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곰솔이

2021년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여전히 여행은 꿈조차 꿀 수 없다. 게다가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숨이 턱턱 막히기까지 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 집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랜선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직접 여행을 갈 수는 없으니, 그 갈증을 작품을 통해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유명한 랜드마크부터 특유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 소도시와 섬까지, 화면을 통해 다양한 대륙으로 랜선 여행을 떠날 수 있을 해외 드라마들을 만나보자.

겨우 서른(Nothing But Thirty)

이미지: 넷플릭스

[겨우, 서른]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중국 상하이의 화려한 모습에 시선이 간다. 유능한 명품 매장 직원과 회사를 운영하다 전업주부가 된 인물 그리고 평범한 직장인까지, [겨우, 서른]은 차디찬 도시에서 성공과 행복을 바라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의 배경이 되는 중국 상하이는 조계 시절의 건축물들과 현대식 고층 빌딩이 어우러진 도시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홀로 생각을 정리할 때 이 건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야경이 등장하는데, 형형색색의 조명들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외에도 드라마 속 만니의 고향으로 상하이 푸둥지구에 위치한 ‘신창고진(新场古镇)’도 눈길을 끈다. 전통 가옥이 즐비하고 오래된 수로가 흐르고 있어 운치를 더하는데, 신창고진은 영화 [색계]의 촬영이 이루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노멀 피플(Normal People)

이미지: BBC Three

[노멀 피플]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으나 차가운 성격을 가진 메리엔이 마음씨 따뜻한 코넬을 만나 변화를 겪는 이야기다. 소도시가 배경인 원작 소설의 느낌을 살려, 아일랜드 서북부에 위치한 슬라이고 주의 ‘토버커리’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탁 트인 해변이나 주인공들이 홀로 걷거나 운전하는 거리 등이 모두 토버커리의 풍경이다. 이외에도 아일랜드의 수도이자 유서 깊은 도시 ‘더블린’을 비롯한 아름다운 장소들이 눈에 밟힌다. 아일랜드 외에도 이야기의 흐름상 이탈리아와 스웨덴 등의 아름다운 명소가 등장하는데, 유럽을 여행하고 싶은 이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웨이브)

더 더럴스(The Durrells)

이미지: ITV

1930년대, 영국에서 그리스의 작은 섬으로 이주하게 된 한 가족의 이야기로 아름다운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다. 영국 드라마 [더 더럴스]는 한 여인이 자신의 첫째 아들이 무심하게 던진 말에 솔깃하여 그리스 서북부에 위치한 코르푸 섬으로 향하며 시작된다. 이 때문에 드라마 곳곳에 그리스 특유의 매력과 볼거리가 가득하다. 그리스 ‘코르푸 섬’은 영화 [007 유어 아이스 온리] [그리스의 대부]의 촬영지였을 정도로 멋스러운 분위기를 뽐낸다. 그리스를 떠올릴 때, 대표적인 관광지 산토리니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면, 비슷한 듯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코르푸 섬으로의 랜선 여행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웨이브)

빨간 머리 앤(Anne with An E)

이미지: 넷플릭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원작 소설을 재해석한 드라마 [빨간 머리 앤]은 초록색 지붕이 매력적인 집으로 다가오게 앤의 이야기를 친밀하게 담아낸다. 주인공의 성장과 로맨스로 다양한 재미를 안겨주는 [빨간 머리 앤]은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의 촬영했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캐나다 동부에 위치한 섬으로, 원작 소설의 직접적인 배경이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드라마는 에드워드 섬 외에도 비슷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도시에서도 촬영을 진행했다. 어디를 촬영해도 눈부신 풍경을 자랑하는 캐나다의 특색 때문인지, 랜선 여행에 이 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

이미지: 넷플릭스

제목부터 대도시의 풍경을 떠오르는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빼놓고 이 리스트를 완성할 수 없다. 드라마는 미국에서 프랑스 파리로 온 에밀리가 그곳에서 정착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담았다. 에밀리가 사는 곳은 프랑스 파리의 관광명소로 유명한 ‘라탱지구’에 위치하며, 드라마는 그 주변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에밀리가 회사에 출근하며 지나가는 ‘팡테옹’을 시작으로,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으로 꼽히는 ‘뤽상부르 공원’, 더불어 아름다운 강가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예술의 다리’ 등 파리 곳곳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마케팅 업무를 맡은 에밀리의 직업 덕분에 도시에서의 광고 촬영, 공간 기획 등 파리의 다양한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