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콘텐츠은 ‘벌쳐’와 리프린트 계약을 맺고, 독자 여러분께 추천할 만한 콘텐츠를 번역합니다.

 

2017년 역대급 도약을 가져온 TV 스트리밍 혁명

Written by 조셉 애덜리언

Translated by 겨울달

 

몇 주 후면 넷플릭스 <하우스 오브 카드>가 나온 지 5년이 된다. 2013년 첫 시즌이 공개된 지 세 달 만에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 오프닝을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꾸민 것처럼 대중 문화는 드라마를 적극적으로 포용했고, 이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큰 권력을 확보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는 분수령이었다. 또한 올해는 텔레비전에 더 큰 변화가 밀어닥칠 것이며, 변화의 조류를 무시하는 게 불가능함을 암시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두 배로 늘렸고, 대규모 장편 영화와 슈퍼스타들의 스탠드업 코미디 스페셜에 집중했다. CBS는 <스타 트렉>과 <굿 와이프> 스핀오프를 스트리밍 서비스 올 액세스에서만 공개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아마존은 NFL(미식축구리그) 방영권 일부를 획득했고 아카데미에서 세 개 부문을 수상했다. 훌루는 <핸드메이즈 테일>로 에미 어워드 작품상을 수상하는 첫 온라인 서비스가 되었다. 이렇듯 2017년은 스트리밍이 미래의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될 중요한 도약을 경험한 한 해가 되었다.

 

출처: 넷플릭스

 

2013년부터 그랬듯 스트리밍 시장의 현주소에 대한 논의는 넷플릭스부터 시작한다. 올해 경쟁사들은 실질적이고 매우 중요한 진보를 이뤘지만, 넷플릭스는 지배적 위치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확장하기까지 했다. 정확한 최종 수치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는 주주들에게 2016년 600시간에 이어 2017년에는 1천 시간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할 것이라 밝혔다. 넷플릭스는 시리즈, 유명 코미디언의 스탠드업 스페셜, 장편 영화 등 주요 프로그램을 매주 공개했고, 또한 금요일에 공개하는 방식에서도 벗어났다. 넷플릭스는 적어도 2015년 이래 주요한 엔터테인먼트 공급원이었지만, 올해 들어 전환점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정말 많을뿐더러 그중 상당수는 퀄리티도 우수하다. 지난 1년간 대중문화와 관련된 화두에서 넷플릭스가 언급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장르에서 입소문이 난 쇼를 보유한 것처럼 보인다. <마스터 오브 제로>와 <더 크라운>으로 에미상을 탔으면서 <빅 마우스>와 <아메리칸 반달리즘>처럼 뛰어나면서도 노골적인 작품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열풍을 일으킨 플랫폼이며, <루머의 루머의 루머>로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는 한편 <옥자>와 같은 풍자 영화도 갖추고 있다. 콘텐츠에 연간 60억 달러를 쓴다는 건 이런 것이다. 벌쳐의 젠 샤니가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2017년 스트리밍 서비스는 공식적으로 최고의 텔레비전 채널이 되었다.

 

넷플릭스가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이 보고 싶어할 만한 콘텐츠를 공급하려는 광범위한 포화 전략은 몇몇 중요한 장애를 매끄럽게 넘어가는 데 도움을 줬다. 다수의 대형 스튜디오들이 올해 넷플릭스와 방영권 갱신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30 락>이나 <하우 아이 멧 유어 마더> 등 주요 TV 시리즈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10월 들어서는 넷플릭스 월 구독료가 인상됐다. 이러한 변화가 가입자 증가를 둔화시켰는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두 사안에 대한 소셜 미디어 반응이 뜨겁지 않은 것으로 보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다. 며칠에 한 편씩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어 15년 된 시트콤이 없는 것이나 1년에 12달러를 더 내는 것을 불평하기 어렵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과도한 콘텐츠 공급은 넷플릭스가 기존의 TV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유토피아라는 환상이 올해에 깨졌다는 사실도 잊히게 했다. 넷플릭스는 이전보다 더 많은 드라마 제작을 취소했는데, 일부는 갓 시작한 작품이었다. 나오미 왓츠의 <집시>, 소피아 아모루소의 <걸보스>, 바즈 루어만의 <더 겟 다운>이 시즌 1을 끝으로 캔슬됐고, <센스 8>, <악플러는 꺼져주세요>, <마르코 폴로>는 시즌 2를 끝으로 종영했다. 넷플릭스는 제작 취소한 쇼보다 더 많은 쇼를 갱신하고 새롭게 서비스했지만, 몇몇 결정은 구독자와 제작자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에도 일부 타격을 입혔다. <센스 8> 팬덤은 제작 취소 발표 이후 몇 주간 넷플릭스를 힘들게 괴롭혔고, 결국 2시간짜리 피날레 스페셜을 제작하게 했다. 넷플릭스가 <집시>를 캔슬한 속도 때문에 몇몇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기 전에 멈춰버리게 했다는 조심스러운 풍문이 할리우드에 돌기도 했다. 한 에이전트의 말에 따르면, 나오미 왓츠 같은 영화배우가 TV 시리즈를 하는 건 몇 년 동안 출연하며 상을 받기 위한 중요한 결정이다. 넷플릭스가 시청자 규모를 키우려는 노력도 거의 하지 않고 몇 달 만에 작품을 캔슬한 것은 나오미 왓츠의 커리어, 최소한 그녀의 몸값에 단기적인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출처: 훌루/아마존 스튜디오

