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대로 기호대로 골라보는

정주행각 미드 추천!

by. Jacinta

 

이번 주가 지나면 긴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최대 열흘을 쉴 수 있는 연휴 기간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그동안 바빠서 못 봤던 미드를 몰아보는 것은 어떨까. 시리즈의 역사가 길지 않아 정주행이 부담 없는 드라마를 8가지 테마로 묶어봤다.

 

 

1. 삶을 선택하는 여자들

 

<이미지: 넷플릭스, starz>

 

글로우: 레슬링 여인천하 (Glow) 시즌 1, 35분 10부작
80년대 실제 있었던 여성 레슬링 TV 쇼를 재구성한 드라마다. 생활고에 직면한 무명 배우 루스를 비롯해 레슬링 TV 쇼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사회에서 밀려난 이들이다. 레슬링을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영화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TV 쇼를 만드는 영화감독과 은퇴한 여배우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모여 새로운 기회에 도전한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첫 방송에 나서기까지, 30분 호흡의 10개 에피소드는 순식간에 흘러갈 것이다.

 

더 걸프렌드 익스피리언스 (The Girlfriend Experience) 시즌 1, 30분 13부작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2009년작 <걸프렌드 익스피어리언스>의 드라마 버전이다. 영화는 포르노 배우 사샤 그레이가 맨해튼에서 콜걸 생활을 하는 5일의 여정을 담았다. 드라마는 영화와 다르게 시즌마다 내용이 다른 앤솔로지 형식으로 제작되며, 첫 시즌은 이중생활을 하는 여대생의 이야기다. 로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법대생 크리스틴이 우연히 고급 콜걸의 세계에 발을 들이면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과정을 담았다. 충분히 자극적인 소재를 건조한 스타일의 연출로 완성해 19금의 장면도 무미건조하게 지나간다.

 

 

2. 페이크 다큐로 생생하게

 

<이미지: 넷플릭스>

 

아메리칸 반달리즘 (American Vandal), 30분 8부작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드라마다. 학교를 발칵 뒤집어놓은 전대미문의 사건을 두고 그동안 행실이 바르지 못했던 한 학생이 용의자로 몰리고 퇴학 처분을 받는다. 고교 방송부의 두 학생은 이 사건의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사건의 진실을 쫓는다는 추리와 씁쓸한 현실을 떠올리는 풍자가 더해져 색다른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이미지: FX>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American Horror Story) 시즌 6, 60분 10부작
지금까지 나온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중 가장 무서운 시즌이다. ‘로아노크 악몽’이라는 부제의 시즌 6은 사건 당사자의 인터뷰와 재현 드라마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도시를 떠나 남편의 고향 로아노크로 온 젊은 부부는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악몽 같은 일을 경험한다. 부부의 사연에 솔깃한 방송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제작하고 대성공을 거둔다. 드라마는 무분별하고 비윤리적인 미디어 산업에 저주받은 땅의 역사를 대입시켜 더욱 섬뜩한 공포를 준다. 덧붙여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는 시즌마다 테마가 다른 앤솔로지 형식이기 때문에 시즌을 연속해서 못 봤더라도 무방하다.

 

 

3. 냉정한 범죄의 세계

 

<이미지: 넷플릭스>

 

나르코스 (Narcos) 시즌 3, 50분 총 30부작
<나르코스>는 8, 90년대 세계 마약 시장을 평정했던 콜롬비아 카르텔의 이야기다. 미국 DEA 요원의 시선에서 마약 조직의 흥망성쇠를 그렸다. 시즌 1과 2에서는 마약왕으로 불리던 메데인 카르텔의 수장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최근 공개된 시즌 3에서는 보다 치밀하고 조직적인 칼리 카르텔의 몰락을 담았다. 시즌 4에서는 멕시코 카르텔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인데, 얼마 전 로케이션 매니저가 멕시코 현지에서 총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또한 파블로 에스코바르 친형이 넷플릭스에 저작권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USA>

 

