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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에 개봉한 영화 [밀수]는 [베를린], [베테랑], [모가디슈] 등을 연출했던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1970년대 성행했던 밀수범죄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평화롭던 바닷가 마을 군천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해녀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에게 찾아온 일확천금의 기회가 밀수판의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린다. 

[밀수]는 그동안 흥행성 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꾸준히 선보인 ‘류승완’ 감독이 2년 만에 새로운 소재, 레트로한 비주얼, 색다른 감각의 범죄 장르를 개척하여 여성 중심의 통쾌한 액션 영화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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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를 표현하기 위해 영화는 많은 것을 준비했다. 출연 배우들의 헤어스타일과 복장, 메이크업 등으로 그 당시 인물들의 모습을 재현했고, 다양한 소품들로 시대상을 더욱 디테일하게 꾸몄다. 당시를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는 향수를, 요즘 세대들에게는 오히려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레트로 감성을 증폭시켜주는 부분이 음악이다.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음악 감독으로 데뷔한 ‘장기하’는 그 시절을 주름 잡던 70년대 가요들과 노래로 상황과 장면에 어울리는 곡을 선별하여 영화 전체의 풍미를 끌어올렸다. 이런 요소들이 그 당시 감성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몰입도를 높인다.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은 영화에서 더욱 돋보인다.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지금까지 한 작품에서 함께 호흡하지 않았던 배우들로 구성해 신선했고, 이들의 케미가  이야기 내내 재미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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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존재감의 여배우 ‘김혜수’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주인공 ‘조춘자’를 연기했다. 해녀들의 리더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엄진숙’역에 배우 ‘염정아’가 김혜수와 멋진 호흡을 보여준다. 이외에, 전국구 밀수 일인자 ‘권 상사’역의 ‘조인성’과 야망 가득한 인물 ‘장도리’역의 배우 ‘박정민’은 아군과 빌런 사이 마지막까지 속을 알 수 없는 태도로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든다. 여기에 최근 강렬한 연기로 떠오른 신예 배우 ‘고민시’가 주인공 ‘춘자’와 ‘진숙’을 도와주는 조력자인 ‘고옥분’역으로 팔색조 같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해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답게 수중신, 특히 물속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압도적이다. 이 같은 장면을 영상을 담아내려고 배우들과 스텝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고. 배우들은 수중 액션을 촬영하기 위해 3개월 동안 훈련을 거치며 헌신적으로 긴 테이크를 버텼다고 한다. 해초를 모두 세팅한 6M 수심의 수중 세트와 실제 촬영한 바다를 번갈아 가며 구성한 영상은 시원한 쾌감까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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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도 가득하다. 생계를 위해 범죄에 내몰릴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의 묘사와 육지와 바다를 오가는 액션까지, 이들의 갈등과 충돌이 관객들에게 즐거운 오락영화로 다가온다.  다만, 이런 요소들이 후반부에 대부분 몰려 있어, 임팩트가 부족한 초반은 상대적으로 평범하다. 여기에 케이퍼 무비이기에 반전 등이 숨겨졌지만,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구성은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력과 해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밀수라는 독특한 소재는 충분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특히 수중 액션신은 지금까지 본 적 없던 비주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할 것이다. 여기에 류승완 감독하면 믿고 보는 액션신은 무더운 여름을 날리기에 충분하다. 올여름을 책임질 한국 영화 빅 4의 첫 출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