이러한 어려움에도 넷플릭스는 2017년에 미국에서만 가입자 1천만 명을 모으며 전 세계 유료 가입자 1억 1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9,400만 명) 이미 언급했듯이 올해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자들 또한 최소한 브랜드 쇄신 면에서 잘 해낸 것을 고려하면 넷플릭스의 지속적인 성장은 놀라운 일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중 최고의 성과는 넷플릭스가 아닌 훌루에서 나왔다. 그들은 2017년 드디어 <핸드메이즈 테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는 스트리밍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 아마존의 <트랜스페어런트>가 그랬듯이 밈(Meme)을 만들어낼 정도로 대중과 비평가들에게 사랑받으며 훌루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진짜배기’로 자리 잡게 했다. 또한 <핸드메이즈 테일>은 온라인 플랫폼 콘텐츠 중에서 최초로 작품상을 받으며,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몇 억 달러 이상을 쏟아붓고도 해내지 못한 기록을 세웠다. 훌루는 스트리밍이 각광받기 전부터 서비스를 하며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쌓았지만, 공중파 방송국의 최신 에피소드를 보는 곳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었다. 올해 들어 훌루는 <핸드메이즈 테일>뿐 아니라 다른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구독하는 서비스가 됐다. 가을에 시작한 <퓨처맨>, <마블 런어웨이즈> 등이 좋은 비평과 강력한 반응을 얻었고, 사라 실버맨의 <아이 러브 유, 아메리카>는 존 올리버의 <라스트 위크 투나잇>이나 사만사 비의 <풀 프론탈>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스트리밍 세상이 모두 장밋빛은 아니었다. 넷플릭스는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모든 콘텐츠가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고, <하우스 오브 카드>와 <더 랜치>의 스타(케빈 스페이시 & 대니 마스터슨)가 연루된 중대한 위기에 대응해야 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또한 잘못된 이유로 헤드라인에 종종 등장했다. 대부분은 전 콘텐츠 최고 담당자 로이 프라이스의 성희롱 혐의와 사퇴에 관련한 것이었다. 제프리 탬버의 성희롱 혐의 제기로 대표 드라마 <트랜스페어런트>의 미래 또한 불투명해졌다. 또한 넷플릭스가 대부분의 캔슬 결정을 우아하게 감당했다면, 아마존의 제작 취소 결정은 지저분했다. 아마존은 크리스티나 리치의 <젤다: 모든 것의 시작>을 시즌 2 제작을 확정한 지 몇 달 후에 캔슬했고, <라스트 타이쿤>은 첫 시즌 공개 직후에 제작을 취소했다. 드라마 취소와 임원 교체는 아마존 사장 제프 베조스가 프라임 비디오의 창작 방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왕좌의 게임>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과 맞물렸다.

 

모든 드라마가 아마존에 단기간에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올해 이룬 다른 발전들은 베조스와 그의 회사가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로 남는 데 대단히 헌신적임을 보여줬다. 제작 취소 결정은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그들은 새 프로그램을 줄이지 않았고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 재할당했다. 실제로 11월에 아마존이 <반지의 제왕>을 TV 시리즈로 만드는 데 2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보도가 뒤따랐다. 게다가 약 5천만 달러를 지불하며 목요일 NFL 게임의 동시 방영권을 확보했다. 두 투자 결정 모두 베조스가 아직 기권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준다. 2017년 프라임 비디오에 관련된 언론 악재 이후에도 아마존은 여전히 창조적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마블러스 미세스 메이즐>을 기획한 팀은 퇴장했지만, 최근 방영된 에이미 셔먼-팔라디노의 드라메디 시리즈는 훌륭한 비평 성적을 거두며 골든 글로브 어워드 지명도 두 개나 받았다. 아마존의 장편 영화 또한 올해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는데,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아카데미를 수상했고 여름에 개봉한 <더 빅 식>도 깜짝 흥행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넷플릭스와 달리 극장 상영과 동시 공개를 하지 않고, 몇 달 뒤에 작품을 공개하기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의 전반적인 매력을 높일 수 있었다.

