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작품 세계가 궁금한 해외 여성 감독들!

 

by. Jacinta

 

이번 제70회 칸 영화제는 여성 감독, 여성 배우의 활약이 인상 깊다. 네 편의 작품으로 칸 영화제를 찾은 니콜 키드먼은 단연 돋보였으며, 소피아 코폴라와 여러 여성배우들이 극을 이끌어가는 심리극 <매혹당한 사람들>과 늦게 초대받았지만 강렬함을 선사했던 린 램지 감독의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는 칸 영화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올해 칸 영화제는 모처럼 여풍이 불긴 했지만 문화계를 대표하는 영화 산업에서 여전히 여성 영화인의 활동은 요구의 목소리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칸을 찾은 니콜 키드먼은 이러한 현실을 지적하며 앞으로 여성 감독의 영화에 꾸준히 출연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도 마찬가지이다.
앞으로 국내외에서 많은 여성 영화인들이 나서주길 바라며 현재 해외 영화계에서 꾸준한 활동으로 열일하고 있는 여성 감독을 모아봤다.

 

 

<이미지: 영화 처녀자살소동/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매혹당한 사람들>

 

소피아 코폴라 Sofia Coppola 대표작

매혹당한 사람들 The Beguiled, 2017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2003
처녀 자살 소동 The Virgin Suicides, 1999

<매혹당한 사람들>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제인 캠피온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감독상을 수상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 영화계 입문 초기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로 더 많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녀 자신의 이름으로도 충분히 영향력을 가진 감독이 되었다.
1999년 조용하고 보수적인 마을의 다섯 딸이 자살에 이르는 과정을 몽환적이며 절제된 영상으로 그려낸 <처녀 자살 소동>으로 감독으로서 가능성을 주목받았다. 두 번째 연출작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와 외로움이 투영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 입지를 강화했다. 이후 <마리 앙투와네트>, <썸웨어>, <블링 링>을 선보였지만 강한 호불호로 잠시 주춤하는 인상을 남겼지만, 올해 <매혹당한 사람들>로 다시금 저력을 인정받는데 성공했다.

 

 

<이미지: 영화 몬스터/원더 우먼>

 

패티 젠킨스 Patty Jenkins 대표작

원더 우먼 Wonder Woman, 2017
몬스터 Monster, 2003

샤를리즈 테론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줬던 패티 젠킨스 감독이 만든 DC 히어로 영화는 어떨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원더 우먼>을 향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원더 우먼>은 그동안 코믹스를 기반으로 둔 히어로 영화에서 남자 히어로의 주도적인 활약에 가려졌던 여성 캐릭터가 단독으로 나선 최초의 영화이자, <배대슈>에서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갤 가돗과 <몬스터>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여성 살인자의 삶을 섬세하고 치밀한 심리묘사로 주목받은 패티 젠킨스 감독의 시너지가 어떻게 드러날지 기대되는 영화이다.
<몬스터>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후 그동안 TV 무대에서 활동했던 패티 젠킨스 감독, 이번 <원더 우먼>이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아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이미지: 영화 쥐잡이/케빈에 대하여/유워 네버 리얼리 히어>

 

린 램지 Lynne Ramsay 대표작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 You Were Never Really Here, 2017
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1
쥐잡이 Ratcatcher, 1999

올해 칸 영화제는 여성 감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매혹당한 사람들>로 또다시 저력을 과시했고, 한국 관객들에게 <케빈에 대하여>로 잘 알려진 린 램지 감독은 <유워 네버 리얼리 히어>로 각본상을 수상하고, 호아킨 피닉스에게는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겼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린 램지 감독은 오래전 단편영화 <스몰데스>와 <가스맨> 칸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데뷔작 <쥐잡이>로 호평받으며 영국 아카데미 수상하는 등 일찍부터 연출력을 인정받아왔다. 국내에서는 <케빈에 대하여>로 에즈라 밀러의 서늘한 눈빛 연기와 틸다 스윈튼의 건조한 연기, 충격적인 결말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유워 네버 리얼리 히어>는 다른 영화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데다 막바지에 선보였음에도 특유의 서늘한 연출로 호평을 받고 수상의 쾌거를 이루었다.

 

 

<이미지: 허트 로커/제로 다크 서티/디트로이트>

 

캐서린 비글로우 Kathryn Bigelow 대표작

디트로이트 Detroit, 2017
제로 다크 서티 Zero Dark Thirty, 2012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2008

2008년 <허트 로커>로 여성 최초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은 여성 감독 중에선 작품 활동이 꾸준한 편이다. 워낙 인상적인 영화였기에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하면 <허트 로커>, <제로 다크 서티>와 같은 선 굵은 영화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1981년 오토바이 갱을 소재로 한 <사랑없는 사람들>이란 영화로 데뷔했다. 이후 <죽음의 키스>, <블루 스틸>, <폭풍 속으로>, <스트레인지 데이즈> 등 작품을 연출했지만 다소 아쉬운 흥행 성적에 존재감을 크게 알리지 못했을 뿐이다.
<허트 로커>, <제로 다크 서티>에서 미국 우월주의가 배제된 매우 사실적인 연출로 인정받은 비글로우 감독은 현재 1967년 디트로이트 폭동을 소재로 한 영화 <디트로이트>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어떤 사실적인 연출로 간담을 서늘하게 할지 무척 기대된다.

