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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ed by. Tomato92
written by. Vadim Rizov

 

 

이미지: 넷플릭스

 

코엔 형제의 [카우보이의 노래] 엔딩 크레딧을 유심히 살펴보면 ‘건슬링거 – 조이 로켓슈즈 딜런’이라는 이름을 볼 수 있다. ‘건슬링거’라는 사람이 사격 트레이너라는 것을 유추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놀라운 사실은 ‘로켓슈즈’라는 이름이 별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딜런은 신발에 폭죽을 달아 놓고 하는 스턴트를 찍고 난 다음 법적으로 중간 이름을 바꿨다. 자칭 ‘서부극 광팬’이자 총 빨리 쏘기 대회 챔피언인 딜런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바쁜 몸이다. 그가 하는 일은 서부극 총격전 촬영부터 영화 촬영 도구 담당, 화기를 사용해야 하는 영화와 TV에 출연하는 배우의 훈련까지 다양하다.

 

딜런은 코엔 형제의 [헤일, 시저!]에서 호비 도일 역을 맡은 엘든 이렌리치를 훈련시키며 처음 트레이너 일을 시작했는데, 촬영장에 동행하지는 않았다. [카우보이의 노래]에서는 첫 번째 이야기만 함께 작업했다. 속사포 같은 대사를 쏟아내는 치명적이고, 총을 매우 빨리 뽑으며,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나쁜 남자라는 설정의 ‘노래하는 카우보이’ 캐릭터를 훈련하는 아주 독특한 경험을 했다. 딜런은 제작 전부터 작품에 참여해 촬영 때도 현장에 동행하며 훈련을 진행했다. 사전에 대본을 읽고 시나리오에 묘사된 기술을 여러 방식으로 찍었다. 코엔 형제가 그중 하나를 선택했고, 딜린은 제작을 시작하기 한 달 반 전부터 넬슨과 훈련에 돌입했다.

 

서부극에서 총을 능숙히 다루는 기술은 필수다. [카우보이의 노래]는 전반적으로 총을 소지하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여러 폭력적인 상황을 그리는데, 극중 캐릭터들이 총을 다루는 솜씨는 ‘능숙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본래 말을 잘 안 하기로 유명하고 인터뷰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것을 꺼려하는 코엔 형제가 이를 인정할 가능성은 없지만, 이 작품에서 총을 빨리 뽑는 기술이나 그 외 다른 영웅적인 묘기를 연출하기 위해 딜런의 ‘능숙함’에 의지했다는 사실에서 이 문단 첫 문장에 기술한 ‘서부극 필요조건’의 역설을 엿볼 수 있다.

 

딜런은 [웨스트월드], [루퍼], [그 땅에는 신이 없다] 그리고 내년에 개봉할 [데드우드]에 참여했는데, [카우보이의 노래]의 첫 에피소드에서 그의 경력에서 최고의 실력을 뽐냈다. 그는 촬영 도중 간간히 진행한 인터뷰에서 총 10번의 주요했던 스턴트 및 작업 방식, 실제가 아닌 총격전을 그럴듯하게 만드는 속임수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1. 카우보이의 노래

 

이미지: 넷플릭스

배우 : 팀 블레이크 넬슨

스턴트 : 한 남자가 넬슨이 연기한 버스터 스크럭스의 사격술에 도전장을 던진 장면을 포함한 총격씬. 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버스터의 총 뽑는 속도가 더 빠르게 보여야 했다.

문제점 : 넬슨은 총을 빨리 뽑는 건 가능했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속도가 느려서 장면이 매끄럽게 찍히지 않았다. 이럴 때는 총을 뽑고,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을 따로 찍어 하나로 연결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코엔 형제는 단호하게 매끄럽고 연속적인 하나의 장면으로 찍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딜런의 해결책 : 딜런은 그린 스크린을 활용한 손 대역 촬영을 하기로 했다. “(CG 촬영이라) 상대방 얼굴에 계속 공포탄을 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딜런의 몸이 넬슨보다 훨씬 컸던 터라 옷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바지의 오른쪽 부분에 다리를 욱여넣거나 의상 왼쪽 소매를 몸에 고정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딜런은 “코엔 형제는 나와 넬슨의 엉덩이가 똑같아 화면발을 잘 받을 것 같다고 했다.”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2. 헤일, 시저!

 

이미지: UPI 코리아

 

배우 : 엘든 이렌리치

스턴트 : 이렌리치가 연기한 서부극 스타 호비 도일이 그의 작품 중 한 영화에서 총을 쏘고, 돌리고, 권총집에 동시에 집어넣는 장면.

문제점 : 당신이 양손잡이가 아닌 이상, 두 손을 동시에 사용해서 총을 다루는 건 쉽지 않다.

딜런의 해결책 : 딜런은 스스로 그 장면을 연습하면서 한 손씩 따로 연습하는 것보다는 양손을 동시에 사용해서 동작을 익혀야 훨씬 수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평소 자주 쓰는 손의 동작을 반대편 손으로 따라 하려는 시도가 익히는데 좀 더 수월하다.” 이 전략은 이렌리치에게도 먹혔고, 훈련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이 경험이 그가 ‘한 솔로’ 촬영 당시 블래스터를 썼을 때도 도움을 주었길 바란다.”

