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콘텐츠지오

2023년 추석 연휴 하반기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일제히 개봉한다. 영화 [1947 보스톤]도 이들 영화 중의 하나로 가장 먼저 시사회를 통해 언론과 관객에게 공개되었다. 개봉을 2주나 앞두고 공개된 시사회는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더해 사전 입소문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함일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이 성공을 거둬 이번 연휴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영화 [1947 보스톤]을 살펴보자!

이 작품은 [태극기 휘날리며], [쉬리] 이후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웰메이드 대작 영화이다. 영화는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기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역사적 사실이 뒷받침된 탄탄한 스토리가 장점이지만 중요한 사실들이 많아 한편의 영화로 다 담기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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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영화 [1947 보스톤]은 전반부의 드라마와 후반부의 마라톤 경기를 모두 잡으려고 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진다. 일제강점기 베를린 올림픽에 참전한 비운의 선수 ‘손기정’ 선수와 광복 이후 미군정시대의 ‘서윤복’의 상황 설명에 할애한 전반부의 드라마는 진부한 연출로 그 힘을 잃었다. 어쭙잖은 국뽕과 신파는 이제 관객들에게 어필하지 못한다. 

그러나 후반부에 펼쳐진 마라톤 경기는 긴박하게 진행되는 해설 중계와 다양한 카메라 기법은 스포츠 경기의 역동성을 충실히 담아냈다. 특히,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서윤복의 숨소리만으로 채워진 몇 초는 관객들로 하여금 선수와 혼연일체 되어 마라톤을 뛰고 있는 듯한 가슴 벅찬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지점이 스포츠 영화로 집중했으면 좀 더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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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서윤복’ 선수가 뛰는 보스톤 마라톤 경기이다. 배우 임시완은 실존 인물인 ‘서윤복’을 연기하기 위해 식단 조절과 전문적인 마라톤 훈련으로 체지방 6%인 마라토너로서의 체형과 경기 모습을 완성하였다. 임시완은 이 영화를 통해 마라톤의 매력에 눈을 떠 현재도 마라톤을 취미로 즐기고 있다고 한다. 

배우 임시완의 혼신의 연기는 마지막 마라톤 경기에서 빛을 발하며 몰입도 높은 스포츠 영화의 묘미를 잘 살렸다. 특히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은 배우의 증폭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코끝 찡한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 [1947 보스톤]은 잘 짜여진 스토리보다는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와 짜릿한 스포츠 영화로서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영화이다. 올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실존 인물인 스포츠 영웅들의 열정과 희생을 생각하며 마라톤 경기의 재미와 역사적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