 

 

<이미지: 영화 왓 위민 원트/로맨틱 홀리데이/인턴>

 

낸시 마이어스 Nancy Meyers 대표작

인턴 The Intern, 2015
로맨틱 홀리데이 The Holiday, 2006
왓 위민 원트 What Women Want, 2000

2015년 <인턴> 열풍을 일으켰던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이어가는 감독이다. 마이어스 감독의 작품들은 대체로 잔잔한 감동과 담백한 여운으로 깔끔한 뒷맛을 안겨준다는 특징이 있다. 여성 감독 특유의 부드러운 시선으로 따뜻한 감성의 영화는 다시 찾아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1980년 골디 혼이 주연을 맡은 <벤자민 일등병>으로 데뷔, <신부의 아버지>, <페어런트 트랩>, <왓 위민 원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등의 작품에서 자신만의 색을 선보였던 마이어스 감독은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로맨틱 홀리데이>가 유명하다. 최근엔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출연한 <인턴>으로 여성 관객들의 공감대를 얻으며 엄청난 흥행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차기작 연출 소식은 없으며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을 맡은 코미디 드라마 <홈 어게인>의 제작자로 참여 중이다.

 

 

<이미지: 영화 피쉬 탱크/폭풍의 언덕/아메리칸 허니>

 

안드레아 아놀드 Andrea Arnold 대표작

아메리칸 허니 American Honey, 2016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 2011
피쉬 탱크 Fish Tank, 2009

칸 영화제와 유독 인연이 깊은 여성 감독으로 영국 출신의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세 편의 영화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3등)을 수상한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 2003년 단편영화 <말벌>로 영국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뒤, 2006년 첫 장편 데뷔작 <레드 로드>로 바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고, 다음 연출작 <피쉬 탱크>로도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01년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을 영화화한 <폭풍의 언덕>은 베니스 영화제에서 촬영상을 수상하는 등 내놓는 작품마다 그녀만의 스타일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신인 배우 사샤 레인의 가능성을 널리 알린 <아메리칸 허니>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아마존 드라마 <아이 러브 딕> 연출에 참여하고 있다.
작품 편수는 얼마 안 되지만 매번 다른 장르와 소재에 도전하는 감독으로 평범하거나 익숙한 장르의 이야기에 그녀만의 시선을 투영시키는 힘이 있다.

 

 

<이미지: 영화 코코 샤넬/투 마더스/아뉴스 데이>

 

안느 퐁텐 Anne Fontaine 대표작

아뉴스 데이 Les innocentes, 2016
투 마더스 Two Mothers, 2013
코코 샤넬 Coco Before Chanel, 2009

올해 초 개봉했던 <아뉴스데이>는 민감한 아픔이 있는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삼으면서도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연출로 시대의 아픔을 담담하게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보통 민감한 소재를 다룰 때 의도적으로 넣을 수 있는 장치들을 전혀 배제하고 간접적인 체험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을 전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성 감독이 연출했기에 가능했을지 모른다.
안느 퐁텐 감독은 아름답고 섬세한 영상미와 부드러운 연출이 인상적인 감독이다. 1993년 <연애는 대게 비극으로 끝난다>로 감독으로 데뷔하고, 97년 <드라이클리닝 Nettoyage a sec>으로 베니스 영화제 각본상 수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오드리 토투가 샤넬을 연기한 <코코 샤넬>로 잘 알려졌으며, 이후 작품 중 나오미 왓츠, 로빈 라이트의 빛나는 매력과 섬세한 연출이 인상적인 <투 마더스>가 있다.

 

 

<이미지: 영화 내 아이들의 아버지/에덴: 로스트 인 뮤직/다가오는 것들>

 

미아 한센-러브 Mia Hansen-Love 대표작

다가오는 것들 Things to Come, 2016
에덴: 로스트 인 뮤직 Eden, 2014
내 아이들의 아버지 The Father Of My Children, 2009

지난해 <다가오는 것들>로 무르익은 감성의 영화를 선보인 미아 한센-러브 감독은 앞으로가 주목되는 여성 감독이다. 프랑스에서 떠오르는 젊은 감독으로 꼽히는 미아 한센-러브는 풍부한 예술적 감수성을 인정받으며 점점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07년 <모두 용서했습니다>라는 영화로 데뷔한 이후, 프랑스 제작자 윙베르 발장의 자살에 영감을 받아 연출한 <내 아이들의 아버지>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후 실제 오빠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렌치 일렉트로닉 음악에 헌사와도 같은 스타일리시한 영화 <에덴: 로스트 인 뮤직>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인상을 남긴 미아 한센-러브 감독은 위자벨 위페르와 함께 한 <다가오는 것들>로 중년 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포착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차기작 <마야>는 시리아에서 인질로 사로잡힌 리포터(가브리엘)의 이야기로 줄리엣 비노쉬와 <다가오는 것들>에서 함께 작업한 로만 코린카가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