 

 

 

3. 카우보이의 노래

 

이미지: 넷플릭스

 

배우 : 팀 블레이크 넬슨

문제점 : 그는 길거리 총격씬을 찍을 때, 오직 총을 쏘는 손만 사용했다. 넬슨은 총을 만지지 않는 손을 어찌할 줄 몰라 동물의 발톱인 양 공중에서 뻣뻣이 고정하는 습관이 있었고, 이는 캐릭터의 외관상 보기 좋지 않았다.

딜런의 해결책 : 쓰지 않는 손을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려면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 경우에는 넬슨의 나머지 손이 벨트 버클을 잡는 것이 가장 그럴듯한 해결책이었다. “그의 캐릭터 자체가 매우 쾌활한 카우보이였기 때문에 그런 자세가 완벽히 어울렸다. 또한 넬슨은 평소에도 그와 비슷한 자세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캐릭터에 적용하는데 큰 노력이 필요 없었고, 실제로 화면에 더 멋있게 나왔다.”

 

 

 

4. 그 땅에는 신이 없다

 

이미지: 넷플릭스

 

배우 : 크리스티안 자이델

스턴트 : 자이델이 연기한 미망인 캐릭터는 이 서부 시리즈의 절정부에 펼쳐지는 엄청난 총격씬에 나오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호텔 계단을 내려오며 6연발 권총 두 자루를 반복해서 쏘는 장면을 찍어야 했다.

문제점 : 자이델은 두 총의 사용법을 완벽하게 숙지했지만, 촬영에 임하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고 총격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 했다.

딜런의 해결책 : 딜런은 자이델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당신의 캐릭터는 계단을 내려가다 죽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말 그대로 지옥으로 뛰어드는 셈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대로 하되 내려가기 전에 잠시 홀로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할 듯하다.” 자이델은 이 조언을 그대로 수용했고, 실제로 총을 쏘기 전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5. 카우보이의 노래

 

이미지: 넷플릭스

 

배우 : 팀 블레이크 넬슨

스턴트 : 스크럭스가 권총집에서 총을 뽑아 돌린 뒤, 등 뒤에 대고 쏘는 장면.

문제점 : 넬슨은 콜트 권총을 쏘기 전에 항상 장전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했는데, 이 경우에는 등 뒤에 대고 쏘기 때문에 총을 보는 게 불가능했다.

딜런의 해결책 : 딜런은 앞서 언급한 자이델과 마찬가지로 넬슨 또한 공포탄을 쏘기 전에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이런 트릭은 단순히 총을 돌리거나 상대를 현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왼쪽 손이나 오른손 엄지를 이용해서 총을 장전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운 좋게도 대본에는 스크럭스가 총을 쏘기 전에 능글맞게 웃는 지문이 명시되어 있었고, 덕분에 넬슨이 캐릭터에 몰입하는 동안 해당 동작을 해내는 게 가능했다.

 

 

 

6. 웨스트월드

 

이미지: HBO

 

배우 : 에드 해리스

문제점 : 해리스가 연기하는 ‘맨 인 블랙’이 극중 소지하는 거대한 리볼버의 이름은 ‘르 마’이다. 르 마의 공이치기는 엄지와 방아쇠 사이의 거리가 길고 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뒤로 당기기 어렵다.

딜런의 해결책 : 해리스는 서부극 [아팔루사]의 연출 및 주연을 맡았을 만큼 이 장르에 조예가 깊다. [웨스트월드]를 찍기 전 이미 여러 번 총을 다룬 경험이 있었지만, 르 마를 다루는 데는 난항을 겪었다. 딜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롱 쇼트와 클로즈업을 찍을 때 그가 각기 다른 총을 들도록 했다. 롱 쇼트 때는 무기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단발식 총을 몇 개 가져와서 들게 하고, 작동되지 않는 르 마를 앞에 놓는 식으로 해서 촬영했다. 이후 클로즈업이 됐을 때는 르 마(참고로 실제 르 마는 매우 비쌌기 때문에 복제품을 사용했다)로 교체했다.

 

 

 

7. 루퍼

 

이미지: 유니코리아 문예투자㈜

 

배우 : 노아 세건

스턴트 : 세건의 캐릭터 키드 블루가 ‘매그넘 리서치 BFR’을 마구 쏘며 조셉 고든 로빗이 연기한 킬러 ‘조’와 대치하는 장면. (BFR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무도 모를 테지만, 딜런은 ‘더럽게 큰 리볼버’라며 농담조로 말했다)

문제점 : 키드 블루는 스스로를 ‘구닥다리 건슬링거’라고 생각하는 인물이지만, 세건은 촬영 당시 리볼버 돌리는 기술을 숙달한 상황이었다. 스턴트를 찍기 위해서는 일부러 삐끗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했다.

