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곰솔이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 때론 짜릿한 긴장감까지 안겨주는 배우가 있다. [범죄도시]에서 중국 국적의 범죄 조직원 ‘위성락’으로 관객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안겨주었다가도, [카운트]를 통해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고등학교 체육 선생 ‘박시헌’으로 뭉클한 감정도 선사하는 배우 진선규가 바로 그러한 배우다. 진선규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단역으로 출연해 오던 중, [범죄도시]를 통해 얼굴을 알리면서 꾸준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이다.

오늘은 영화 [달짝지근해: 7510]에서 유해진이 근무하는 제과회사의 사장 아들로 출연, 치명적인 매력에 자아도취 하는 인물로 변신한 배우 진선규가 관객들에게 선보인 대표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그 영화들을 정리한다.

[범죄도시](2017) ‘위성락’ 역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청불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680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배우 진선규는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리는 것에 성공했다. 영화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의 2인자로 등장, 관객들에게 신선한 얼굴로 비췄기 때문이다. [범죄도시]는 하얼빈에서 넘어와 도시 일대를 휘어잡으며 최강자로 급부상하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신흥범죄조직의 보스 ‘장첸’과 그의 일당을 잡으려는 괴물형사 ‘마석도’와 강력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진선규는 흑룡파의 조직원이자, 두목 ‘장첸’의 오른팔로서 행동대장의 포지션 ‘위성락’으로 출연했다. 칼과 도끼와 같은 다양한 무기를 이용해 폭력을 선사하며, 타겟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공격하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섬뜩한 분위기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마석도’ 마동석과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액션과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위성락’이라는 캐릭터이자, 이를 연기한 배우 진선규를 알리는 데에 성공했다. 더불어 [범죄도시]를 통해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기까지 했다.

[극한직업](2019) ‘마봉팔’ 역

CJ ENM

1,626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역대 영화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린 영화 [극한직업]에도 진선규의 존재감이 독보적이었다. 코미디 장르의 영화에서 사건, 사고를 담당하는 캐릭터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를 맞이한 마약반이 국제범죄조직을 체포하기 위해 잠복 수사를 계획, 조직의 아지트 앞 치킨집을 인수해 위장 창업했으나 맛집으로 소문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진선규는 마약반의 절대 미각으로 치킨집의 요리를 담당하게 된 ‘마봉팔’로 등장했다. 의도치 않게 꽤 괜찮은 치킨을 만들어 잠복수사를 맛집 운영으로 바꾸게 한 장본인이다. 수사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캐릭터로서 웃음과 액션 모두 확실하게 선보이는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범죄도시]에서 보여주었던 중국어 연기를 다른 버전으로 소화하는 것도 포인트. 그만큼 완성도 높은 캐릭터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서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2019) ‘조광춘’ 역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진선규는 자신을 세상에 알린 영화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과 두 번 재회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이다. [범죄도시]에 이어서 이번에도 빌런으로 등장했으나, 기존에 보여주지 않은 수트핏 인상적인 캐릭터를 선보였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버스 추락 사고에서 시민을 구해 목포 영웅으로 떠오른 조직 보스 출신의 ‘장세출’이 국회위원에 출마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진선규는 ‘장세출’의 라이벌 조직 보스로 싸움과 의리, 외모까지 모든 것이 그에게 밀린다는 것에 약간의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는 ‘조광춘’을 연기했다. 때론 건달들을 이끄는 보스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도 때때로 허당미를 빚어내며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덕분에 내용상으로는 주인공을 위협하는 빌런이지만, 정형화된 캐릭터가 아닌 인간미 넘치는 악역으로 등장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었다.

[암전](2019) ‘김재현’ 역

TCO(주)더콘텐츠온

진선규는 공포 영화 [암전]에 출연해 연기 변신을 선보이기도 했다. [암전]은 8년째 공포영화를 준비하던 신인 감독 ‘미정’이 지나친 잔혹함으로 상영이 금지된 영화 ‘암전’에 대해 듣고, 해당 영화의 감독 ‘재현’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진선규는 극중 영화 ‘암전’을 만들어 낸 감독이자, 해당 작품을 찾아내려는 ‘미정’을 저지하려는 ‘김재현’ 역을 맡았다. 끔찍한 수위의 영화를 제작한 사람으로서,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해당 영화에 관심을 두는 ‘미정’을 위협하며, 관객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진선규 배우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유독 다른 장르와 분위기를 자랑하는 캐릭터이자, 독보적인 비중으로 출연한 영화 중 하나다.

[승리호](2021) ‘타이거 박’ 역

넷플릭스

진선규는 넷플릭스에서 많은 화제를 모은 영화 [승리호]의 주연으로도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난 바 있다. [승리호]는 공개 후 28일간 전 세계 2,600만 이상의 구독 가구가 감상한 것으로 책정, 당시에 가장 많은 구독자가 감상한 한국 콘텐츠로 자리했다. [승리호]는 2092년, 사고 우주정을 수거한 ‘승리호’의 선원들이 그 안에 숨어있었던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도로시’를 거액의 돈과 거래하려는 계획을 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진선규는 지구에서 마약 밀매 조직의 두목이었으나, 이제는 ‘승리호’의 기관사인 ‘타이거 박’을 연기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의 인물들 사이에서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을 지닌 캐릭터로 카리스마와 따스함, 동시에 유머감각까지 모두 보여줬다. 무엇보다 온몸을 뒤덮는 문신에 드레드록스까지, 진선규가 연기한 캐릭터 중에서 가장 튀는 스타일링을 내비쳤다.

[공조2: 인터내셔날](2022) ‘장명준’ 역

CJ ENM

악역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알려진 배우라 그럴까? 진선규의 필모그래피에는 악역 캐릭터가 꾸준히 있다. 유해진과 현빈이 주연을 맡은 ‘[공조 2: 인터내셔날]에선 조직을 이끄는 빌런으로 강렬하게 등장했다. [공조2: 인터내셔날]은 남한으로 숨어든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새로운 공조 수사에 투입된 북한 형사 ‘림철령’과 광수대 복귀를 위해 모두가 기피하는 파트너를 자처한 ‘강진태’, 그리고 FBI 소속의 ‘잭’이 함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진선규는 북한 출신으로 마약 밀매 조직의 리더로 활동하며 남한으로 숨어든 ‘장명준’ 역을 맡았다. 북한에서 미국으로, 다시 남한으로 넘어오면서 해당 조직의 힘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영화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성무엇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조직 보스로서 임팩트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액션의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 것은 덤이다.

[카운트](2023) ‘박시헌’ 역

CJ ENM

진선규는 단독 주연 영화로도 얼마 전 관객을 만났다. 자기 고향인 진해가 배경이면서, 동시에 배우 이전에 꿈꿨던 체육 교사가 직업인, 심지어 10년 가까이 해왔던 복싱과 관련된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카운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카운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이던 ‘시헌’이 승부 조작으로 인해 기권패를 당한 ‘윤우’를 목격하게 되면서 복싱부를 만들기로 결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진선규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고등학교 선생이었으나, 승부조작의 폐해로 패배를 경험한 학생을 발견하며 복싱부 개설을 결심하게 되는 ‘시헌’을 연기했다. 진선규는 복싱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는 체육복 스타일링으로 꾸밈없고 담백한 캐릭터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아내로 등장하는 오나라와 학교의 교장선생님으로 등장하는 고창석과 좋은 케미를 선보이며, 극의 웃음과 감동을 건넸다. [카운트] 기자회견 때 첫 단독 주연 영화로 부담감이 컸음을 토로하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이 같은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을 정도로 영화에서 진심 어린 연기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