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cinta

 

 

1895년 3월 22일 파리에서 최초의 영화가 상영된 이래, 영화는 가장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매김해왔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중과 호흡하며 진보하고 발전해온 영화는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그중 개봉 당시 파란을 일으켰던 시도나 혹은 기록적인 평가를 받으며 이후에 등장한 작품에 영향을 미친 영화 10편을 모아봤다.

 

 

 

1. 최초의 흥행 수익 1억 달러 돌파 – 죠스 Jaws, 1975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지금도 ‘상어 영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죠스’는 당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던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긴 영화다. 뿐만 아니다. ‘블록버스터’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할리우드 영화 산업에 지각 변동을 불러왔으며, 지금 봐도 놀라운 흥행 열풍을 일으켰다. 영화 사상 처음으로 1억 달러 돌파라는 기념비적 흥행 성과를 거두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 편집상, 음향상을 수상했다. 이후 ‘죠스’의 흥행 기록은 1978년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에 밀렸는데, 두 영화 모두 할리우드의 영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2. 최초의 장편 CGI 애니메이션 – 토이 스토리 Toy Story, 1995

 

<이미지: Buena Vista Pictures Distribution>

 

픽사의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는 애니메이션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영화다. 세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를 토대로, 디즈니로 대표되는 2D 애니메이션을 과감히 탈피하고 오직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한 애니메이션이다. 완성되기까지 4년여의 제작기간이 소요됐으며, 정교한 묘사와 부드러운 질감 처리로 생동감 넘치는 영화적 체험을 제공한다.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으며 1억 9천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하고, 애니메이션 최초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3. 처음으로 휴대전화가 등장한 영화 – 리쎌 웨폰 Lethal Weapon, 1987

 

<이미지: Warner Bros.>

 

형사 액션 영화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리쎌 웨폰’은 판이하게 성격이 다른 두 형사의 콤비 플레이를 담은 영화다.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가 LAPD 파트너 형사로 출연해 인기를 얻으며 네 번째 시리즈까지 나왔다. 현재는 드라마로도 리메이크되어 두 번째 시즌이 방영 중이다. 1987년 첫 번째 시리즈에서 지금은 유물이나 마찬가지인 초창기 휴대전화가 등장한다. 투박한 생김새와 묵직한 무게로 일명 ‘벽돌’로 불리던 휴대전화로 최신 기술이 집약된 요즘의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 없는 외형을 뽐낸다. 보기와 달리 80년대 꽤 인기 있던 휴대전화는 영화 속에서 로저 머터프 형사가 사용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또한 같은 해 개봉한 ‘월 스트리트’에서 고든 게코가 통화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유사시에는 무기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이폰 못지않은 가격을 자랑하니 함부로 다루면 곤란하다.

 

 

 

4. 처음으로 화장실 변기가 등장한 영화 – 싸이코 Psycho, 1960

 

<이미지: Paramount Pictures>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욕실 살인. 바로 그 장면 전에 미국 영화 사상 유례없는 장면이 등장한다. 다름 아닌 화장실 변기다. 노만의 모텔에 투숙한 마리온은 샤워를 하기 전, 노트를 찢어 변기에 버리는데 이전까지 영화에서 변기가 적나라하게 나온 적이 없었다. 히치콕은 관객의 불안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이 장면을 넣었다. 또한 속옷 차림의 여성과 부부가 아닌 남녀가 침대 위에 있는 장면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VP5jEAP3K4&feature=youtu.be

 

 

 

5. 최초의 PG-13 등급 영화 – 젊은 용사들 Red Dawn, 1984

 

<이미지: MGM/UA Entertainment Company>

 

 

소련과 쿠바의 침공으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살아남은 고등학생들이 게릴라전을 펼친다는 설정의 영화다. 같은 해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과 ‘그렘린’이 몇몇 폭력적인 장면에도 PG 등급을 받은데 반해 ‘젊은 용사들’은 미국영화협회(MPAA) 최초로 PG-13 등급을 받고 개봉했다. 개봉 당시 시간당 폭력 행위가 134번, 분당 2.23번 등장한 것으로 나와 폭력적인 영화로 평가받았지만, 개봉 첫 주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1984년 흥행 순위 20위를 기록했다. 2012년 크리스 헴스워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리메이크되었는데 북한군이 점령한 워싱턴주에서 활약하는 민병대의 이야기다.

