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 부진하다?’라는 이야기가 나온 게 이젠 한 두 해가 아닌 것 같다. 그만큼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부진은 계속되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과와 만족을 준 작품이 드물다. 그럼에도 2024년 MCU의 행보가 기대되는 것은, 마블은 물론, 디즈니에 인수된 20세기 폭스 마블 영화의 모든 에너지가 집약된 [데드풀 3]가 출격을 앞뒀기 때문이다.

[데드풀 3]에 기대감의 원기옥을 모으는 것은 이 작품의 재미만은 아닐 것이다. 페이즈 4부터 나왔던 멀티버스의 세계관을 보다 넓혀가고, 20세기 폭스에서 만든 마블 영화와 융합하거나 리부트를 진행할 것이라는 이유가 더 크다. 이 중심에 [데드풀 3]가 있기에 관심은 폭발적이다. 그래서 개봉까지 이제 일년 밖에 남지 않은 [데드풀 3]의 지금까지 루머와 정보를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해 본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의 만남, 살아있는데?

[데드풀 3]가 가장 기대되는 점은 ‘데드풀’과 ‘울버린’이 만났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이 같이 출연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두 배우는 이 영화 이전부터 할리우드 절친으로 유명하다. 장난스럽게 서로를 디스하고, 상대가 출연한 CF의 밈을 이용하는 등 진찐 포스를 많이 보여줬다. 진지할 때는 또 진지했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로건]을 통해 울버린에서 은퇴하는 휴 잭맨에게 아쉽다는 말도 전하는 등 좋은 관계를 이어갔다.

그러던 2022년 9월, 라이언 레이놀즈의 SNS를 통해 [데드풀 3]에 휴 잭맨이 참여한다는 초특급 소식이 들렸다. 다시 한번 울버린 역으로 돌아올 휴 잭맨과 라이언 레이놀즈의 케미에 기대감이 높아졌다. 잠시라도 수다를 떨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데드풀과 과묵하고 심각한 울버린의 만남, 이 잘못된 만남(?)이 어떤 시너지로 다가올지 영화 개봉일이 벌써 기다려진다.

두 주인공과 숀 레비 감독의 인연

[데드풀 3]의 감독은 숀 레비가 맡았다. 그는 [박물관이 살아있다]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할리우드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감독이다. 최근 라이언 레이놀즈와 함께 다수의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프리 가이] [애덤 프로젝트] 등을 통해 좋은 시너지를 보여줬고, 그 결과 [데드풀 3]에도 함께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이번 작품에 출연한 ‘울버린’ 휴 잭맨과도 인연이 있다는 것. 박진감 넘치는 로봇 복싱의 재미와 가족애의 감동을 건넨 [리얼 스틸]에서 감독과 주연으로 같이했다. 두 배우와 작업할 때 좋은 결과를 냈던 숀 레비 감독, 이번에도 그 역량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디즈니 마블 영화 최초의 R등급?

[데드풀 3]는 디즈니가 20세기 폭스를 인수한 이후 제작되는 첫 번째 [데드풀] 시리즈다. 이 덕분에 데드풀이 MCU에서 마음껏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디즈니의 제작 방향상 R등급 영화가 가능할까라는 걱정도 많았다. [데드풀] 시리즈는 시원시원한 사지절단(?) 액션과 섹드립, 화장실유머가 쉴 새 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런 걱정은 기우에 그칠 듯하다. [데드풀 3]의 제작진은 이번 작품 역시 기존 시리즈처럼 라이언 레이놀즈의 거침없는 입담과 수위 조절 없는 액션들이 대거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데드풀의 개성을 최대한 유지하며, MCU에 자연스럽게 편성되는 것인 이번 작품의 목적. 적어도 등급 문제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듯하다.

메인 스토리는?

아직 제작 중인 작품이라 스토리의 루머 역시 상당히 많다. 이중 [로키]시리즈에 등장한 TVA(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간대를 관리하는 집단)를 통해 데드풀과 로건이 다른 시간대에 가서 벌어지는 과정이 가장 유력하다. 영화의 시작도 [데드풀 2]의 쿠키 영상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케이블에게 시간 이동 장치를 받은 데드풀이 여러 세계에 가면서 울버린을 만나고 함께 모험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로건은 20세기 폭스가 제작한 [엑스맨]의 시간대에 들어가 다른 동료를 만나고, 정해진 운명을 바꾸려고 한다. 이에 데드풀과 로건의 뒤쫓는 누군가가 등장하며, 멀티버스의 미래를 바꿀 엄청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 지금까지 나온 루머 중 가장 유력한 스토리다. 만약 이것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야말로 MCU 세계관의 역대급 변화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20세기 폭스 마블 영화(엑스맨, 판타스틱 4, 데어데블 등)와 [로키] [닥터 스트레인지 2] 등 멀티버스를 주로 다뤘던 MCU 작품의 기본 예습이 철저하게 필요할 듯하다.

20세기 폭스 제작 마블 영화의 운명은?

[데드풀 3]은 MCU와 20세기 폭스 제작 마블 영화에 여러모로 큰 전환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먼저 20세기 폭스에서 제작된 마블 영화 중 이렇다할 리부트 없이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는 최초의 작품이며, 그만큼 폭스 마블 영화의 MCU 입성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루머에 의하면 데드풀은 ‘울버린’ 로건을 만나면서 그가 속했던 [20세기 폭스 엑스맨 유니버스]의 여러 사건들을 만난다고 한다. 이에 자연스럽게 [엑스맨] 시리즈를 또 다른 멀티버스로 설정하거나, 여기 등장한 괜찮은 캐릭터를 MCU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보여줄 듯하다. 굉장히 흥미로우면서도 어려운 작업이 될 듯한 이번 편의 설정, [데드풀] 시리즈의 재미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설득력 있게 MCU와 ‘20세기 폭스 마블 유니버스’를 결합할지 궁금하다.

역대급 까메오 출연 예정

20세기 폭스 마블 영화를 총망라할 예정이라 까메오도 역대급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엑스맨] 시리즈의 터줏대감인 스톰 역의 할리 베리, 진 그레이 역의 팜케 얀센, 사이클롭스 역의 제임스 마스던 등이 출연할 것이라고 하며, [판타스틱 4]의 인비저블 우먼 역을 맡은 제시카 알바와 휴먼 토치 역을 맡은 크리스 에반스가 등장한다는 루머도 있다. 특히 크리스 에반스는 MCU의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았기에, 멀티버스의 재미를 누구보다 더 배가시킬 듯하다.

여러 차례 계획은 있었지만 결국 제작하지 못한 [갬빗]의 채닝 테이텀도 얼굴을 비출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채닝 테이텀은 [데드풀 3]이후 MCU의 갬빗으로 나올 수 있다는 루머도 돌고 있다. [데어데블]의 벤 에플렉 역시 섭외를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신 이 시리즈에서 엘렉트라 역을 맡은 제니퍼 가너가 출연한다는 이야기도 돈다. 최근에는 [해리 포터]의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데드풀 3]에 출연한다는 소문이 돌며 기대감을 더한다. 그가 무슨 역할로 등장할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외에도 20세기 폭스에서 제작한, 혹은 제작 예정이었던 마블 영화 캐릭터들이 더 출연해 멀티버스의 난장판을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