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때가 왔다. 12월 31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좋고, 혹은 그렇지 못한다 해도 2019년이 기쁜 일로만 가득한 한 해가 되었길 바란다. 할리우드 또한 새해를 맞이하느라 다들 분주하다. 새해 벽두부터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을 비롯해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약 4주 간 시상식이 주말 내내 열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할리우드 말말말은 더 바빠지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글을 재미있게 읽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길 소망한다.

※ <작은 아씨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캣츠’는 내 예상보다 더 최악이었다. 할 말을 잃었다 – 에반 레이첼 우드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2019년 연말을 화려하게 장식하려 한 영화 [캣츠]가 비평가와 관객 모두에게 “희대의 괴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평가들뿐 아니라 실제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도 SNS를 통해 감상을 쏟아내는데, 업계 동료인 배우도 예외는 아니다. [웨스트월드] 에반 레이첼 우드는 트위터에 “이미 엉망일 건 예상했지만 영화는 더 최악이었다. 할 말을 잃었다.”라고 감상을 남겼고, 욕이 섞인 생생한 리액션까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업데이트했다. 우드뿐 아니라 많은 실관람객들이 다양한 언어로 남긴 감상이 인터넷에서 더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의 ‘부정적 버즈’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까? [캣츠]는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개봉 2주 차에 겨우 3천8백만 달러만 벌어들이며 엄청난 ‘폭망’을 예고했다. 다행히 한국에선 일주일 동안 69만 관객을 동원했다. 톰 후퍼 감독이 내한까지 하며 보인 진심이 관객에게 통한 듯하다.

출처: variety

‘더 리포트’의 어떤 부분이 픽션인지 알고 싶다 – 스콧 Z. 번스 (‘더 리포트’ 작가/감독)
이미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아마존 영화 [더 리포트]가 ‘소설’이라고 비판했다. 미 상원 특별위원회가 CIA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고문을 사용했는지 조사하고 2014년 결과를 보고서로 발간한 과정을 기록한 영화인데, CIA 출신 폼페오가 영화가 취하는 태도에 불만이 있는 듯하다. 그는 트위터에 “나쁜 자들은 테러리스트이지 CIA 요원이 아니다. 911 사태 이후부터 우리를 지킨 CIA의 옛 동료들, 미국 국민은 언제나 여러분의 편이다.”라고 감상을 남겼다. 이에 대해 영화 각본/연출을 맡은 스콧 Z. 번스는 공식 성명을 통해 “영화의 어떤 부분이 거짓인지 알고 싶으니, 장관 또한 논쟁을 해결하기 위해 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의견 개진에 합류하라”라고 폼페오에게 제안했다. 또한 “테러리스트도 나쁘지만, ‘애국’이란 이름으로 고문을 자행하고 의회와 미국 국민을 농락한 이들도 나쁜 자들이다.”라고 응수했다.

출처: deadline

‘버드 박스’ 음악은 쓰레기다 – 트렌트 레즈너 (‘버드 박스’ 음악 감독)
이미지: 넷플릭스

트렌트 레즈너는 록 밴드 ‘나인 인치 네일스’의 리더이며 [소셜 네트워크]로 영화 음악감독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불만족스러운 작품이 있는데, 바로 넷플릭스 영화 [버드 박스]다. 레즈너는 인터뷰에서 자신과 파트너 아티커스 로스의 음악이 영화에 엉망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버드 박스] 편집자의 “취향이 정말 안 좋아서” 그들의 음악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영화 음악 믹싱 작업을 나인 인치 네일스 콘서트 투어 중에 작업해 그가 직접 참여하지 못했고, “음악 소리가 너무 작게 들어가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다.” 레즈너는 [버드 박스] 작업 자체를 “시간 낭비”로 기억하지만, [버드 박스]는 한 달간 전 세계 8천만 계정이 시청한 작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최고 흥행작이다. 그러니 좋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싫어할 수도 없게 됐다.

출처: evolvermag

‘작은 아씨들’의 조와 테일러 스위프트가 겪는 상황이 비슷해요 – 엠마 왓슨
이미지: 소니 픽쳐스

[작은 아씨들]은 1860년대 발간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수많은 독자들에게 “인생 최고의 책”으로 꼽히며, 시대에 맞게 재해석된다. 그레타 거윅의 영화 또한 21세기에 맞는 마치 자매를 보여준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한데, 엠마 왓슨이 가장 적절한 비유 대상을 찾았다. 바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다. 스위프트는 데뷔 후 내놓은 앨범 6장의 마스터 레코드 소유권을 놓고 빅 머신 레코드과 할리우드 유명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왓슨은 조의 이야기는 “창작자가 자신의 가치를 믿고 작품의 소유권을 가지는 것”이며, 스위프트처럼 “젊고 재능 있는 창작자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결국 창작자가 자신의 작품을 직접 소유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왓슨이 말한 부분이 영화에는 어떻게 그려질까? [작은 아씨들]은 2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출처: variety

스트리밍 서비스의 자동재생기능 때문에 엔드 크레딧의 중요성이 사라진다 – 라파엘 밥-왁스버그 (‘보잭 호스맨’ 제작자)
이미지: 넷플릭스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몇몇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시리즈 에피소드 한 편이 끝나면 엔드 크레디트가 나올 때 다음 에피소드를 로딩하는 “자동 재생 기능”이 있다. 넷플릭스는 영화 콘텐츠의 엔드 크레디트가 나올 때 화면을 좌상단으로 축소하고 다른 콘텐츠를 광고하고, 아마존은 크레디트가 시작 전 다음 에피소드 광고 팝업을 띄운다. 크레디트 보는 시간을 줄이려는 시청자에겐 유용한 기능이긴 하지만, 넷플릭스 [보잭 호스맨], 아마존 [언던]의 제작자 라파엘 밥-왁스버그처럼 크레디트를 축소하는 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제작진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란 의견도 있다. 최근 그는 엔드 크레디트를 다 보여주지 않는 채 바로 넘어가는 게 불만이라는 트윗에 동의하며 “크레디트 화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다음 에피소드 광고가 나와서 엔딩 부분만 세 번을 돌려봤다.”라는 경험을 털어놓았다. “TV 시리즈에서 엔드 크레디트는 시청자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는 반론도 나왔는데, 밥-왁스버그는 “시청자야 어떤 선택을 해도 상관없지만, 자동 재생을 기본으로 설정한 것은 플랫폼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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