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는 여름과 명절 다음으로 극장가 최대 대목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올해 한국영화는 유난히 부진했다. 화제작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흥행성적을 거뒀고, 영화팬들의 반응도 시큰둥했다.  한국영화에게 겨울처럼 추웠던 2023년, 그 부진을 끝내고 다시 봄을 가져올 작품들은 언제 나올까? 그런 가운데 올 연말-연시 극장가에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한국영화 3편이 관객과 만남을 준비 중이다. 이들 작품의 면모를 현재까지 기대요소와 분위기를 바탕으로 미리 살펴본다.

서울의 봄 – 기세! 한국영화의 봄은 이 영화로….

이미지: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연말 기대작 중 [서울의 봄]이 11월 22일 개봉하며 가장 먼저 그 포문을 연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 세력과 이에 맞서는 이들의 치열했던 9시간을 조명한다. [아수라] [태양은 없다] [비트]의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 다양한 연기파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관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한 입소문도 좋다. 한 마디로 기세를 탔다.

감독의 현장감 넘치는 연출력과 연기력 만렙의 베테랑 배우들이 완벽한 시너지를 발산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황정민은 권력 찬탈을 위해 군사 반란을 일으키는 탐욕의 아이콘인 전두광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전두광을 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압군의 이태신 역에는 정우성이 군인의 위엄과 카리스마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며,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전한다.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허구를 가미해 제작된 영화이지만 그날이 우리 역사에 얼마나 큰 파장을 던졌는지 관객에게 충분히 전달한다. 촘촘하게 이어지는 서사로 스토리와 캐릭터에 쉽게 몰입하여 당시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도 의미 있게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서울의 봄]이 오랜 한국영화의 부진을 타계할 첫 타자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노량: 죽음의 바다 – 굳히기! 흥행불패로 이순신 3부작 마무리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노량: 죽음의 바다]가 [명량],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한다. 영화는 1598년, 노량 해협의 겨울 바다에서 살아서 돌아가려는 왜와 전쟁을 완전히 끝내려는 조선의 난전,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압도적인 스케일로 그려낸다. 조선, 왜 그리고 명나라까지 합류해 총 약 1,000여 척이 싸운 역사적 해전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과 전쟁의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더해 그동안 보지 못한 해상전투극을 완성했다.

영화는 ‘죽음의 바다’라는 부제가 설명하듯 충무공 이순신의 죽음까지를 다룬다. 분위기는 이전 작품들보다 더욱 장엄하며, 모든 전쟁을 마무리하는 고뇌가 담긴 것이 차별점이다. 이순신 역으로 분한 김윤석은 최후의 전투를 앞둔 장군의 이면의 모습을 보여주며, 장엄한 승리의 쾌감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12월 20일 개봉하며, 이로써 지난 10년 간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를 향해 달려온 김한민 감독과 스탭들의 대장정도 함께 막을 내린다. 그 끝이 흥행불패로 남길 다들 바랄 것이다.

외계+인 2부 – 역전! 1부의 실패는 2부의 성공을 위한 추진력이 될까?

이미지: CJ ENM

2024년 1월에 선보일 [외계+인 2부]는 냉정하게 말해 앞의 두 편보다 분위기는 좋지 못하다. 1부가 150만 관객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동안 2부가 개봉하지 못한다, OTT로 독점 공개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극장 개봉을 확정하며 역전을 꿈꾸고 있다.

일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1부가 다소 난해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넷플릭스, 티빙 등 OTT에서 공개되며 시청 순위 1위를 찍었고,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도 많았다. 특히 출연진 대부분이 1부보다 2부가 더 재미있다고 말할 정도로 작품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부의 스토리 라인 역시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편의 떡밥들이 풀어지고, 반전 같은 서사도 있는 듯하다. 시대를 고려에서 현대로 옮겨가며 박진감 넘치는 볼 거리도 예고한다.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등 전작의 화려한 캐스팅이 그대로인 가운데 이야기꾼 최동훈 감독의 실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될 예정이다. 1편의 실패로 2편의 흥행 부담이 상당하지만, 좋은 완성도로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입소문만 일으킬 수 있다면 분명 역전의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