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최강 한파가 몰아친 지난주, 할리우드는 정치 이슈로 들썩였다.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결과와 극우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의사당 점거 등 사건이 벌어졌고, 할리우드는 이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이번주 할리우드 말말말은 이런 심각한 기사들에 묻힌, 작지만 재미있는 발언들을 소개한다. 트럼프 때문에 제작된 [보랏 속편]의 스타 마리아 바칼로바가 영화 촬영 중 동료 배우에게 미안했던 이유와 다시 ‘덱스터’를 연기하게 된 마이클 C. 홀의 소감에 주목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당시 얻은 악명에 대한 자레드 레토의 설명(또는 변명)도 소개한다. 먼저,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바람에 곤란한 입장에 처한 패티 젠킨스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원더 우먼’ 제작 당시 갈등은 있었지만, ‘전쟁’은 아니었다 – 패티 젠킨스

이미지: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지난주 초, 패티 젠킨스 감독이 한 팟캐스트에서 [원더 우먼] 제작 당시 워너브라더스와 ‘내부 전쟁(internal war)’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여성인 내가 세트장을 지휘하길 바랐지만, 이건 그들의 이야기였고 그들의 비전이었다. 내 각본은 읽으려 하지 않았다. 작업 방식이나 관점의 차이 때문에 불신이 컸다.” 젠킨스가 [원더 우먼] 프로젝트를 시작한 2004년부터 영화 촬영이 진행될 때까지 각본은 30편이 나왔고, 담당 임원도 여러 번 바뀌었다. 젠킨스는 “[원더 우먼]을 만드는 모든 단계에서 ‘내부 전쟁’이 있었다.”라고 표현했다. 문제는 이 문구가 많은 기사의 헤드라인에 인용되면서 영화 제작 당시 갈등이 매우 심각했다 해석된 것이다. 젠킨스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발언이 왜곡되었다고 설명했다. “[원더 우먼]으로 워너브라더스와 ‘전쟁’을 벌인 적은 없다. 내 발언은 10명의 다른 임원들과 10년 간 나눴던 논의에 관한 것이다.” 라며, 코믹스 원작의 히어로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과 노력을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게 포장한 언론을 비판했다.

출처: Twitter @PattyJenk

‘보랏 속편’ 캐릭터로 사느라 동료에게 못되게 굴어 죄송하다 – 마리아 바칼로바

이미지: Amazon Studios

트럼프 시대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보랏 속편]에서 2020년의 신예가 탄생할 줄은 몰랐다. 보랏의 딸 ‘투타르’를 연기한 불가리아 배우 마리아 바칼로바는 [미나리] 윤여정과 함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 1순위로 꼽힌다. 그가 루디 줄리아니와 호텔방에서 만나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줄리아니는 ‘민주당의 음모’라며 길길이 날뛰기도 했다. [보랏 속편] 특성상 줄리아니 같은 몇몇 사람들은 캐릭터를 실제 인물로 착각하면서 영화에 참여했는데, 투타르의 베이비시터로서 투타르를 격려하고 보살핀 지니스 존스가 그렇다. 바칼로바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추수감사절에 투타르가 아닌 자기 자신이 되어 존스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촬영 당시 자신이 영화 캐릭터임을 설명할 수 없었음에도 지니스가 끝까지 믿고 도와준 것에 고마워했다. 바칼로바는 “지니스는 진짜 영웅이며 내 삶의 코치라 생각할 것이다. 한 소녀가 강한 여성이 될 수 있게 도와주셨다.”라고 존스를 극찬했다.

출처: LA Times

메소드 배우? 난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 자레드 레토

이미지: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자레드 레토는 최근 몇 년간 작품을 준비하며 ‘메소드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살을 찌우는 건 기본이었고, 노숙자 역을 맡을 땐 실제로 몇 주간 노숙자로 살았다. 조커를 준비할 땐 [수어사이드 스쿼드] 동료 배우들에게 죽은 쥐, 총알 같은 선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수식어가 조금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그는 ‘메소드 배우’라는 단어는 “뜻이 애매모호하고, 약간 허세 같다.”라고 말하며, “내 일은 현장에 나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 것. 과하게 준비하고, 그걸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같이 일하기에 즐겁고, 협력을 잘하고, 촬영장에서 좋은 경험을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의 철저하고 과한 준비는 곧 개봉할 영화 [리틀 씽즈]에서도 빛날 예정이다. 자신이 연기한 연쇄살인마 알버트 스파르마의 성격이나 연기 준비 과정이 [수어사이드 스쿼드] 조커와 비슷했다고 밝혔다.

출처: Variety

‘덱스터’의 불만족스러운 결말을 바로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 – 마이클 C. 홀

이미지: Showtime

괴물을 죽이는 괴물, 미국과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연쇄살인마. [덱스터]가 시리즈 종영 8년이 흐른 올해 가을, 10부작 미니시리즈로 돌아온다. 여전히 덱스터를 그리워하는 팬들도 기쁘겠지만, 오랫동안 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배우 마이클 C. 홀의 기분도 남다를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지난 2013년 방영한 시리즈 최종화가 많은 사람들에겐 ‘불만족스러운’ 결말임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솔직히 말하죠.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의 결말에 만족하지 못했어요.”라고 운을 뗀 그는, “저 또한 ‘대체 그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라 궁금한 사람 중 하나였다. 그래서 돌아갈 수 있어서, 오랜만에 덱스터를 다시 연기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많은 팬들의 바람과 달리, 새 [덱스터]는 이미 방영된 결말을 다시 쓰진 않는다. 지난 10월, 작가 클라이드 필립스는 새 시리즈는 전작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출처: The Daily Be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