 

출처: HBO/쇼타임/CBS 올 액세스

올해 일반 채널과 디지털 공간에서 모두 확실하게 자리 잡은 HBO와 쇼타임의 활약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 가입자는 대부분 케이블과 위성이기 때문에 스트리밍 사업자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넷플릭스나 훌루와 비슷하다. 서비스 이용을 위해 고객은 월별 최대 15달러 정도의 상당한 요금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미디어 연구 그룹 케이건은 올해 초 적어도 4백만 명이 HBO Now 앱이나 슬링 등 디지털 공급자를 통해 직접 HBO에 가입했다고 추정했다. 2년 전 제로였던 수치는 앞으로 2년 후 두 배가 될 수도 있다. 쇼타임은 이 정도 규모는 아니어도 2017년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에 150만 명 가입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말까지 더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두 방송사의 디지털 구독이 크게 증가한 것은 2017년의 강력한 프로그램 편성 덕분이다. HBO는 올해 가장 큰 TV 이벤트라 할 만한 <빅 리틀 라이즈>가 있었고, <왕좌의 게임> 시즌 7 방영으로 넷플릭스에 어울릴 만한 코미디 <인시큐어> 시청자 수가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쇼타임 <트윈픽스>는 채널에서는 시청률이 저조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하루 가입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완결편에 대한 열광적인 비평 또한 <트윈 픽스>를 앞으로 몇 년간 스트리밍 서비스의 중요한 자산으로 남게 한다.

 

2017년 스트리밍 시장의 또 다른 곳에서 전통 미디어 회사가 비선형 서비스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을 보았다. 디즈니가 루퍼트 머독의 훌루 지분을 포함한 폭스 자산을 인수하려는 계획은 마치 미키 마우스의 회사가 <심슨>, <엑스맨> 프랜차이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등 프리미엄 콘텐츠를 확보해 2019년 넷플릭스에 대항하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컴캐스트의 NBC 유니버설은 올해 초반 코미디에 중점을 둔 스트리밍 서비스 ‘시소’를 폐쇄했지만, 디즈니가 계획한 것처럼 몸집을 키워 다양한 소비자에 어필할 만한 서비스를 준비할 것이란 움직임으로 읽히기도 했다. AMC 및 FX와 같은 케이블 채널 또한 프리미엄 스핀오프 서비스를 시작했다. 케이블 서비스에 묶여있긴 하지만 소비자들은 <워킹 데드>나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등 TV 시리즈를 스트리밍과 같은 환경에서 볼 수 있다. 공중파와 케이블 네트워크의 슈퍼스타 제작자들 또한 2017년 올해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를 옮겼다. 숀다 라임스가 디즈니의 ABC를 떠나 넷플릭스와 큰 계약을 맺었고, 라이언 머피는 지난 9월 넷플릭스와 <래치드(Ratched)>를 최소 2개 시즌 방영하기로 계약했다.

 

또한 CBS도 있다. 종종 가장 전통적인 언론사로 꼽히는 이곳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며 다른 전통 미디어 경쟁사보다 훨씬 앞서갔다. CBS는 공중파에서 크게 성공할 만한 <굿 파이트>와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의 채널 방영을 포기하고 온라인 서비스 올 액세스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미끼로 활용했다. 아직까지 이러한 전략이 가입자의 증가를 이끌었는지 확실한 자료는 없는 데다 <스타 트렉> 팬들은 자신들이 애정하는 프랜차이즈의 최신 에피소드를 보기 위해 돈을 내야 한다는 사실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CBS와 같은 오래된 회사가 채널에 시리즈를 편성해 얻을 사전 광고비용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스트리밍의 중요성을 인지한 신호로 볼 수 있다. <NCIS>와 <60분> 같은 TV 시리즈의 본 고장 조차 TV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잘 아는 것이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In 2017, TV’s Streaming Revolution Made Its Biggest Leap Forward Yet
© 2017 All rights reserved. Distributed by Tribune Content Agency

 

저작권자 ©테일러콘텐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