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닛코

핼러윈을 앞두고 마블 스튜디오에서 공개한 트레일러는 오랫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의 존재를 확인시켜주었다. 이제까지 제작된 MCU 작품 중 가장 공포스러운 분위기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 트레일러에선 늑대인간 웨어울프를 비롯, 엘사 블러드스톤, 맨씽, 프랑켄슈타인의 몬스터 등의 모습을 흑백영상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나름의 오랜 역사를 지닌 마블 캐릭터들로 리전 오브 몬스터즈, 즉 몬스터 군단이라는 이름의 팀으로 연결된다.

기괴한 생김새에 인간에게 적대적인 면모를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고의로 인간을 해치거나 하지는 않는 존재, 사회에 받아주지 않을 거면 우릴 그냥 조용히 내버려두라고 말하는 이들을 사람들은 ‘몬스터’라고 부른다. 제각각 흩어져 살던 이들은 몬스터 사냥꾼들로부터 다른 선량한 몬스터를 지키기 위해 힘을 합쳤다. 이들은 때로는 인간을 돕기도 하고 모비우스, 고스트 라이더, 퍼니셔도 이 팀에서 활동했다. 이젠 MCU가 원작의 재해석을 넘어 재창작을 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기존 작품들과 결이 다른 소재이기에 영화관보다는 디즈니 플러스라는 플랫폼을 활용한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 작품도 기존 MCU 팬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까? 리전 오브 몬스터즈에서 함께 했던 캐릭터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시청할 날을 기다려보자.

웨어울프

웨어울프의 정체는 잭 러셀이란 사람으로, 그의 가문은 드라큘라를 해치려다 늑대인간에게 물리는 바람에 저주받은 피를 이어오게 되었다. 보름달이 뜨는 밤이 아니어도 본인의 의지로 자유롭게 늑대인간으로 변할 수 있으며, 평소의 이성과 지성을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보름달 때엔 완전히 이성을 잃기 때문에 아침까지 스스로 갇혀 있기도 한다. 문나이트와 싸운 이래로 슈퍼히어로들과 교류가 생기긴 했지만, 주로 자신과 같은 몬스터 부류들과 어울리는 편이다. 조카인 니나는 늑대인간인 동시에 뱀파이어이기도 하다.

엘사 블러드스톤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2022) 속의 엘사 블러드스톤

몬스터 헌터인 율리시스 블러드스톤의 딸인 엘사는 아버지가 죽은 후에 유산을 물려받고 몬스터 헌터의 길을 따르게 되었다. 아버지가 갖고 있던 블러드젬이라는 신비한 보석 덕분에 여러 초능력을 얻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무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전투력도 갖추고 있다. 몬스터 헌터가 직업이지만, 인간을 해치지 않고 도와주는 몬스터들과는 협력한다. 웨어울프, 데드풀과의 로맨스가 있다.

맨씽

<맨씽> (2005)

맨씽은 마블 유니버스에서 아주 중요한 존재이다. 모든 현실의 결합 지점을 지키는 수호자 역할을 하는데, 따라서 차원과 차원 사이의 문이나 차원이동을 관리할 수 있다. 원래는 슈퍼 솔저 혈청을 연구하던 과학자였다. 어느 날, 늪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탈출을 위해 스스로에게 혈청을 놓았는데, 완벽하지 않았던 혈청의 성분과 늪에 있던 마법의 기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지금과 같은 괴기스러운 형상으로 변해버렸다. 스스로의 감정을 잃은 대신에 전신에 퍼져 있는 세포를 통해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 맨씽을 보고 공포심을 느끼는 사람은 그의 손길에 닿기만 해도 불에 탄다. 맨씽은 2005년에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프랭크

메리 셸리의 소설에 나오는 프랑켄슈타인의 몬스터 이야기를 마블 유니버스 안으로 이식한 결과물. 자신을 창조하고 버린 프랑켄슈타인에게 복수한 이 몬스터는 북극의 차가운 바다에 빠져 백년 간 갇혀 있다가 깨어나 프랑켄슈타인 후손을 처리한 다음 또 다시 찬 바다에 빠졌다. 캡틴 아메리카보다 더 심하다. 다시 깨어나 난동을 부리며 살다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을 여럿 만나게 되면서 점차 차분해졌다. 이미 죽어있는 존재라 사실상 불멸의 존재이며, 신체 부위가 손상을 입었을 때엔 다른 이의 신체를 이식하면 해결된다. 율리시스 블러드스톤과 만나 그의 집사가 되었고, 그가 죽은 후엔 엘사에게 아버지의 유물들을 전해주었다.

