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에 이어 다섯 달 만에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로 돌아온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 이번 작품에선 멀티버스를 통해 험난한 여정을 펼치는데, 차원을 넘나드는 모험은 원작 설정에서도 익숙한 활동이다. ‘소서러 슈프림’이라는 최고 마법사에게 부여되는 타이틀도 닥터 스트레인지에게는 ‘지구 차원의 소서러 슈프림’일뿐이고, 다른 차원에는 또 다른 소서러 슈프림이 존재한다. 그 지위에 걸맞게 많은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임무는 물론, 제자를 받아서 마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이 중에 실력 있는 후계자가 나타날 때도 있기에, 소서러 슈프림은 어쩌면 마블판 무형문화재의 일종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닥터 스트레인지와 함께 한 파트너 및 제자들은 누가 있었을까?

클레아

이미지: 마블 코믹스

클레아는 도르마무가 사는 다크 디멘션 출신의 공주로, 본인도 몰랐지만 사실 도르마무의 조카이기도 하다. 도르마무의 동생인 어머니가 지배권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다 패배 후 쫓겨났고, 아무것도 몰랐던 클레아는 도르마무를 숭배 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도르마무의 지구정복을 막으려 했을 때 처음 만난 클레아는, 그를 따라 지구에 와서 스트레인지의 첫 번째 제자가 되었다. 두 사람은 함께 모험하면서 사랑을 키워간 끝에 결혼까지 했다. 하지만 이쪽 세계 사람이 아닌지라 법적으로 혼인신고서를 발급받진 못했다고. 도르마무가 쫓겨난 후, 고향을 다스리기 위해 클레아는 돌아가야 했고, 남편에게 배운 마법 덕분에 다크 디멘션의 소서리스 슈프림이 되었다. 둘은 마법의 반지 덕분에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 지구에 잠깐 들렀다가 남편이 다른 여성과 만나는 것을 알게 된 뒤 부부 사이는 점점 멀어졌다. 지금은 부부라기보다 친구에 가까운 사이로 지낸다. 

린트라

이미지: 마블 코믹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도 등장할 린트라는 초록색 황소 모습을 한 다른 차원에서 온 외계인이다. 린트라는 원래 마법을 수행하고 있었는데, 닥터 스트레인지가 수선을 맡긴 레비테이션 망토를 배달해주러 왔다가 모험에 휘말렸다. 황소답게 힘이 센 린트라는 몇 차례 닥터 스트레인지를 돕고 난 후 두 번째 제자가 되었다. 린트라는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에 등장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웡은 영화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파트너이자 그의 뒤를 이은 소서러 슈프림으로 활약하지만, 원작 코믹스에서는 하인 역할이다. 대대로 에인션트 원을 봉사하는 가문의 장남으로, 네 살부터 하인 생활을 시작했다. 성인이 된 뒤엔 명에 따라 미국으로 파견되어 닥터 스트레인지를 도왔다. 이때부터 여러 위협적인 사건에 휘말리며 온갖 고초를 겪지만, 충성심 하나로 꿋꿋이 스트레인지의 곁을 지켰다. 딱 한 번, 스트레인지가 자신의 약혼자를 도와주지 않은 것이 발단되어 적으로 돌아선 적이 있다. 다행히 두 사람은 화해하고, 더 이상 주인과 하인 같은 관계가 아닌 동등한 친구로서 지내기로 한다. 스트레인지와 함께한 세월이 오래된 만큼, 마법도 약간 다룰 줄 안다.

나이트 너스

이미지: 마블 코믹스

나이트 너스는 병원에 갈 수 없는 히어로를 돕기 위해 불법 진료를 하는 간호사를 지칭한다. 영화에서 레이첼 맥아담스가 연기한 크리스틴 팔머와 넷플릭스의 마블 시리즈에 등장하는 클레어 템플도 원작에선 나이트 너스 중 한 명이다. 코믹스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와 엮이는 나이트 너스는 린다 카터인데, 모든 질병을 치료할 마법의 물약을 찾는 임무에 동행했다가 스트레인지와 연인이 되었다. 그 이후로 스트레인지가 정부에 쫓기는 뉴 어벤저스 활동을 할 때 함께 하면서, 의사와 간호사 커플로 활약을 펼쳤으나 결국엔 헤어졌다. 린다는 가장 활동이 많은 나이트 너스로, 캡틴 아메리카와 데어데블이 크게 신뢰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토파즈

이미지: 마블 코믹스

어느 마법사가 키운 고아인 토파즈는 마법사의 명령을 어기고 늑대인간 잭 러셀을 살려주어 쫓겨났다. 연인 잭과 함께 모험을 시작하여 악마 메피스토를 일시적으로 없애버리는 데 성공했지만, 그 부하에게 영혼을 붙잡히고 말았다. 훗날 닥터 스트레인지가 영혼을 회수하여 돌려받은 후 그의 제자가 되었다. 강력한 정신능력계 마법을 구사하며, 같은 여성 마법사인 사타나, 제니퍼 케일과 함께 팀을 이루어 활동한다. 

젤마 스탠튼

이미지: 마블 코믹스

도서관 사서인 젤마는 구더기가 쏟아지는 이상한 질병에 걸려서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덕분에 치료받게 된 젤마는 스트레인지의 요청을 받아들여 그의 사서가 된다. 지구의 마법이 사라지는 위기를 겪은 뒤, 스트레인지를 도와 마법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마법을 온몸으로 흡수하고 제자가 되었다.

하워드 더 덕

이미지: 마블 코믹스

외계인 하워드는 닥터 스트레인지로부터 훈련받았다. 하워드가 가장 강력한 마법사가 될 잠재력을 가졌다고 스트레인지가 말할 정도다. 그런데도 하워드는 정식 제자가 되는 것은 거부했다. 본인만의 아가모토의 눈과 레비테이션 망토가 있는 점도 특징이다. 여담으로 스트레인지는 하워드가 얼간이라는 말을 할 때마다 꼬리 깃털이 자라는 주문을 걸어두었다.

매직

이미지: 마블 코믹스

엑스맨의 ‘매직’은 악마들의 차원인 림보의 소서러 슈프림으로, 지구의 차기 소서러 슈프림 후보자 중 하나다. 흑마법과 백마법을 혼합한 막강 능력을 지닌 매직은 시간과 공간을 순간 이동할 수도 있다. 이 능력을 사용해 과거에 가서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마법 훈련을 받기도. 스트레인지는 매직이 엄청난 범위의 시간 조작 능력을 할 수 있다며 그의 잠재력을 인정했다.  

킬리언 켈

이미지: 마블 코믹스

천하의 닥터 스트레인지도 모든 제자를 성공적으로 길러내는 것은 아니다.  켈트 종족 마법의 후계자인 킬리언 킬은 스트레인지의 제자로 들어와 가르침을 받던 중, 다른 차원으로 빨려 들어가 버린다. 어째서인지 킬은 스승이 자신을 버렸다고 원한을 품고 스스로 그곳에 남아, 동물마법을 익힌다. ‘와일드프라이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 스승에게 복수의 칼날을 간다.

스트레인지 아카데미

이미지: 마블 코믹스

닥터 스트레인지는 세계의 젊은 마법사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스트레인지 아카데미라는 특수 학교를 설립했다. 스트레인지 본인을 비롯해, 스칼렛 위치, 닥터 부두, 린트라, 젤마 스탠튼, 매직 등 대다수 선한 마법사가 교사를 맡고 있으며, 학생 중엔 특이하게도 서리 거인이나 도르마무의 아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