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SI 반장님들을 추억하며
by. 겨울달
미드는 몰라도 CSI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제 영광의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미드 전성기가 한창이었던 그 시절, CSI 시리즈는 한 번쯤은 꼭 보게 되는 드라마였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과학수사 열풍을 일으켰던 CSI의 매력은 매회 다양한 사건들을 형사의 직감이 아닌 과학적인 증거를 수집해 해결해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리즈마다 캐릭터 확실한 반장님들의 모습은 과학수사의 묘미를 더해줬다. 지난해 CSI 탄생 15주년 기념으로 방송된 을 끝으로 추억의 미드가 된 CSI 시리즈, 우리들의 기억 속에 남을 반장님들을 추억해본다. (* CSI 사이버 제외)
CSI 라스베가스 길반장 (길 그리섬, 윌리엄 피터슨 분)
근무지: 라스베가스
소속 및 직책: 라스베가스 경찰 범죄연구소 야간반 반장
특이사항: 곤충학 전공. 온갖 신기하고 징그러운 표본 수집
과학수사의 원칙과 절차를 철저하게 따르며 실체가 있는 증거를 항상 우선시 여기는 우리들의 길반장! 열혈 일 중독자인 그는 바퀴벌레 경주와 독서, 낱말 맞추기 등 다소 너드한 취미를 즐기는 괴짜스러운 매력이 있다. 과학을 사랑하는 이 남자, 지능은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인간관계에는 재주가 없어 사내 정치와 팀원들 챙겨주기는 야간반 고참인 캐서린 윌로우스의 몫이 될 때가 많다. 또한 총기 사용 교육을 받았지만 총을 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그를 대신해 짐 브래스 경감이 대신 총을 뽑아드는 편이다.
인간관계에 무심한 그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그도 남자, 목석같던 그를 흔들리게 했던 두 명의 여자가 있다.
첫 번째 그녀는 바로 수사 도중 알게 된 ‘레이디 헤더’. 페티시 클럽을 운영하는 그녀는 사람들의 내면에 숨겨진 욕망을 이끌어내는 재주가 탁월했다. 그런 그녀에게 그리섬이 끌리는 것은 당연지사. 그리섬은 그녀의 섹시하고 강인한 면 속에 숨겨진 또 다른 모습에 흥미를 보였고, 레이디 헤더 또한 자신의 본모습을 꿰뚫어본 그리섬에게 호감을 가졌다. 수년째 썸만 타던 두 사람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지만, 레이디 헤더는 중요한 순간마다 그리섬의 삶에 들어오곤 했다.
그리섬의 마음을 흔든 다른 한 사람은 제자이자 부하 직원인 ‘새라 사이들’. 새라는 오랜 시간 동안 그리섬을 좋아했지만 눈치 없는 그리섬이 그 맘을 몰라주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즌 6 마지막 에피소드! 그리섬과 새라가 그동안 연인 관계였다는 것이 드러났고, 연구소 사람들에게 비밀이었던 두 사람의 관계는 시즌 7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새라가 납치되면서 어쩔 수 없이 알려지게 된다. 이후 범죄연구소를 떠나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 새라가 다시 연구소에 복직하면서 롱디커플이 된 후, 한때 서로에게 소원해지기도 했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이 여전하다는 것을 깨달은 두 사람은 그리섬의 보트를 타고 함께 떠난다. (지난해 방송됐던 CSI 라스베가스 더 파이널에 두 사람의 마지막 이야기가 나온다)
배우 이야기
영화와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던 ‘윌리엄 피터슨(William L. Petersen)’은 다소 늦은 나이에 에 캐스팅됐고, 시리즈가 크게 성공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시즌 9 때 그의 출연료는 회당 60만 달러로 당시 TV 드라마 출연료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9년간 출연한 에서 하차한 후에는 시카고에 머무르면서 연극 출연에 집중했지만, 시리즈에는 제작자로 꾸준히 참여했다.
> CSI 과학수사대 방송 정보
CSI 마이애미 호반장 (호레이시오 케인, 데이빗 카루소 분)
근무지: 마이애미
소속 및 직책: 마이애미 경찰 경위, 범죄연구소 주간반 반장
특이사항: 브러시보다는 총, 감식보다는 심문!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다정한 아저씨
베테랑 형사이며 폭발물 전문가 폼생폼사 호반장! 과학자보다는 경찰에 더 가까우며, 증거보다 직관에 의존해 사건을 수사한다. 실제 감식 활동은 부하직원들에게 맡기고 트립 형사와 심문과 탐문을 더 많이 한다. 어찌 보면 범죄연구소 반장에는 맞지 않은 것 같지만, 이래 봬도 뉴욕 경찰에서 마이애미 경찰로 경력 특채되고, 폭발물 처리반을 거친 후 범죄연구소 주간반 반장으로 스카우트된 능력자였다.