 

 

 

6. 처음으로 GPS 기기가 등장한 영화 – 007 골드핑거 Goldfinger, 1964

 

<이미지: United Artists>

 

숀 코너리가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세 번째 시리즈로 가장 유명한 본드카 Aston Martin DB5가 첫 선을 보였다. 추적을 방해할 수 있는 오일 스프레이, 연막탄과 기관총, 비상시 탈출이 가능한 사출 좌석, 방탄유리, 회전식 번호판, 톱날 바퀴 등 각종 무기와 장비가 장착된 본드카에서 최초로 등장한 것이 있다. 악당 골드핑거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위치추적기’가 주인공이다. 당시 CIA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7.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R 등급 영화 – 미드나잇 카우보이 Midnight Cowboy, 1969

 

<이미지: United Artists>

 

제임스 리어 헐리티의 동명 소설과 영화 ‘내가 죽고 사라질 때’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존 슐레진저 감독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긴 영화로 뉴욕 빈민가에 거주하는 두 청년의 비극을 통해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냈다. 마약, 섹스, 동성애를 암시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X등급 판정을 받고, 전형적인 구성에서 탈피한 비극적인 결말에도 197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3개 부문을 수상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R 등급으로 조정된 후 재개봉 되었으며, 아카데미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한 R 등급 영화로 남았다.

 

 

 

8. 처음으로 록 음악이 삽입된 영화 – 폭력교실 Blackboard Jungle, 1955

 

<이미지: Metro-Goldwyn-Mayer>

 

뉴욕의 어느 고등학교에 부임한 교사와 문제아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 영화. 학교 폭력의 실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해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아카데미 후보에도 올랐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업적은 로큰롤을 널리 알렸다는 것인데, 빌 헤일리 & 더 코메츠의 ‘Rock Around the Clock’이 영화 오프닝을 비롯해 곳곳에 삽입되면서 인기 순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싱글 앨범 발매 당시에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영화 내용과 어울리는 가사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2,200만 장을 판매하는 등 로큰롤 열풍에 앞장섰다.

 

 

 

9. 최초로 아카데미 주요 5개 부문을 휩쓴 영화 –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It Happened One Night, 1934

 

<이미지: Columbia Pictures>

 

부유한 집안의 철없는 딸과 특종을 노리는 신문기자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The Big Five’라 불리는 주요 부문을 석권했다. 193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프랭크 카프라), 각색상, 남우주연상(클라크 게이블), 여우주연상(클로데트 콜베르)을 수상했다. 아카데미에서 11개 부문을 수상한 ‘타이타닉’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으로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이후 주요 5개 부문을 휩쓴 영화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양들의 침묵’, 단 두 편뿐이다.

 

 

 

10. 메시지 대화창이 등장한 영화 – 섹스 드라이브 Sex Drive, 2008

 

<이미지: Summit Entertainment>

 

영화나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채팅창도 처음 등장하는 순간은 신선했을지 모른다. 10대들의 성적 호기심과 혼란을 코믹하게 그린 ‘섹스 드라이버’는 메시지 대화창이 처음으로 등장한 영화다. 총각딱지를 떼기 위해 채팅으로 알게 된 여자를 만나러 가는 10대들의 이야기로 영화 속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창이 클로즈업 되어 등장한다. 기발한 이모티콘과 줄임말이 넘치는 요즘의 대화창에 비하면 다소 심심할 수 있는 텍스트로만 채워진 대화였지만, 이후 TV 시리즈 ‘셜록’처럼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장치로 발전했다.

 

 

(출처: Rank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