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씨네마㈜ <메이 디셈버> 나탈리 포트만

아역 시절부터 완벽한 미모를 자랑했던 나탈리 포트만은 만인의 뮤즈다. 시작부터 할리우드의 마음을 빼앗았고, 오랜 시간 크리스찬 디올의 ‘사랑의 향’을 대표하고 있으며, 여전히 수많은 여성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름다운 방식들로 세상 곳곳에 영감과 열정을 퍼뜨리는 나탈리 포트만이 신작 [메이 디셈버]에서는 매혹적인 로맨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또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을지 기대하며, 나탈리 포트만의 필모그래피를 명대사와 함께 살펴본다.

레옹 / 마틸다 역

“사는 게 항상 이렇게 힘든가요?”
㈜제인앤씨미디어그룹

단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소녀 마틸다와 고독한 킬러 레옹의 이야기를 그린 [레옹]. 11살의 나탈리 포트만은 [레옹]의 오디션에서 마틸다 역으로 선발되어 장편 영화에 데뷔한다. 단발머리와 초커로 탁월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마틸다는 세상의 풍파를 다 겪은 듯한 애어른의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 “사는 게 항상 이렇게 힘든가요? 아니면 어릴 때만 그래요?”라는 대사가 마틸다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나탈리 포트만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장 르노, 게리 올드먼 같은 대배우들 사이에서도 전혀 꿀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여 단숨에 할리우드의 신성으로 등극한다. 허나 이 시기는 나탈리 포트만 본인에게 좋은 기억으로만 남지는 못했는데,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자 주위에서는 그를 시기했고 성적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후에 이러한 경험들이 자신의 일생을 바꾸게 된 계기라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나탈리 포트만은 한 번도 감독이나 작품을 탓한 적이 없으며, 항상 자신에게 감사한 작품이라고 언급한다. 그가 자신의 시작을 함께한 [레옹]과 ‘마틸다’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클로저 / 앨리스 역

“사랑이 어디 있어?”
㈜Studio dhL, ㈜퍼스트런, 글뫼

런던의 도심 한복판,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사랑 때문에 요동치는 네 남녀의 관계를 그린 [클로저]. 부고 기사를 쓰고 있지만 소설가가 꿈인 ‘댄’(주드로)은 출근길에 눈이 마주친 뉴욕출신 스트립댄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삶을 소재로 글을 써서 드디어 소설가로 데뷔하지만,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에게 또 다른 강렬한 느낌을 받으며 앨리스와 어긋나기 시작한다.

영화 [졸업]의 감독 마이크 니콜스가 연출한 [클로저]는 나탈리 포트만의 이미지를 완전히 변신시켜 주었다. 나탈리 포트만은 가녀린 소녀의 이미지를 깨고자 핑크 가발을 쓰고 스트리퍼로 등장했는데, 이 장면은 아직까지도 회자된다. 주드 로와의 현실적인 연인 케미도 인상적이며, 여기서 많은 명대사가 탄생했다. “사랑은 순간의 선택이야”, “사랑이 어딨어? 볼 수도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어” 등 사랑이 피어나고 시드는 과정 속에서 앨리스가 던지는 말과 표정은 잔인할 만큼 현실적이다. 이 작품으로 나탈리 포트만은 제6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브이 포 벤데타 / 이비 해몬드 역

“나는 그 남자를 잊지 않을 것이다”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완벽하게 통제된 2040년 영국. ‘이비’라는 소녀가 위험에 처하자 어디선가 한 남자가 나타나 놀라운 전투력으로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다. 그렇게 ‘이비’는 전설의 전사 ‘V’를 만나 자신에 관한 진실을 깨달아가며, 그의 혁명에 동참하게 된다. 과연 그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왜곡된 세계의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워쇼스키 형제의 [브이 포 벤데타]에 출연한 나탈리 포트만은 영화의 단 한 장면을 위해 삭발을 감행했다. 원작 만화에서 감옥에 갇혀 삭발을 당하는 장면이 영화에서 빠질 수 없었고, 나탈리 포트만은 원작에 대한 존중과 진정성을 위해 눈속임 없이 삭발을 감행했다. 모두가 우려했지만 정작 나탈리 포트만 본인은 쿨하게 머리카락을 밀었고, 극중에서도 열연을 펼치며 원작 팬들의 환호를 얻었다. 특히 “나는 그 남자를 잊지 않을 것이다”라는, ‘V’를 기억하는 마지막 내레이션으로 긴 여운을 남겼다.

블랙 스완 / 니나 세이어스 역

“나는 완벽했어요”
20세기 폭스 코리아

‘성공’을 꿈꾸며 완벽을 추구하는 발레리나들이 펼치는 아찔한 관능, 파괴적인 매혹, 그리고 잔혹한 욕망을 그린 [블랙 스완]. 새롭게 해석된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순수하고 가녀린 백조와 관능적이고 도발적인 흑조, 1인 2역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프리마돈나 ‘니나’. 완벽을 향한 그녀의 욕망은 집착이 되어가고 모두 자신을 파괴할 것 같은 불안감이 깊어질수록 점차 어두운 내면이 드러난다.

2011년, 나탈리 포트만은 자신의 인생작을 만난다. [블랙 스완]에서 그는 입체적인 1인 2역 연기를 통해 심리 서스펜스를 제대로 선사했고, 고도의 발레 동작들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나탈리 포트만은 완벽주의 발레리나를 연기하기 위해 아몬드만 먹으며 독하게 체중 감량을 했고, 매일 수영까지 하며 발레리나의 외형을 구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나는 완벽했어요”라는 극중 니나의 대사처럼, 완벽한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평생 커리어에 남을 연기를 선보인 [블랙 스완]으로 아카데미상, BAFTA, 골든글로브, 배우조합상 등 10개 이상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재키 / 재클린 케네디 역

“나는 유명해지길 원하지 않았어요”
그린나래미디어㈜

우아하고도 쓸쓸한 퍼스트 레이디의 시선을 담은 영화 [재키]. 기품 있는 스타일과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하지만 퍼레이드 도중 충격적인 암살 사건으로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그녀는 혼란에 빠진다. 더 이상 퍼스트 레이디가 아닌 재키는 백악관을 지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곧 자신이야말로 남편의 시대를 마무리할 수 있는 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영화 [재키]에서 나탈리 포트만은 재클린 케네디로 분했다.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이기에 관련 영상과 인터뷰 녹취록, 전기 등을 더 오랜 시간 살펴보며 연구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비극까지 모두와 함께 나눠야 했던 영부인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극중 “나는 유명해지길 원하지 않았어요”라는 고백은 유난히 쓸쓸하게 들린다. 또한 영화 속 ‘재키룩’을 구현한 의상에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 재키에게 의상은 페르소나와 사생활을 분리하는 일종의 방패였기에 중요하다. 뚜렷한 색채의 원피스와 단정한 수트부터 볼륨이 풍성한 헤어스타일까지, 클래식하고 현대적인 재키의 스타일을 그대로 소화했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강력한 여우주연상 수상권이라는 평이 많았으나, 아쉽게도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에게 상을 양보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