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마동석, [수상한 그녀]의 김수현, [밀정]의 이병헌은 짧은 등장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특별출연의 좋은 예시이다. 그리고 최근 개봉한 영화들에서도 존재감 넘치는 카메오들의 등장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최신작 중심으로 짧은 등장이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배우들을 모아본다. 조인성부터 정우성, 황정민, 문소리, 강하늘, 이종석 등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배우들의 존재감 넘치는 특별출연을 살펴본다.
조인성 / 밀수 (2023) 권필삼 역
올여름 화제작 [밀수]에서 권필삼(권 상사) 역으로 등장한 조인성. 베트남전 참전 당시 밀수 사업에 눈을 뜬 전국구 밀수왕으로,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밀수판을 접수하는 역할이다. 춘자(김혜수)와 미묘한 감정을 나누며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가는데, 로맨스를 의도한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화학 작용이 일어난 것”이라고 답했다. 조인성은 짧은 등장이었지만 밀수왕으로서 바쁜 행보를 보여주며, 피 튀기는 액션과 광기로 극의 하이라이트까지 이끈다.
정우성 / 웅남이 (2023) 멧돼지 역 & 달짝지근해: 7510 (2023)
연예계 소문난 특급 의리맨 정우성은 2023년에 두 편의 영화에 깜짝 등장하였다. 우선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을 가진 웅남이(박성웅)의 사투를 그린 코미디 영화 [웅남이]에 특별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다. 자신의 연출 데뷔작인 영화 [보호자]에 출연한 박성웅을 지원사격하기 위해 출연한 것. 정우성의 역할은 인간이 된 멧돼지로, 극중 웅남이에게 통제를 당하던 멧돼지에서 인간으로 대변신하며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그야말로 영화의 비장의 무기였다. 연출을 맡은 박성광 감독은 정우성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망가졌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또한 버라이어티한 코믹 로맨스 영화 [달짝지근해: 7510]에도 등장한다. 2018년 영화 [증인]을 통해 이한 감독과 인연을 맺은 정우성의 의리였다. 또한 [달짝지근해: 7510]에는 정우성을 비롯해 임시완, 고아성, 염혜란이 특별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청난 카메오들이 어떤 역할로 등장하는지는 극장에서 확인해 보자.
황정민 / 길복순 (2023) 오다 신이치로 역
청부살인 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전도연)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그린 [길복순]에는 황정민이 등장하여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자이니치 출신 야쿠자를 연기한 황정민은 영화 초반에 등장한 후 살인청부업자에게 곧바로 살해를 당한다. 일부 팬들은 ‘야쿠자 보스가 해결사에게 살해당하는 도입부’가 그의 주연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오마주로 해석하기도. [너는 내 운명]에서 전도연과 호흡을 맞췄던 황정민은 전도연의 문자 한 통에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또한 짧은 등장이었지만 베테랑답게 강도 높은 액션을 완벽히 소화했다.
문소리 / 좋.댓.구 (2023) 문소리 역
‘리틀 오대수’의 유튜브 입성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 [좋.댓.구]에는 문소리가 깜짝 등장한다. 문소리는 실제 본인의 모습인 배우 문소리로 등장하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피켓남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전한다. 문소리를 비롯해 박찬욱 감독, 장윤주, 김응수, ‘와썹맨’ 박준형, 신동엽, 다수의 유튜버들이 등장한 [좋.댓.구]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특별출연 라인업을 선보이며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강하늘 / 드림 (2023) 박성찬 역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림]에는 강하늘이 특별출연하였다. 강하늘은 쏘울리스 축구선수 홍대의 일생일대의 라이벌인 박성찬으로 분해 등장만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병헌 감독과는 [스물]에서, 박서준과는 [청년경찰]에서, 아이유와는 [달의 연인-보보경심]에서 호흡을 맞춘 인연 덕분이었다. 노개런티로 출연한 강하늘은 조금만 뛰면 되는 줄 알고 왔는데 조금 많이 뛰고 갔다는 웃픈 비화를 전했었다.
이종석 /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2022) 장 역
세상 밖으로 나온 통제불능 [마녀]의 이야기를 그린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에는 이종석이 등장하였다. [마녀] 1편부터 귀공자 역할에 유력시되었지만 출연을 고사했었기에 그의 특별출연 소식은 더욱 반가웠다. 박훈정 감독과 영화 [브이아이피]로 인연을 맺은 이종석은 소녀의 행방을 쫓는 선천적인 초능력자 장으로 분했다. 이주 강한 캐릭터이며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입체적인 캐릭터였지만 영리하게 소화했다. 특별출연을 위해 난생처음 머리를 길렀다는 이종석은 짙은 남성의 향기를 풍기며 등장했고, 보여준 적 없던 무게감을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정재, 김하늘, 김해숙, 이경영, 유준상 / 신과함께-죄와 벌 (2017) & 신과함께-인과 연 (2018)
쌍천만 영화 [신과함께]에는 내로라하는 톱배우들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무엇보다 특수한 분장을 한 채 신 역할을 소화한 배우들이 인상적이다. 이정재는 지옥의 왕인 염라대왕으로 분해 근엄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해숙은 삶을 낭비하며 살아가는 자를 벌하는 나태지옥의 재판관 초강대왕으로, 이경영은 불의 지옥의 재판관인 오관대왕으로, 김하늘은 배신지옥의 재판관이자 특출난 미모를 자랑하는 송제대왕으로 등장한다. 이외에도 김자홍의 동료 소방관 유준상, 고양이 주인 김수로, 저승차사 김민종이 짧은 등장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황정민, 주지훈, 김남길, 이성민, 박성웅, 조우진 / 헌트 (2022)
2022년 개봉한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는 특히 특별출연 라인업이 화려한 작품이다. 우선 김남길, 박성웅, 조우진, 주지훈은 해외팀 요원으로 한꺼번에 등장하는데, 자칫 관객의 몰입이 깨질 수 있어 한꺼번에 몰아넣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에서도 김남길은 분장에 상당히 공을 들여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이외에도 이성민이 정보원으로, 황정민이 북한에서 귀순한 공군 파일럿으로 등장한다. 이정재와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의 의리가 빛나는 작품으로, 구석구석 침투해 있는 숨은 배우들을 찾는 재미가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