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어느 때보다 넷플릭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다렸던 많은 작품들이 개봉을 미루자 콘텐츠 소비 패턴이 자연스럽게 극장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신작 기근에 시달리는 극장과 달리 매달 다양한 작품들을 공개해 꾸준히 화제성을 선점했다. 덕분에 일상이 된 집콕 생활의 무료함을 달래주긴 했지만, 코로나 여파를 완전히 피할 수 없어서 [글로우], [더 소사이어티], [아이 엠 낫 오케이]는 다음 시즌 제작을 계획하고도 취소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기도 했다. 유난히 씁쓸하고 심란했던 2020년이 한 달 반도 채 안 남은 현재, 앞으로 어떤 작품이 아쉬움을 해소할 즐거움을 전할까. 12월 출격을 앞둔 넷플릭스 신작들을 살펴본다.

*참고로 공개일은 북미 기준이며, 12월 31일 공개 예정인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의 마지막이 될 새 시즌은 제외했다.

셀레나(Selena: the Series) – 12월 4일

비극적인 사건으로 생을 마감한 전설적인 떼하노(Tejano) 가수 셀레나 킨타니야의 생애를 조명한 9부작 드라마다. 모든 장벽을 초월하고 역대 가장 성공적인 라틴계 여성 아티스트가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멕시코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난 셀레나가 타고난 재능으로 음악의 꿈을 향해가는 여정을 오랜 세월 함께 노력하고 희생을 감내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더해 완성했다.

반교: 디텐션(Detention) – 12월 5일

1960년대를 배경으로 ‘백색테러 시대(1949-1987)’라 불렸던 대만의 어두운 현대사를 접목한 호러 게임을 시리즈로 옮긴 작품이다. 8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는 원작 게임과 달리 시간적 배경을 1990년대로 옮기고 추이화 고등학교의 전학생 류윤샹이 교내의 금지된 구역에 들어섰다가 팡주이신이라는 혼령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상을 통제하고 억압했던 지난 30년간 학생들과 교사들이 검열 시대에 맞서 자유를 위해 투쟁하다 박해를 받았던 숨겨진 역사를 폭로한다. 지난 8월, 같은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는데, 비교해서 봐도 좋을 듯하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Alice in Borderland) – 12월 10일

아소 하로의 만화를 각색한 생존 스릴러다. [도서관 전쟁], [아이 엠 어 히어로], [킹덤]의 사토 신스케 감독이 연출을 맡아, 게임에 빠져 사는 청년 백수 아리스가 어느 날 갑자기 텅 빈 도시로 변한 도쿄에서 두 친구와 함께 목숨을 건 위험한 게임을 해야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의 인기 배우 야마자키 켄토가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게 된 아리스를, [옆자리 괴물군]의 츠치야 타오가 이상한 세계에서 홀로 게임을 헤쳐나가는 우사기를 맡아 생존을 위해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 최근 [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로 주가 상승 중인 마치다 케이타가 아리스와 함께 이상한 세계로 들어선 친구로 출연한다.

네가 남긴 혼돈(The Mess You Leave Behind) – 12월 11일

[엘리트들]의 각본가 카를로스 몬테로가 2016년 프리마베라 문학상을 수상한 자신의 소설을 드라마로 각색하고 연출에도 참여한 작품이다. 갈리시아 지방의 외딴 마을에 교사로 부임한 라켈이 전임자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변하게 할 위협과 거짓으로 가득한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엘리트들]이 도시의 상류층 학생들의 엇갈린 사랑과 우정, 경쟁을 중심으로 흘러갔다면, [네가 남긴 혼돈]은 그와 반대로 상실과 슬픔, 죄책감이 짓누르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엘리트들]의 인기 캐릭터 안데르를 연기한 아론 피페르가 반항적인 분위기의 학생으로 출연해 반가움을 더한다.

사랑하는 작고 예쁜 것들(Tiny Pretty Things) – 12월 14일

소나 채러포트라(Sona Charaipotra)와 도니엘 클레이튼(Dhonielle Clayton)이 공동 집필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꿈을 향해 한계에 도전하는 청춘들의 성공과 추락을 그린 10부작 드라마다. 살아온 배경에 관계없이 남다른 재능과 열정, 자부심이 가득한 청춘들이 최고의 무용수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아처 발레 학교에서 유망주가 추락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너베이아가 그 자리를 대신해 장학생으로 뽑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 [엘리트들]처럼 죽음과 어두운 비밀이 얽힌 미스터리를 선호한다면, 거짓과 배신으로 얼룩진 청춘의 이야기를 기다려보자.

브리저튼(Bridgerton) – 12월 25일

줄리아 퀸의 인기 로맨스 소설 시리즈에 바탕한 숀다 라임스의 넷플릭스 첫 작품 [브리저튼]이 2020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영국 리전시 시대를 배경으로 브리저튼 가문의 삶과 사랑, 우정,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줄리 앤드루스가 레이디 휘슬다운의 목소리를 맡았다. 진실한 사랑을 원하는 브리저튼 가문의 맏딸 다프네와 사교계 최고의 매력남 헤이스팅스 공작이 서로에게 깊이 빠져드는 로맨스가 중심이 될 8부작의 드라마가 좋은 반응을 얻고 다음 시즌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