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컨피덴셜(Spenser Confidential) – 뻔하고 올드해도 무난한 재미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홍선: ★★★ 페르소나를 넘어 전속 계약 수준으로 같이하는 피터 버그 감독과 마크 월버그가 넷플릭스로 돌아왔다. 소설 『원더랜드』에 기반을 둔 부패 경찰의 마약 뒷거래를 쫓는 전직 경찰의 이야기로, 마크 월버그와 [어스], [블랙 팬서]에 출연한 윈스턴 듀크가 콤비 플레이를 펼친다. 냉정하게 말해 [스펜서 컨피덴셜]은 뻔하고 새로울 것이 없다. 정의감 넘치는 전직 경찰이 갑작스러운 동료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탐정처럼 추격하는데, 사골만큼 우려낸 뻔한 수사 방식과 음모에 캐릭터 구성도 동종 장르에서 너무 많이 본 스타일이다. [배틀쉽], [론 서바이버] 등에서 화끈한 액션을 보여준 피터 버그 작품답지 않게 스케일도 소박하다. 다만 뻔하고 무난한 재료 속에서도 의외로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이끈다. 강력한 한 방은 없어도 소소한 웃음과 재미는 계속된다. 큰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통쾌한 버디무비를 보고 싶다면, [스펜서 컨피덴셜]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듯하다.

어글리 딜리셔스(Ugly Delicious) 시즌 2 – 진중하고 겸손한 태도로 다양성을 성취한 미식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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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혜란: ★★★ [어글리 딜리셔스]는 넷플릭스의 수많은 음식문화 다큐멘터리 중 “입에 필터가 없기로” 유명한데, 호스트 데이비드 장 셰프의 대중적 이미지를 투영했기 때문이다. 시즌 1에선 그가 의욕적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음식의 기원과 문화적 의미를 탐색했지만, 시즌 2는 조금 다르다. 그 사이 데이비드 장 개인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시즌 2는 시즌 1보다 에피소드도 짧고, 규모도 작아졌고, 시즌 1의 ‘거친 매력’은 줄어들었다. 이전보다 겸손해진 데이비드 장은 다른 음식과 문화를 존경하고 탐구한다. 시즌 1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제작에 참여했는데, 특히 여성과 유색인종 셰프와 전문가들이 전면에 나선 게 눈에 띈다. 에피소드 4편 중 가장 추천하는 건 아기 음식을 탐구하는 1편 “균형의 키즈 메뉴”다. 데이비드 장의 개인사에서 출발해 셰프의 가정과 육아, 어린이를 위한 음식까지 아우르는 전체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감동을 선사한다.

카르멘 산디에고: 훔치느냐 마느냐(Carmen Sandiego: To Steal or Not to Steal) – 카르멘과 친구들의 운명이 내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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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원희: ★★★☆ 바일 조직에 대항해 세계를 누비는 의적 카르멘 산디에고가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돌아왔다. 동료들이 바일 조직에 납치된 상황에서 시청자는 제시된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 카르멘 산디에고를 바른길로 이끌어야 한다. 시청자의 선택이 개입하면서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는데, 그저 관람만 하는 영상 콘텐츠보다는 스토리텔링 게임에 가깝다. 잘못된 선택으로 곧바로 배드 엔딩을 맞이하기도 하고, 이전의 선택이 나중에 등장하는 장면에 영향을 주어 배드 엔딩과 해피 엔딩으로 나뉘기도 한다. 볼 수 있는 엔딩은 총 8개로 시청자의 수집욕을 자극한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처럼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데, 전체이용가인 만큼 덜 자극적이고 부담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캐슬바니아(Castlevania) 시즌 3 – 섹시하고 폭력적인 성인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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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현정: ★★★☆ 시즌이 거듭될수록 흥미진진하다. 분노에 휩싸여 인류를 말살하려던 드라큘라에 맞서 승리를 쟁취한 이후 각자의 여정으로 흩어졌던 이들은 앞서 이야기와 연속성을 가지면서 새롭게 확장하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주요 인물들이 계속해서 등장하지만, 시리즈를 재단장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분위기도 이전과 사뭇 다르다. 유머 섞인 대화를 주고받긴 해도 대체로 음울하게 가라앉았던 이전 시즌과 달리 관능적인 활력이 흐르고, 캐릭터도 서사도 한결 풍성해졌다. 홀로 성에 남은 알루카드, 낯선 마을에 도사린 음모에 다가서는 벨몬트와 시파, 뱀파이어 카밀라의 계략에 빠진 헥터, 사막에서 다시 유럽으로 향하는 아이작, 네 이야기는 긴밀한 접점은 없지만 유려하게 맞물리며 10부작으로 늘어날 이야기를 알차게 꽉 채운다. 새로운 인물들도 눈에 띄는데, 특히 카밀라의 자매 뱀파이어들의 야심이 인상적이다. 또한 전에 없던 과감한 성적 묘사와 한층 스케일이 커진 전투신도 성인 애니메이션에 목말랐던 갈증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결론은 이 흥미로운 이야기가 다음 시즌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

내 이름은 조나스(Boys) – 여운으로 시작해 의문으로 끝나는 성장과 해방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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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영준: ★★☆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려는 한 남자의 처절한 이야기. 끔찍한 기억이 오늘날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본다. 조나스는 자신과 전혀 다른 나탕을 만나 사랑을 느끼기 전까지 내성적이지만 평범한 학생이었다. 반면 성인이 된 그는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우고 나탕을 찾는 것만이 삶의 목적인 듯 힘겹게 살아간다. 조나스는 왜 이토록 괴로워하고, 나탕은 어디에 있는 걸까?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관객의 의문에 천천히 답한다. 결말부에 들어서야 비로소 둘 사이에 있었던 사건이 밝혀지는데, 그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이다. 조나스는 나탕의 가족에게 이를 털어놓으며 비로소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관객은 프랑스 영화 특유의 난해한 결말로 인해 여운보다는 또 다른 의문을 품게 된다는 게 아쉽다. 그러나 성인 조나스를 연기한 펠릭스 마리타우드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매 순간 빛났고 퀴어 영화임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으니, 새로운 성장 로맨스를 감상하고 싶다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