퀸 오브 더 사우스 (Queen of the South) 시즌 2, 40분 총 26부작
이번엔 실화가 아닌 소설을 옮긴 드라마다. 스페인의 유명 작가,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마약 운반책이었던 연인의 죽음 이후 냉혹한 마약 범죄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여성의 이야기다. 자유롭게 살기 위해 범죄에 손을 뻗었으나 결국 마약 조직의 거물로 거듭나는 인물이 밑바닥부터 성장해가는 과정을 묘사한다. 주인공 테레사를 비롯해 남성 중심의 범죄 세계에서 활약하는 여성 캐릭터가 인상적인 드라마로 내년 시즌 3 방송이 확정됐다. 넷플릭스에는 <남부의 여왕>이란 제목으로 공개됐다.

 

 

4.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이미지: HBO>

 

룸 104 (Room 104) 시즌 1, 30분 12부작

매 에피소드마다 다른 내용을 선보이는 앤솔로지 드라마다. 호텔룸 104호 투숙객들에게 벌어지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코미디, 미스터리, 섹슈얼리티의 경계를 넘나 든다. 호텔의 특정 룸을 소재로 한 앤솔로지 드라마는 1993년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공동 연출한 <호텔룸>이 먼저 있었다. 시즌 2 제작이 확정됐으며, 국내 케이블 채널에서도 방영 중이다.

 

<이미지: NBC>

 

굿 플레이스 (The Good Place) 시즌 1, 30분 13부작
사후세계를 경쾌한 톤으로 그린 드라마다. 평소 이기적인 말과 행동을 일삼던 엘레노어가 시스템 오류로 극소수의 선한 사람들만 갈 수 있다는 ‘굿 플레이스’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굿 플레이스에 머물기 위해 착한 사람이 되려는 엘레노어의 고군분투와 주변 인물들의 모습에서 선과 악의 씁쓸한 이중성을 돌아보게 된다. 사후세계라는 설정에도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보듯 파스텔톤의 색감과 끊임없는 유머가 사로잡으며, 마지막 극적인 반전도 있다. 현재 시즌 2 방영이 시작됐다.

 

 

5. 좀비 vs 악마

 

<이미지: 넷플릭스>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 (Santa Clarita Diet) 시즌 1, 30분 10부작
살벌하고 유혈 낭자한 좀비 드라마가 질린다면, 드류 배리모어가 발랄한 좀비로 변신한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가 있다. 올해 초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드라마로 유쾌한 가족 시트콤에 좀비 설정을 더했다. 영문도 모른 채 좀비가 된 쉴라의 비밀을 지키기 위한 가족의 고군분투와 좀비가 된 이후 변화된 삶을 즐기는 쉴라의 모습이 대비되며 재미를 선사한다.

 

<이미지: starz>

 

애쉬 vs 이블 데드 (Ash vs Evil Dead) 시즌 2, 30분 총 20부작
1981년 샘 레이미 감독의 <이블 데드>가 30년 후 이야기로 돌아왔다. 원작의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과 연출에 참여했으며, 그 시절 주인공 브루스 캠벨도 돌아왔다. 악령에 빙의된 손을 잘라내고, 이블 데드에 관한 모든 것을 회피하며 몬스터 헌터로 살아온 애쉬에게 다시 30년 전의 악령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핏빛 고어와 19금 병맛 유머, 판타지가 어우러진 드라마로 돌아와 평단과 시청자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6. 현재 핫한 할리우드 배우를 알린 드라마

 

<이미지: 넷플릭스>

 

헴록 그로브 (Hemlock Grove) 시즌 3, 45분 총 33부작

빌 스카스가드가 특유의 퇴폐미를 선보이며 차가운 뱀파이어(우피어)로 나온 드라마다. 헴록 그로브라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우정, 막장으로 얽힌 뱀파이어 가문의 비밀이 주요 이야기다. 불륜, 근친상간, 비밀 실험, 살인 등 넘치는 자극적인 소재에도 빌 스카스가드의 우월한 비주얼이 사로잡는다. <엑스맨> 시리즈의 팜케 얀센이 빌 스카스가드의 매혹적이지만 사악한 엄마 올리비아로 출연한다.

