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보면 엑스맨을 사냥하는 거대 로봇 ‘센티넬’이 등장하여 엑스맨을 전멸의 위기로 몰아넣는다. 센티넬은 돌연변이 X 유전자를 감지하는 대단한 기술이 적용되어 주변의 돌연변이들을 찾아내 생포 또는 사살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영화에 따르면  올해는 이 센티넬이 만들어진지 5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하는데, 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센티넬 로봇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영화 속의 센티넬

센티넬의 역사

이미지: 20세기 폭스

1973년에 돌연변이가 인류를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볼리바 트라스크라는 사람이 자신의 회사인 트라스크 인더스트리를 통해 제작한 것이다. 트라스크는 센티넬을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돌연변이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고, 그 때문에 파리 평화 협정에서 미스틱에 의해 살해되었다. 뮤턴트를 구하려던 미스틱의 시도가 트라스크를 순교자로 만들면서 오히려 전 세계적인 반돌연변이 운동의 광풍이 불고, 각국이 서둘러 센티넬을 도입하게 만들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인도, 영국의 주문으로 인해 트라스크 인더스트리는 만 대에 가까운 수량의 센티넬을 생산했다. 50년이 지난 2023년, 센티넬은 곳곳에서 전쟁을 벌여 지구를 폐허로 만들고 돌연변이 종족을 멸종 위기에 몰렸다. 결국, 울버린이 키티 프라이드의 능력으로 인해 1973년의 과거로 돌아가, 미스틱의 암살을 막고 센티넬 프로그램을 파기시키면서 역사를 바꿀 수 있었다. 이후, 엑스맨은 폐기된 센티넬의 초기 모델을 훈련용으로 사용했다. 

센티넬의 성능

센티넬 마크 10 이미지: 20세기 폭스

최초 모델인 마크 1은 키 약 5.5m에 무게 약 2200kg이며, 돌연변이 유전자를 탐지하는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디스토피아가 된 2023년의 마크 10은 잠재적으로 돌연변이 자손을 낳을 가능성이 있는 인간의 유전자까지 알아낼 수 있을 정도로 더욱 개량되었다. 또한 거대 로봇답게 강철의 콜로서스를 반으로 찢을 수 있는 엄청난 힘과 빠른 속도의 움직임, 각종 에너지 광선 등의 무기들을 갖췄다. 가장 큰 특징은 마주친 돌연변이의 능력을 흡수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앞서 트라스크를 암살하고 붙잡힌 미스틱의 변신능력과 또 다른 포로였던 로그의 흡수 및 모방능력을 적용한 결과이다. 
 

코믹스 속의 센티넬

센티넬의 역사

영화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서는 코믹스 버전과 흡사한 모양새의 센티넬이 등장했다. 이미지: 마블 코믹스

영화처럼 트라스크가 처음 개발한 것은 똑같지만 센티넬의 위험성을 알아차린 트라스크 본인이 엑스맨을 도와 최초의 모델을 직접 폭파시켰다. 또한 트라스크 인더스트리에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센티넬을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인 마스터 몰드를 통해 생산한다. 트라스크와 그 뒤를 이어 센티넬을 개발했던 아들이 모두 사망한 후, 센티넬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에게로 넘어간 뒤 여러 형태와 변형을 거치며 이어져오고 있다. 

인간과의 혼종

이미지: 마블 코믹스

코믹스 버전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는 미래에 ‘님로드’라는 이름의 센티넬들이 존재한다. 순간이동 기능까지 갖춘 이중 하나가 과거로 와서 반돌연변이주의자들과 함께 손을 잡고 행동했는데, 결국엔 마스터 몰드에게 시스템이 흡수되어 ‘바스티언’이라는 새로운 개체로 재탄생했다. 바스티언은 인간과 센티넬의 혼종으로서, 센티넬 당시의 기억이 전혀 없이 한 여성에게 입양되어 세바스천 길버티라는 이름으로 미국 국민이 되었다. 그러나 점점 미국 내의 돌연변이 문제에 대해 듣기 시작한 그는 반돌연변이 단체에 합류했다. 착실하게 돌연변이 차별주의자로 성장한 바스티언은 국제 돌연변이 처리부대를 창설하고 돌연변이들을 잡아 가두는 정책을 주도했다. 이때 여러 엑스맨이 그가 가동시킨 센티넬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하지만, 금도를 넘은 이 정책은 결국 폐지되었다.   

토니 스타크가 만든 센티넬

이미지: 마블 코믹스

레드 스컬은 텔레파시로 토니 스타크를 조종해서 그가 알고 있는 다양한 슈퍼히어로에 대한 지식을 사용해 센티넬을 설계했다. 이 스타크 센티넬은 돌연변이가 아닌 슈퍼히어로를 공격하는 무기라는 점이 다른 센티넬과는 다른 점이다. 재미있게도 슈퍼빌런에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쓰러뜨린 슈퍼히어로들을 핌 입자를 사용해 체내에 감금하는 기능도 갖췄는데, 레드 스컬이 패배한 후에 파괴되었다. 훗날, 돌연변이 혐오주의자인 사업가 페이롱은 토니 스타크의 회사인 스타크 언리미티드를 적대적으로 인수하고, 아이언맨 슈트 기술을 사용해 돌연변이를 제거하는 목적의 센티넬을 다시 만들었다.   

캐나다의 센티넬

이미지: 마블 코믹스

세계적으로 돌연변이를 국가 및 인류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는 현상이 확산하면서 캐나다 정부도 이에 동참했다. 이들은 자국의 슈퍼히어로 팀인 알파 플라이트와 함께 활동하기 위한 새로운 센티넬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알파 플라이트의 멤버였던 박스의 로봇 기술을 응용한 것으로, 고인이 된 박스의 아들이 개발에 참여하여 스타크 센티넬보다 작은 크기의 박스 센티넬을 만들었다. 크기를 줄여 더 빠르게 추적할 수 있으며 가동으로 인한 부수적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알파 플라이트는 비밀리에 돌연변이들을 보호하고 있었으므로, 서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센티넬

오메가 센티넬 이미지: 마블 코믹스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센티넬은 다양한 버전으로 자주 나타났다. 로키는 세 대의 센티넬을 합쳐 세 개의 얼굴과 여섯 개의 팔을 가진 삼두육비의 트라이 센티넬을 만들었다. 인간을 대량학살하기 위해 조종했지만 스파이더맨에 의해 파괴되었다. 나노 기술을 적용하여 몸속에 주입한 나노장치가 활성화하면 인간이 센티넬로 변하는 오메가 센티넬도 등장했다. 이들 중 카리마 샤판다르라는 이름의 인도 경찰은 엑스맨의 일원이 되기도 했다. 

정부가 자가 복제하는 기능을 개발하려 만들었다 버려진 센티넬 시설을 발견한 카산드라 노바(찰스 자비에 교수의 쌍둥이)는 센티넬들을 가동시켜 매그니토가 다스리던 돌연변이 국가인 제노샤를 파괴하고 주민들을 학살했다. 스칼렛 위치가 돌연변이 세상을 만들었다가 되돌린 후, 한동안은 엑스맨을 감시하기 위해 인간 조종사가 직접 타서 조종하는 거대한 센티넬 분대가 조직되기도 했다. 이렇게 정의의 편에서 볼 때 명백한 적이지만, 수리를 거쳐 좋은 편에 선 센티넬도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