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곰솔이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단테 역을 맡은 제이슨 모모아

1999년 드라마 [SOS 해상구조대]의 스핀오프로 데뷔, [왕좌의 게임]의 ‘칼 드로고’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제이슨 모모아. 최근 DC 영화의 [아쿠아맨]을 비롯,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을 영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에서 빌런 ‘단테 레예즈’ 역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이렇게 그에게는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들이 많다. 겉보기에는 근육질, 상남자의 포스를 가지고 있지만 은근 귀요미스러운 매력도 많은 제이슨 모모아. 오늘은 할리우드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었던 그의 작품들을 살펴본다.

‘더 프로젝트 TV’에 출연한 제이슨 모모아

코난: 암흑의 시대(2011)

코난 역
이미지: (주)케이알씨지

자신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이후 소개할 여러 작품들을 통해서지만, 제이슨 모모아는 이전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왔다. 그중에서도 거의 초기작인 [코난: 암흑의 시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코난 – 바바리안](1983)의 리메이크 작품인 [코난: 암흑의 시대]는 사악한 야심의 왕 ‘카르짐’에 의해 아버지가 살해당하자, 복수의 일념으로 성장한 ‘코난’이 피의 복수를 시작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이슨 모모아는 혼돈의 전쟁터에서 태어나 출중한 전사로 성장한 ‘코난’ 역을 맡았다. 지금보다 꽤 오래전부터 엄청난 크기의 근육이 드러나는 몸매를 자랑했던 그는 [코난: 암흑의 시대]를 통해 남성미가 가득한 외형과 해적이라는 설정에 맞는 정돈되지 않은 헤어 스타일링으로 복수를 꿈꾸는 야만적인 전사 캐릭터를 완성한다. 영화에서도 한방 한방이 묵직한 액션을 선보이며 많은 재미를 건넸다. 자신의 이름을 알린 작품인 동시에, 향후 제이슨 모모아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이 영화에서부터 이미 빌드업하고 있었다.

울브스(2014)

코너 역
이미지: ㈜프레인글로벌

[트와일라잇] 같은 장르에 제이슨 모모아가 출연한다면? 그런 상상력을 현실로 만든 작품이 바로 [울브스]다. [울브스]는 학교 풋볼팀 주장에 성적이 뛰어난 모범생, 잘생긴 외모까지 자랑하던 고등학생 ‘케이든’이 어느 날, 눈을 뜨자 끔찍하게 살해된 부모님과 함께 늑대로 변해버린 자신을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이슨 모모아는 늑대인간의 도시 ‘루핀리지’의 권력자이자, 순수 혈통의 늑대인간 ‘코너’ 역을 맡았다. 주인공과는 대척되는 지점에 존재하는 캐릭터, 코너는 주인공을 비롯해 일부 늑대들에게 절대악 같은 존재인데, 제이슨 모모아는 정말 짐승과도 같은 이미지 변신으로 공격적인 분위기를 발산해 긴장감을 더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20% 수준의 참혹한 평가를 받았지만, ‘짐승돌’(?) 제이슨 모모아의 매력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저스티스 리그(2017)·아쿠아맨(2018)

아서 커리/아쿠아맨 역
‘아쿠아맨’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점점 만들어 온 제이슨 모모아. 그런 그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은 역시 DC 확장 유니버스의 [아쿠아맨]이 아닐까?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얼굴을 비춘 이후, [저스티스 리그]부터 아서 커리/아쿠아맨 역을 본격적으로 맡은 제이슨 모모아는 [아쿠아맨]을 통해 히어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었다.

