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대한민국의 현대사의 흐름을 바꿔놓았던 그날이 최초로 영화화되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저녁부터 13일 새벽까지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 세력과 이에 맞서는 이들의 치열했던 9시간을 조명한다. [아수라] [태양은 없다] [비트]의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 다양한 연기파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관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성수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고3 때 들었던 총성 소리와 목격한 총격전의 기억이 오랫동안 숨겨진 한국 현대사의 운명적인 전환점이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감독은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라는 의문이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렇듯 영화는 그날의 치열하고 긴박했던 순간으로 관객을 끌어들여 역사적인 사건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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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많은 허구를 가미해 제작된 영화이지만 당시의 인물이 연상되는 중 인물의 이름이나 모습, 기록에 남아있는 실제 사건들이 그날이 우리 역사에 얼마나 큰 전환점이 되었는지를 관객에게 충분히 전달한다. 특히, 일촉즉발의 9시간을 스크린에 옮기며 사건의 흐름을 시간대별로 촘촘하게 보여주며 관객의 몰입도를 올리며 속도감 있는 전개로 흥미를 배가 시킨다.

이렇듯 촘촘하게 이어지는 서사로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들도 스토리와 캐릭터에 쉽게 몰입하여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으며, 12.12 군사 반란을 기억하는 중장년층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반란군과 진압군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리듬감 있게 구성되어 신선한 느낌과 긴장감을 건네며 당시를 회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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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을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만든 것은 감독의 연출에 더해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강렬한 이미지로 파격적 변신을 보여준 황정민은 권력 찬탈을 위해 군사 반란을 일으키는 전두광역을 맡아 탐욕의 아이콘인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낸다. 전두광을 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반란군에 맞서는 진압군의 대표적 인물인 이태신 역에는 정우성이 군인의 위엄과 카리스마를 진정성 있게 표현한다.

이외에도 군사 반란의 도화선이 된 육군 참모총장 정상호 역의 이성민, 전두광의 친구이자 반란의 동조자 노태건 역의 박해준, 이태신을 도와 반란군을 막는 인물인 헌병감 김준엽 역의 김성균 등은 탁월한 연기력으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잘 살려 관객들을 몰입하게 하는 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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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를 통해 먼저 만나 본 [서울의 봄]은 민주화의 기대감이 처참히 무너지는 긴박하고 가슴 아픈 순간을 훌륭히 담아냈다. 역사적 사건에 감독의 상상력이 더해져 실화의 리얼리티에 영화적 재미가 가미되어 시대극임에도 관객들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연기력 만렙의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력이 완벽한 시너지를 발산하고 리얼리티를 반영한 감독의 현장감 넘치는 연출력은 [서울의 봄]을 2023년 겨울을 뜨겁게 달굴 기대작으로 만든다. 모쪼록 이 영화를 통해 가슴 아팠던 우리의 역사를 오롯이 느끼며, 지금의 우리를 반추하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