딜런의 해결책 : 딜런은 이 장면을 찍을 때 촬영장에 있지 않았지만, 세건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었다. “촬영팀은 그가 총을 돌리는 장면을 반복해서 찍었다. 세건은 모든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했지만 중간에 살짝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고, 제작진은 바로 그런 장면을 원했다. 장면을 계속 찍은 목적은 그를 피로하게 만들어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위해서였는데, 본인을 상남자라고 생각하는 키드 블루가 ‘실제 모습’까지 그럴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최대한 그럴듯하게 찍으려는 선의의 의도에서 그런 것이기는 하나, 후에 세건은 ‘전문가처럼 쏘기 위해 그렇게 무던히 연습했는데 정작 영화에는 어설픈 모습으로 나오니 아이러니했다’라며 자조적인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나 역시 제작진의 선택이 타당했다고 생각한다.”

 

 

 

8. 그 땅에는 신이 없다

 

이미지: 넷플릭스

 

배우 : 잭 오코넬

스턴트 : 오코넬이 아기를 공격하려는 뱀을 총으로 쏴 맞히는 장면.

문제점 : 오코넬이 권총을 보지 않은 채 집은 다음 격발토록 하기 위한 총의 최초 위치가 상당히 애매했다.

딜런의 해결책 : 일단 오코넬이 총을 꺼내는 장소부터 정해야 했다. “그는 의자에 앉아 있었고, 뒤에 있는 벽난로 선반에 총이 걸려 있었다.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 오코넬은 총이 어디에 있는지 가늠한 상황이었다.” 오코넬은 왼쪽 어깨 뒤에 걸려 있는 권총집에서 총을 집은 뒤, 총을 회전하는 동시에 손잡이 부분을 오른손으로 넘기면서 왼손 바닥으로 공이치기를 당겨야 했다. “그를 의자에 앉혀 놓고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연습했다. 총을 다양한 방향으로 잡아 본 결과 권총집이 왼손잡이용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아기의 죽은 아버지를 왼손잡이로 설정했다. 그렇게 조치하여 권총집을 떨어트리지 않으면서 총을 빠르게 꺼내 집을 수 있었다.”

 

 

 

9. 그 땅에는 신이 없다

 

이미지: 넷플릭스

 

배우 : 메릿 웨버

스턴트 : 특히나 무거운 1876년산 윈체스터 라이플을 자연스럽게 쥐고 다루는 장면.

문제점 : 무게에 상관없이 무기를 들고 쏘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보이게끔 하는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기를 들었을 때 배우의 팔이 타인에게 닭 날개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딜런의 해결책 : 웨버의 캐릭터는 특히나 무거운 1876년산 윈체스터 라이플을 들었을 때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야 했다. “그녀에게는 왼손으로 총의 앞부분을 지지하며 오른손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것 자체가 하나의 운동이었을 것이다. 웨버는 촬영에 임하기 전, 내게 라이플을 최대한 안정적이고 그럴듯하게 드는 방법은 없는지 물었다. 나는 그녀에게 웨이터가 쟁반을 들듯이, 어떤 물건이든 좋으니 어깨 높이까지 드는 연습을 하라고 말했다. 라이플을 드는 자세는 웨이터들이 쟁반을 드는 모습과 비슷했고, 그걸 평소 개인 시간에 꾸준히 하다 보면 팔 힘이 자연스럽게 길러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실제로 그렇게 했고,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10. 웨스트월드

 

이미지: HBO

 

배우 : 로드리고 산토로

스턴트 : 산토로가 맡은 헥터 에스캐톤은 권총과 스티브 맥퀸이 TV 시리즈 [바운티 헌터]에서 사용했던 개조된 윈체스터 라이플을 모두 운용할 수 있는 캐릭터다. 문제점은 그가 두 자루의 총을 모두 써야 했던 드라마의 절정부를 찍을 때 드러났다.

문제점 : 윈체스터 라이플은 한 번 쏘고 재장전해야 하는 구조였는데, 이를 위해 총을 조금이라도 돌리거나 하면 총의 모양 때문에 총알이 떨어질 가능성이 컸다.

딜런의 해결책 : 총을 쏘고 나서 뒤에 이어지는 재장전 등의 중간 과정을 편집하는 방법으로 총알이 튀어나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딜런에 따르면 이 편집 기법은 영화를 찍을 때 밥 먹듯이 쓰는 ‘영화적인 마법’ 중 하나였고, 맥퀸이 총을 다뤘던 방식보다는 그럴듯하게 보일 거라고 덧붙였다. “맥퀸은 ‘바운티 헌터’에서 허리에 찬 총알 휴대 벨트에 크고 멋지다는 이유로 BFR과 같은 45구경짜리 총알을 들고 다녔는데, 사실 윈체스터 라이플의 약실에는 그보다 훨씬 작은 총알이 들어간다. 아는 사람의 눈에는 우스워 보였을 테지만, 모르는 다수에게는 멋져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How Buster Scruggs, Godless, and Westworld Pulled Off Those Gun Stu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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