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코믹스 칼럼니스트

쌍둥이라는 존재는 창작물에서 흔하게 써먹는 소재이다. 왠지 뭔가 말하지 않아도 텔레파시가 통하고 척척 손발이 맞을 것 같다는 환상(?) 때문인데, 당연히 슈퍼히어로 장르에도 생각보다 꽤 흔한 편이다. 일단 MCU에서도 볼 수 있었던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슈퍼히어로 뿐만이 아니라 도르마무 같은 슈퍼빌런들 중에도 여럿 있다. 또한, 어쩐 일인지 모르겠지만 마블과 DC를 가리지 않고 스피드 계열 능력자들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DC

플래시 가문의 쌍둥이들

월리 웨스트와 쌍둥이 / 이미지: DC

플래시들에겐 유독 쌍둥이가 흔하다. 플래시 배리 앨런에게도 코발트 블루라는 이름의 슈퍼빌런이 된 쌍둥이 형이 있으며, 훗날 태어나게 될 배리의 자식도 토네이도 트윈스라는 이름의 히어로가 된 남녀 이란성 쌍둥이다. 배리의 후계자인 월리 웨스트도 한국계인 린다 박과 결혼해서 남녀 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는데, 역시 특별한 능력을 타고 났다. 딸인 아이리는 아버지처럼 빠른 스피드 능력자로, 아직 어리지만 당차고 모험심이 많은 성격이라 가족이나 친구의 위기의 순간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플래시 패밀리의 일원임을 입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얌전한 남자아이인 제이의 경우엔 스피드가 아닌 힘이 강화되었다. 그렇지만 월리나 아이리가 초스피드를 낼 때 덩달아 함께 움직일 수 있다. 

원더 트윈스 

이미지: DC

1970년대의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슈퍼특공대]에서 처음 등장한 원더 트윈스는 엑소르 행성에서 온 쌍둥이남매이다. 이들의 기본적인 설정은 코믹스로 이식되었고, 현재는 쌍둥이의 아버지가 슈퍼맨과 친구라서 지구에 맡겨진 것으로 되어 있다. 이들은 서로 주먹을 맞대야만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남자아이인 잰은 물로 변할 수 있고 여자아이인 제이나는 어떤 동물로든지 변신할 수 있다. 우주원숭이 글릭과 함께, 저스티스 리그의 본부이자 박물관인 정의의 전당을 관리하며 지내고 있다.

슈퍼 트윈스

이미지: DC

오토-라와 오술-라 남매는 크립톤인의 한 갈래인 팰로시아 종족 출신으로, 전쟁광 몽굴에게 고향이 정복되어 검투사 노예로서 비참한 삶을 보내고 있었다. 이들은 몽굴의 원수인 슈퍼맨을 몰래 숭배하고 있었는데, 진짜로 슈퍼맨이 찾아와 몽굴을 몰아내고 노예들을 해방시켜주었다. 고아인 남매는 슈퍼맨을 따라 지구로 와서, 슈퍼맨과 로이스 레인의 양자가 되었고, 언론에 의해 “슈퍼 트윈스”라고 불리게 되었다. 뿌리가 같으므로 남매가 모두 슈퍼맨과 동일한 능력을 사용하며, 오술-라의 경우엔 고대 신 올그룬의 불을 소환할 수 있다. 여자인 오토-라가 보다 더 공격적인 성향으로, 오술-라를 돌보는 포지션이다.

원더우먼의 쌍둥이 형제

이미지: DC

원더우먼조차도 쌍둥이였다. 아마존 여왕 히폴리타가 제우스와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원더우먼 혼자가 아닌 남녀쌍둥이였다. 헤라 여신의 질투심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이를 숨겨야 했지만 아마존 사이에서 남자아이를 키울 수는 없었기에, 아르고호 선원 중 한 명인 글라우코스에게 맡아서 키워달라고 부탁해야 했다. 훗날, ‘제이슨’이란 이름으로 장성한 그는 원더우먼과 만났지만, 처음엔 어부가 되어 평범하게 살아가는 자신과 달리 잘 나가는 자신의 누이에게 질투를 느꼈다. 그래서 다크사이드의 편에 서서 원더우먼을 배신했지만, 아버지 제우스가 죽임을 당하자 후회하고 원더우먼에게로 돌아갔다. 신의 아들답게 원더우먼처럼 강력함을 물론이고, 한 번에 한 가지씩 그리스 신들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제우스의 갑옷을 입고 싸운다.