유머 감각도 거의 없고, 말도 길게 하지 않는다. 매사 진지하고, 짧은 미소 외에는 웃는 법도 거의 없다. 범인들에게 던지는 한 마디에는 시니컬한 태도가 잔뜩 묻어있고, 가끔씩 그들에게 분노를 표출할 때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표정을 짓는다. 호반장이 고개를 옆으로 살짝 숙이고 상대를 지그시 바라보면, 겁이 나서든 시선이 부담스러워서이든 무슨 말이든 하게 된다.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유달리 친절한, 마음 착한 경찰 아저씨다.
호반장의 마지막 연인은 ‘마리솔 델코’. 부하 직원인 에릭 델코의 누나로, 호반장과 처음 만났을 때는 암 치료를 받는 환자였다. 마약 사건으로 만나 서서히 가까워진 두 사람은 시즌 4 마지막에 부부가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리솔이 스나이퍼의 총격에 사망한다. 이후 마리솔의 암살이 안토니오 리아즈라는 마약카르텔 보스의 명령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된 호반장과 에릭. 두 사람은 시즌 5가 시작하자마자 브라질로 직접 날아가 안토니오 리아스에게 복수한다. 이후 호반장의 연애 이야기는 작품에서 다뤄지지 않는다.
배우 이야기
데이빗 카루소(David Caruso)는 1994년 에 출연하며 골든글로브상도 받았지만, 영화배우로의 변신을 위해 1시즌만에 하차했다. 하지만 그 이후 8년 동안 온갖 혹평을 받으며 B급 영화배우로 전락하고, 골든 라즈베리상 후보에도 두 번이나 오르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한물간 배우로 커리어를 끝낼 위기에 몰린 그가 절치부심하며 고른 작품이 바로 . 시리즈 제작자인 앤서니 주커는 그의 캐스팅을 반대했지만 영화 <프루프 오브 라이프>를 본 CBS 사장 레슬리 문베스가 강력하게 추천해서 호반장 역을 맡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영원한 호반장으로 남으려는지 2012년 시즌 10을 끝으로 CSI를 떠난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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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뉴욕 맥반장 (맥 테일러, 게리 시니즈 분)
근무지: 뉴욕
소속 및 직책: 뉴욕 경찰 `1급 형사. 뉴욕 범죄연구소 반장
특이사항: 해병대 예비역 출신. 반장님 중 대시를 제일 많이 받은 매력남
일, 일, 일! 일밖에 모르는 워커홀릭 맥반장! 그는 언제나 연구소에서 가장 늦게 퇴근한다. 연구소의 모든 일을 속속들이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의 그는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신념으로, 증거를 모든 수사의 우선으로 여긴다. 매사에 똑 부러지는 유능한 그는 범인 심문은 물론 행동을 해야 할 때는 거침없이 앞으로 나서는 타입이기도 하다. CSI 길반장과 마이애미 호반장의 중간 타입으로 볼 수 있다.
연구소의 무결함(integrity)를 중시하며, 모든 일을 원칙에 따라 처리하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부하직원 에이든 번이 증거를 심었다고 의심했을 때 그녀를 해고했고, 플렉 형사나 쉘든 쿠퍼 박사가 절차를 따르지 않았을 때 징계를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팀원들을 신뢰하고 그들을 지키려는 마음도 강해서, 가끔씩 그들의 능력을 의심하는 관료들에 맞서 팀원들을 강력하게 변호한다.
맥반장의 부인 클레어는 911 사건 당시 사망했으며, 부인의 죽음 이후 맥반장은 만성적인 불면증에 시달렸다. 여자친구를 사귀기도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죽은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지낸다. 하지만 총격을 당해 사경을 헤맬 때, 클레어에게 새로운 행복을 찾으라는 축복을 받는다. 이후 오래전 사망한 파트너의 동생, 크리스틴과 교제를 시작하며 진지한 관계로 발전했고, 시즌 9 마지막에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발전한다.
배우 이야기
게리 시니즈는 <포레스트 검프>에서 댄 중위 역을 맡으며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 지명을 받았고, TV영화 <트루먼>으로 골든글로브 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다. 은 그의 첫 TV 시리즈 주연작이었으며, 이후 극본도 집필하고 제작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크리미널 마인드: 국제범죄수사대>에 출연하며 맥반장이 아니라 FBI 잭반장(잭 게럿 요원)으로 제2의 반장님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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