 

황혼에서 새벽까지 (From Dusk Till Dawn: The Series) 시즌 3, 45분 총 30부작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핑크핑크한 걸크러쉬 매력을 발산하는 에이사 곤살레스가 관능적인 섹시함을 드러낸 드라마가 있다. 1996년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영화 <황혼에서 새벽까지>의 리메이크 드라마다. 영화는 은행강도 형제로 등장하는 조지 클루니와 쿠엔틴 타란티노가 ‘황혼에서 새벽까지’라는 술집에 갇혀 미녀 뱀파이어에 맞선다는 이야기다. 드라마 역시 영화의 기본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나 점차 전개될수록 영화와 다른 스토리로 흘러간다. 에이사 곤살레스는 영화에서 셀마 헤이엑이 연기했던 산타니코 역으로 출연해 섹시한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다만 원작 영화의 팬이라면 드라마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7. 시간여행

 

<이미지: NBC, 넷플릭스>

 

타임리스 (Timeless) 시즌 1, 40분 16부작
현재에서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다. 비밀리에 개발한 타임머신을 훔쳐 미국의 운명을 바꾸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시간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역사학자, 군인, 프로그래머 세 사람이 매회마다 미국의 근·현대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과거로 향한다. 여기에 미국 건국 역사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 비밀 조직 리튼하우스의 음모가 더해지면서 흥미를 더한다. 색다른 설정에도 아쉬운 시청률을 얻어 캔슬 결정이 내려졌으나 팬들의 강한 반발로 기적적으로 시즌 2가 부활해 내년 봄 방영할 예정이다.

시간여행자 (Travelers) 시즌 1, 45분 12부작
인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미래에서 운명을 바꾸기 위해 현재로 온다는 설정의 드라마다. 막중한 임무를 위해 미래에서 건너온 시간여행자들은 곧 죽을 운명에 놓인 사람을 호스트로 삼는다. 용의자를 쫓던 중 죽음의 위기에서 시간여행자에 의해 부활한 FBI 요원을 중심으로 각각의 인물들이 암울한 운명을 막기 위해 각개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SF 요소보다는 미스터리 드라마가 강한 시리즈로 하반기 시즌 2가 공개될 예정이다.

 

8. 9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화 드라마

 

<이미지: 디스커버리, FX>

 

맨헌트: 유나바머 (Manhunt: Unabomber), 60분 8부작

<아바타>의 샘 워싱턴, <어벤져스>의 비전, 폴 베타니가 드라마에서 만났다. 7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미국 사회를 공포에 떨게 했던 우편 폭탄 테러범의 실화를 옮긴 드라마다. 폴 베타니가 테러범 시어도어 카진스키로 출연해 영악하고 서늘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샘 워싱턴은 프로파일링이란 개념이 자리잡지 못한 시절, 주도면밀한 프로파일링으로 카진스키 검거에 공을 세원 신입 FBI 요원 제임스 피츠제럴드를 맡았다. 카진스키를 검거한 95년과 재판을 앞둔 97년의 시간대가 교차 전개하며, FBI 수사와 프로파일러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American Crime Story) 시즌 1, 40분 10부작
1994년 6월 12일, O.J. 심슨의 전 부인과 식당 종업원이 무참히 살해된 채 발견된다. 경찰은 수많은 증거를 토대로 O.J. 심슨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한창 잘 나가던 스포츠 스타가 얽힌 살인 사건은 당연히 미국 사회의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거기에 LA 폭동의 후유증이 가시지 상태에서 사건의 여파는 더 컸다. 드라마는 검찰이 제시한 수많은 증거에도 인종차별의 거센 후폭풍과 얽혀 재판 기간 내내 화제를 뿌렸던 실화를 재구성했다. 심슨 측의 비싼 변호인단과 증거로 압박하려는 검사 측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