영화 [아쿠아맨]은 땅의 아들이자 바다의 왕, 심해의 수호자인 슈퍼히어로 ‘아쿠아맨’의 탄생을 그린다. 제이슨 모모아는 아버지를 따라 반은 인간, 어머니를 따라 반은 아틀란티스인으로 태어난 ‘아서 커리’를 연기했다. 인간으로 자랐던 그가 우연히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되면서 물속에서 새로운 모험을 펼치는데, 제이슨 모모아는 그 과정에서 겪는 고뇌를 흡입력 있게 담아낸다. 물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화끈한 액션 퍼포먼스도 잊지 않았다. 여담으로 제이슨 모모아는 아쿠아맨을 표현하기 위해 100번 이상 문신을 다시 그렸다고 한다. 1편의 성공에 힘입어 현재 2편이 제작됐으며 제이슨 모모아는 올해 겨울 다시 한번 아쿠아맨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2018)

스파이더
이미지: (주)영화사 오원

대부분 남성미를 강조한 캐릭터를 맡은 제이슨 모모아의 필모그래피에 의외의 작품이 하나 있다. 그 주인공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다. 이 영화에서 제이슨 모모아는 신스틸러의 매력을 발산하며 재미를 이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는 사립 탐정 ‘스티브’가 마약상 보스 ‘스파이더’에게 빼앗긴 반려견 ‘버디’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무모한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는 설정의 작품이다. 제이슨 모모아는 마약상 보스 스파이더 역을 맡았다. 극중 스티브(브루스 윌리스)의 반려견을 담보로 잡고, 그에게 자신의 도둑맞은 마약을 되찾아 오라는 제안을 건네는 인물이다. 그동안 근육과 장발 스타일링이 도드라지는 캐릭터들로 관객들을 만나왔으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에서는 두건으로 헤어스타일을 가리고, 평소와 다른 수염 스타일까지 덧붙이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서 만나기 힘든 코믹 연기까지 선보이며 작품의 깨알 같은 감초 역할을 잘 소화한다.

브레이븐(2018)

조 브레이븐
이미지: 글뫼㈜

제이슨 모모아하면 액션이다. 앞서 언급한 영화는 물론, 지금 소개할 [브레이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브레이븐]은 가족의 소중한 기억이 있는 산장을 찾았다가 대량의 마약을 발견, 무장 괴한들의 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아버지 ‘린든’과 아들 ‘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이슨 모모아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벌목꾼 ‘조 브레이븐’을 연기했다. 그의 아버지 린든은 [맨 인 더 다크]로 알려진 스티븐 랭. 두 배우의 조합으로 완성된 [브레이브]는 설원에 갇혀 괴한들에 맞서는 생존 액션을 강조한다. 특히 제이슨 모모아는 자신의 큰 몸집을 이용해 괴한들에게 거침없이 달려드는 모습을 소화하며 영화의 액션을 책임진다. 제한된 공간에서 한정된 무기로 자신들을 위협하는 적을 무참히 제압하는 캐릭터인데, 흡사 제이슨 모모아의 [다이하드]를 보는 느낌이다. 덩치는 적들을 제압하고도 남지만(?), 최악의 상황에 놓인 일반인의 두려움과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간절함을 적절한 연기로 녹여내어 이야기에 힘을 보탠다.

듄(2021)

던컨 아이다호 역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이슨 모모아의 영화를 잘 보면, 자신이 맡은 캐릭터들에게는 대체로 수염이 존재했다(그래서 수염 없는 [코난: 어둠의 시대]의 모습이 유독 어색하다). 하지만 [듄]에서는 달랐다. 긴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스타일링에 수염이 없는 맨얼굴로 등장, 제이슨 모모아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외모뿐만 아니다 캐릭터 역시 이전 작품과 다르게 위트 있으면서도 존재감 넘치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듄]은 생명 유지 자원 ‘스파이스’가 풍부한 아라키스의 모래 행성 ‘듄’에서 아트레이더스 가문과 하코넨 가문이 경쟁하는 과정, 그리고 그 전쟁의 핵심 키를 쥔 ‘폴 아트레이더’의 여정을 그린다. 제이슨 모모아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경비대장이자 소드마스터, 폴의 보호자와도 같은 존재 ‘던컨 아이다호’를 연기했다. 이전까지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캐릭터를 맡았지만, 이번에는 명문 가문의 일원답게 주인공을 비롯해 여러 인물들에게 예의와 존중을 표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이에 따라 주변 정세를 경계하고 폴을 걱정하는 진지한 연기가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물론 자신들을 공격하는 적에게는 맹수와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액션의 건재함도 놓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