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워너미디어는 회사 전반에 다양성 및 포용 정책을 적용할 것이라 발표했다. 포용 정책은 성별이나 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똑같은 권리를 보장받으며 일할 수 있는 제도로, 회사뿐 아니라 워너미디어가 제작하는 영화,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뉴스 등 콘텐츠 제작 전반에 해당한다. 워너미디어는 정책 적용을 발표하며 매년 다양성 및 포용 정책 적용 결과를 보고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미지: Warnermedia

1년 후, ‘워너미디어 다양성 및 포용에 관한 중간보고’라는 이름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할리우드 대형 미디어 기업으로는 최초로 자사의 인력 구성과 콘텐츠 제작 인력이 얼마나 다양한지, 회사가 포용적 태도를 지니었는지 체계화한 결과물이다. 보고서는 분석 대상을 인력(워너미디어 전 계열사 직원), 콘텐츠(TV, 영화, 뉴스, 애니메이션), 커뮤니티 (산업, 지역 연계 파트너십/프로그램)으로 나누고, 다양성과 포용, 소속감 등을 살폈다. 이번 중간보고는 성별과 인종/민족을 중심으로 살폈는데, 정책의 적극적 실행 이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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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미디어의 전 세계 직원의 성비 비율은 남성 54%, 여성 46%이며, 미국은 남성 53%, 여성 47%였다. 부사장급 이상 임원은 여성 43%, 남성 57%로 성비 차이가 가장 크지만, 최근 승진 및 신규 임용된 임원진은 남녀 비율이 반반이다. 전체 인력의 30%를 차지하는 중간관리자는 신규 채용 및 승진 인력을 포함해 남녀 동수가 이뤄졌다. 다만 다수인 비관리직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10% 많다. 의사결정권을 가진 임원급에 여성 인력이 점점 많아지는 것은 긍정적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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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한정하여 인력의 인종/민족 구성을 살핀 결과, 전체 직원 중 백인이 62%, 유색인종은 36%였다. 부사장 이상 임원급은 백인이 80%, 유색인종이 20%였고, 새롭게 승진/고용된 인력도 백인이 유색 인종보다 3배 많다. 인종의 벽은 하위직급에서 낮은데, 비관리직 인력 신규 고용은 44%가 유색인종이었다. 인종 다양성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난 1년간 현재 비율보다 더 많은 비율을 채용한 것을 보면 앞으로 꾸준히 변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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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미디어 미국 내 직원 인종/민족 구성은 다음과 같다. 백인이 61.13%로 반수 이상이고,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 라틴계/히스패닉, 아시아계 미국인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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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 인력구성에선 목표에 접근하는 게 원활해 보이지만, 제작 인력 구성에 있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워너미디어가 제작하는 TV와 영화의 출연진과 제작진은 아직 남성이 여성보다, 백인이 다른 인종/민족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워너미디어는 아바 듀버네이, 이사 레이, 그렉 벌란티 등 비백인, 여성, 또는 성 소수자 창작자들과 일해왔고, 25년 만에 아시아계 캐스트로 구성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북미 흥행을 일궈냈다. 하지만 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 고용과 임금의 동등 비율을 성취하는 데는 오래 걸릴 것이다.

워너미디어의 다양성 및 포용 정책 보고서 발간은 정책을 투명하게 추진하고 이에 책임을 지기 위함이다. 크리스티 하우베거 워너미디어 다양성 및 포용정책 담당 부사장은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투명성이 부족하다. 선두에서 업계를 이끌어가기 위한 첫걸음이 투명성과 책임성을 얻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워너미디어의 움직임은 다양성과 포용 정책을 추구한다고 밝힌 다른 미디어 회사에 일종의 압박이 될 것이다. 워너미디어는 내년 발간할 보고서엔 성적 지향 등 다른 요소를 추가해 더 세분된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