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톰비트

재미와 감동으로 여성들의 우정을 그려낸 드라마가 있다. 짧게는 소녀시절부터 길게는 무려 60년이나 이어진 연대기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담은 드라마 5편을 소개한다. 드라마를 보고 나면 그동안 연락이 소원했던 친구에게 전화 한 통 걸지도 모르겠다. 보고 싶은 친구를 향한 마음으로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할 드라마를 만나보자.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 (The Pursuit of Love)

이미지: BBC

왓챠에서 최근 공개한 BBC 드라마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은 2번의 세계대전 사이의 유럽을 배경으로 린다와 그의 절친이자 사촌인 패니의 사랑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린다는 귀족임에도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인해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했다. 하지만 항상 자유를 꿈꾸며 사랑을 위해서는 어디든지 뛰어드는 열정을 가졌다. 반면 페니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린다를 받아주고 위로하는 마음씨 넓은 친구로 나와 시청자의 시선을 대변한다. 주인공을 맡은 릴리 제임스의 에밀리 비첨의 연기가 3부작이라는 짧은 구성에서도 놀라운 흡입력을 보여준다. 작품을 다 보고 나면 원제인 ‘The Pursuit of Love(사랑의 추구)’보다 국내명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이 훨씬 더 드라마의 의미를 잘 전했다고 느낄 듯하다.  (왓챠)

알렉사와 케이티 (Alexa & Katie)

이미지: 넷플릭스

가장 힘들 때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친구만큼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있을까? 넷플릭스 가족 시트콤 [알렉사와 케이티]의 주인공들이 바로 이 같은 관계다. 드라마는 암투병 중인 알렉사와 친구를 위해 항상 학교가 끝나면 그의 집으로 달려와주는 소꿉친구 케이티의 우정을 담았다. 오래전 모 과자 CF에서 백혈병에 걸린 친구를 위해 삭발하는 소녀가 등장한 적 있는데, [알렉사와 케이티]에서도 똑같은 순간이 나와 감동을 전한다. 암투병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의외로 코믹한 분위기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도 매력이다. 알렉사는 물론 그의 가족 모두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라 눈물보다 오히려 폭소가 나올 때가 많다. (넷플릭스)

투 브로크 걸즈 (2 Broke Girls)

이미지: CBS

CBS 시트콤 [투 브로크 걸즈]는 컵케이크 가게로 성공을 꿈꾸는 두 웨이트리스의 우정을 코믹하게 담은 작품이다. 맥스와 캐롤라인은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지만 미래의 꿈을 향해 서로 노력하고 함께하는 친구다. 드라마는 이 과정에서 빚어지는 여성들의 우정이 얼마나 유쾌하고 끈끈한지 보여준다. 태어나서 가진 것이 없었던 맥스와 반대로 모든 것을 잃고도 기운찬 캐롤라인, 두 인물의 웃음 시너지는 그들이 컵케이크 가게를 열기 위해 모아야 할 돈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가치로 다가온다.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 (Pretty Little Liars)

이미지: Freeform

우정을 유지하는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을 듯하다. [프리티 리틀 라이어]가 바로 그렇다. 항상 함께하던 5명의 친구(스펜서, 해나, 에밀리, 아리아, 앨리슨)는 엘리슨이 실종된 후 멀어진다. 그로부터 1년 후 아이슬란드에서 돌아온 아리아는 ‘A’라는 정체불명의 사람에게 한 통의 메시지를 받는다. 이 일을 계기로 나머지 친구들과 조우하게 되면서 앨리슨의 실종에 관한 숨겨진 비밀을 파헤친다. 틴 에이지 장르치고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품었지만, 주인공들의 개성 넘치는 매력과 스릴러적인 요소로 흥미를 유발한다. 거기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떡밥과 의외의 로맨스까지 솜씨 좋게 버무려 볼거리를 더한다.

나의 눈부신 친구 (L’amica geniale)

이미지: HBO

오늘 소개한 드라마 모두 여성들의 찐 우정을 그렸지만, [나의 눈부신 친구]는 그 세월의 깊이가 남다르다. 무려 60년 동안이나 이어진 두 친구의 연대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1950년대 이탈리아 나폴리의 가난한 마을에 살고 있는 엘레나 그레코(레누)와 라파엘라 체룰로(릴라)의 이야기를 그린다. 두 친구의 어린 시절부터 중년까지의 삶을 섬세한 터치로 그려내어 보는 이의 마음을 적신다. 한때는 서로를 마주 보며 한없이 질투도 했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미움은 옅어지고 우정은 쌓여간다. 가부장적 시대 분위기와 보이지 않는 신분의 격차를 이야기에 녹여내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견뎌 낸 두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의미 있게 그려낸다. (왓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