세계 각국의 슈퍼 쌍둥이

프랑스의 크림슨 폭스 쌍둥이 / 이미지: DC

프랑스에는 저스티스 리그의 멤버였던 크림슨 폭스라는 자경단원이 있다. 그 정체는 레브종 화장품사의 CEO인 다라미스 쌍둥이로, 둘이서 2인 1역을 하며 사업과 모험, 두 가지를 해내고 있다. 예를 들어 비비앙이 사업가로서 일하는 동안엔 일란성 쌍둥이인 콩스탕스가 크림슨 폭스로서 범죄를 처벌하고 다니는 것이다. 과테말라의 마스와 메노스 쌍둥이는 서로 접촉하면 초스피드로 이동할 수 있다. 틴 타이탄스 멤버이기도 했던 이들은 원래 [틴 타이탄] TV 애니메이션에서 처음 등장했다. 베트남에선 샴 쌍둥이로 태어난 간과 타비스 형제가 있는데, 고대 의식을 통해 분리된 이들은 각각 천둥과 번개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썬더와 라이트닝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으로 건너온 둘은 틴 타이탄스와 함께 활동했다.

마블

엑스맨의 쌍둥이

노스스타와 오로라 / 이미지: 마블

뮤턴트 종족에서도 쌍둥이의 존재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당장 엑스맨을 창설한 자비에 교수부터 카산드라 노바라는 쌍둥이가 있고, 사일록에서 캡틴 브리튼이 된 벳시 브래독은 원조 캡틴 브리튼이었던 영국의 수호자 브라이언 브래독과 쌍둥이이다. 그래도 뮤턴트 가운데 가장 쌍둥이 관계가 부각된 이들은 캐나다의 슈퍼히어로 노스스타와 오로라 남매일 것이다. 스키선수였던 노스스타는 초스피드로 비행할 수 있으며, 다중인격 문제를 겪는 오로라는 빛의 힘을 발휘한다. 두 사람은 캐나다의 슈퍼 팀인 알파 플라이트의 원년 멤버로 오래 활동해왔으며, 엑스맨에서도 활동했다. 노스스타와 달리 오로라는 엑스맨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들과 함께 한 기간은 길지 않다.

러시아의 슈퍼 쌍둥이

이미지: 마블

러시아 핵물리학자의 쌍둥이 자녀는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뮤턴트였다. 아들 니콜라이는 모든 운동에너지와 중력 에너지, 전자기 에너지를 물리치는 힘을 가졌고, 딸 라이니아는 어둠의 차원에서 온 힘 다크포스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들은 각각 뱅가드와 다크스타라는 이름으로 러시아의 슈퍼 요원이 되었으나, 악인이 되어버린 아버지를 없애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정부에 대항했다. 남매는 미국으로 망명했으나 결국 러시아로 돌아갔고, 여전히 러시아 정부의 슈퍼요원으로서 일하고 있다.

영 어벤저스의 쌍둥이

이미지: 마블

마블에서 가장 유명한 쌍둥이라 하면 역시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일 것이다. 스칼렛 위치가 비전과의 사이에서 낳은 쌍둥이 아들들은 악마에 의해 지워졌다가 각기 다른 집안에서 다시 태어났다. 빌리는 스칼렛 위치를 만난 뒤에 마법 능력이 개화했고, 이후 영 어벤저스 팀과 함께 자신과 얼굴이 꼭 닮은 초스피드를 지닌 토미라는 소년을 구출했다. 마치 스칼렛 위치와 퀵실버 같은 능력을 가진 이들은 실제로 스칼렛 위치와 만난 뒤에 자신들의 출생의 비밀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