3위로 관객들과 첫인사를 나눴다. 범블비와 찰리의 만남과 성장을 그린 프리퀄 작품으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2,160만 달러의 오프닝 스코어를 거두었다. 좋은 평가를 받았던 [쿠보와 전설의 악기]를 연출한 트래비스 나이트와 DC [버즈 오브 프레이] 각본가 크리스티나 허드슨이라는 뉴페이스를 영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하면서 프랜차이즈의 부활을 꿈꾼 파라마운트의 노림수가 제대로 통한 셈이다. 파라마운트 입장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강한 상대들과 맞붙었다는 것이다. 평소라면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이 작품이 하필이면 만난 게 [아쿠아맨]과 [메리 포핀스 리턴즈]라니… 비록 스타트는 조금 아쉽지만, 평단과 대중의 분위기를 봐선 [범블비]가 장기전에서는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5,270만 달러다.

 

 

4.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7% / 관객 9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7
상영관 수: 3,813
주말 수익: $16,635,000 (-53.0%)
북미 누적 수익: $64,732,06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29,535,063
제작비: $9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1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가 1,660만 달러의 성적을 거두며 4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다양한 평행세계의 스파이더맨들이 지구를 구하는 내용을 그리며 실사로는 구현하기 힘든 다양한 연출과 수준 높은 완성도, 그리고 재미까지 선사해 평단과 관객에게 극찬을 받았지만, 4주차 개봉작들의 강력한 포스에 밀리고 말았다. 그래도 크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선 신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스파이더맨’이라는 히어로의 인기와 극찬에 힘입어 꽤나 오랜 기간 상위권에 머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북미 누적 스코어는 6,470만 달러,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1억 2,950만 달러다.

 

 

5. 더 뮬 (The Mule)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4% / 관객 6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2,656 (+68)
주말 수익: $9,727,000 (-44.4%)
북미 누적 수익: $35,431,46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5,431,465
제작비: $5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90세 노인의 마약 운반기를 그린 [더 뮬]이 5위로 세 계단 내려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10년 만에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맡은 이 작품은 972만 달러의 주말 성적을 더하며 북미 누적 3,54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가족적인 분위기의 연말인지라 상위권 차트에 ‘R등급’ 영화가 없는 만큼, [더 뮬]이 당분간은 틈새시장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6. 그린치 (The Grinch)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7% / 관객 5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1
상영관 수: 2,780 (-900)
주말 수익: $8,548,370 (-27.3%)
북미 누적 수익: $253,588,34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22,888,345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7주 (45일)

 

연말 분위기 제대로 만끽하고 있는 [그린치]가 6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주말 간 약 900개 관이 빠지면서 서서히 물러날 준비에 들어갔지만, 7주차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많은 금액인 85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현재 [그린치]의 북미 누적 스코어는 2억 5,350만 달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4억 2,280만 달러다.

 

 

7. 세컨드 액트 (Second Act)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2% / 관객 4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9
상영관 수: 2,607
주말 수익: $6,480,000
북미 누적 수익: $6,480,00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1,080,000
제작비: $16,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제니퍼 로페즈 주연 [세컨드 액트]가 7위로 데뷔했다. 이전 직장에서 스펙으로 무시당하던 주인공이 뜻하지 않게 생긴 새로운 신분으로 대기업에 입사해 벌어지는 내용을 그린 작품으로, 개봉 주말임에도 648만 달러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는 데 그치고 말았다. 한때 ‘로코 퀸’으로 불리던 제니퍼 로페즈가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에 복귀해 조금이나마 기대를 모으기도 했으나, 성적이나 평가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옛 영광보다는 이후 그녀가 보여준 실망스러운 퍼포먼스가 관객들의 뇌리에 더 깊이 박힌 모양이다.

 

 

8.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 ↓ 4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9% / 관객 6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1
상영관 수: 2,495 (-1,080)
주말 수익: $4,702,425 (-49.3%)
북미 누적 수익: $162,197,35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08,671,715
제작비: $175,000,000
상영기간: 5주 (33일)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가 큰 하락세를 보이며 8위까지 내려앉았다. 3주간 1위를 지킬 때만 해도 ‘전작을 뛰어넘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영화는 4주차부터 순위와 성적이 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더니, [아쿠아맨]과 [메리 포핀스 리턴즈], [범블비]가 개봉하자 벌써 톱 10에서 물러날 채비를 하고 있다. 전작도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애니메이션 장르에서 디즈니가 보여온 위엄을 생각하면 확실히 아쉬운 상황이다. 현재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의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6,200만 달러와 3억 860만 달러다.

 

 

9. 웰컴 투 마웬 (Welcome to Marwen)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27% / 관객 5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0
상영관 수: 1,911
주말 수익: $2,366,560
북미 누적 수익: $2,366,56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366,560
제작비: $39,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신작 코미디/전기 드라마 [웰컴 투 마웬]이 9위로 첫 주말을 마무리했다. 폭행을 당해 뇌손상을 입은 예술가 마크 호건캠프의 재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마웬콜]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의 오프닝 스코어는 불과 236만 달러. 1,000개 이상의 상영관에서 개봉한 로버트 저메키스의 작품 중 최악의 성적이다. [백 투 더 퓨처],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 등으로 시대를 풍미한 로버트 저메키스와 명배우 스티브 카렐의 조합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영화가 영 시원찮은 모양이다. 아쉽지만 이번 주를 끝으로 상위권에서 보기에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10. 메리 퀸 오브 스코츠 (Mary Queen of Scotts) ( ↑ 7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0% / 관객 4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1
상영관 수: 795 (+729)
주말 수익: $2,277,820 (+225.5%)
북미 누적 수익: $3,581,575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581,575
제작비: $25,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10위는 개봉 3주차에 확대 상영을 실시한 시대극 [메리 퀸 오브 스코츠]다.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 1세와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한때 마고 로비의 파격 변신(?)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지 평단과 관객의 평가와 관심은 다소 미적지근하지만 시얼샤 로넌과 마고 로비의 퍼포먼스, 고증을 철저히 한 화려한 의상에 대한 반응만큼은 좋은 편이다. 227만 달러의 주말 성적을 거둔 영화의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358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