리빙 머미

아프리카 한 부족장의 아들인 은칸투는 이집트 군대에게 끌려가 노예가 되었다. 반란을 일으켜 파라오를 살해하는 것까진 성공했으나, 사제장이 준비해둔 마비약에 당해 쓰러져버렸다. 산 채로 미라가 된 은칸투는 3천 년 동안 누워 있다가 마비약 효과가 떨어진 현대에 와서 깨어날 수 있었다. 괴력과 죽지 않는 능력을 지니게 된 그는 쉴드나 엘사 블러드스톤, 같은 처지의 몬스터들과 함께 활동했다. 시빌 워 기간에는 초인등록법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기도 했다.

맨피비안

물고기인간의 생김새를 한 이 존재의 정체는 외계에서 온 과학자이다. 아내를 살해한 악당을 쫓아서 지구에 왔다가, 천 년 동안 땅속에 갇혀 잠들었다. 건설 공사로 인해 깨어난 그는 물 위와 물 아래에서 자유롭게 행동이 가능해 사람들에게 도시전설 속의 존재처럼 여겨졌으나, 닉 퓨리가 추적 끝에 발탁해 쉴드의 특수요원 자격으로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다.

사타나

지옥의 악마 마르두크 쿠리오스는 인간계를 지배하기 위해, “사탄”이란 이름으로 사탄숭배자들과 접촉했다. 그 중 한 여성과 결혼해 남매를 낳았는데, 오빠인 데이먼보다 동생인 사타나가 악마적인 성향을 더 이어받았다. 주로 남자를 유혹해 키스를 통해 생명력을 빨아먹는 ‘서큐버스’인 사타나는 그렇게 얻은 힘으로 마법을 증가시킨다. 데이먼이 “선 오브 사탄” 또는 “헬스트롬”이란 이름으로 악마들과 자주 싸운 것에 반해, 사타나는 인간을 위협하는 활동을 더 많이 하는 편이다.

좀비

악독한 기업가인 사이먼 가스는 그의 갑질에 앙심을 품은 정원사에게 살해되었다. 사이먼을 사랑했던 비서가 부두교의 주술로 그를 좀비로 되살려낼 수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다른 좀비들과 달리 의식을 그대로 유지할 수가 있었다. 굉장한 힘과 재생능력을 가졌으며, 이미 죽었기 때문에 다시 죽을 수도 없다는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주술로 함께 연결된 특수한 부적을 가진 사람의 명령엔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약점이 있기도 하다.

쉬클라

쉬클라는 아주 무시무시하고 사악한 악귀로, 인류의 탄생 이전부터 몬스터들을 지배하던 서큐버스 가문의 딸이다. 하지만 이 가문은 그들을 위협하는 드라큘라와 화친을 맺기 위해, 정략결혼을 하게 되었다. 드라큘라는 자신의 신부를 데려올 경호원으로 데드풀을 고용했는데, 오는 과정에서 둘이 그만 눈이 맞아버려 결혼해버렸다. 쉬클라는 원래 거대한 형태를 갖고 있지만 데드풀과의 결혼생활을 위해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유지했다. 맨해튼 지하의 거대한 몬스터 도시인 몬스터 메트로폴리스를 다스리는 여왕이 되었으나, 지상에서의 활동으로 바쁜 데드풀과 점점 사이가 멀어지면서 웨어울프와 바람을 피우더니 결국엔 드라큘라와 재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