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마루

 

 

이상한 북소리에 이끌려 먼지 쌓인 다락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게임을 시작하는 순간, 게임판에서 새떼를 비롯해 온갖 동물들이 튀어나와 집뿐만 아니라 온 마을을 휘젓고 다닌다. ‘게임이 현실이 되는 영화’의 대표작인 <쥬만지>의 이야기다. 故로빈 윌리엄스의 그리운 얼굴과 당시 14살 커스틴 던스트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지금 봐도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판타지 오락 영화다. 추억의 영화 <쥬만지>가 20년의 세월을 지나 후속 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과연 어떤 이야기로 다시 찾아왔을까? ‘쥬만지’처럼 게임이 현실이 된 영화와 새롭게 돌아온 <쥬만지: 새로운 세계>를 함께 살펴봤다.

 

 

자투라 – 스페이스 어드벤쳐 (Zathura: A Space Adventure, 2005)

 

<이미지: 소니픽쳐스코리아>

 

‘쥬만지의 모험이 끝난 후 아이들에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영화다. <쥬만지>의 원작자 크리스 알스버그가 쓴 원작을 바탕으로 시작 배경도 비슷하다. 지하실에서 발견한 오래된 게임을 시작한 순간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쥬만지>와 다르다면 현실로 넘어온 게임의 공간은 우주로 확장된다. 유성이 우박처럼 쏟아지고 눈 앞에 광활한 우주가 펼쳐지는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성질 더러운 누나 ‘리사’를 연기하고, ‘조쉬 허처슨’이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영화에 데뷔했다.

 

 

스테이 얼라이브 (Stay Alive, 2006)

 

<이미지: 유나이티드 아티스츠>

 

‘스테이 얼라이브’라는 게임을 즐기는 10대들은 곧 닥쳐올 끔찍한 일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 게임을 하던 친구들이 게임과 똑같이 잔인한 방식으로 살해되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이 열중하던 게임은 17세기에 실제로 있었던 ‘피의 백작부인’ 사건을 모티브로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캐릭터가 죽으면 현실에서도 실제로 죽는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었다.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설정이지만 만약 실제로 이런 게임이 있다면 ‘중독’ 걱정은 절대 없지 않을까?

 

 

 

오픈 그래이브스 (Open Graves, 2009)

 

<이미지: 소나무픽쳐스>

 

스페인의 한적한 바닷가로 서핑 여행을 떠난 세 친구는 우연히 들른 골동품점에서 ‘맘바’라는 오래된 보드게임을 발견한다. ‘패자는 모든 것을 잃을 것이고 승자는 모든 것을 얻게 될 것이다’라는 문구가 의미심장하지만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세찬 소나기가 내려 바다에 나가기 어렵게 된 날 시작된 게임은 그들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게임에서 진 친구가 차례로 목숨을 잃기 시작한 것이다. 반대로 게임의 승자가 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오픈 그래이브스>는 설정만 놓고 봤을 때 <쥬만지>와 <데스티네이션>을 섞어놓은 것 같다.

 

 

트론: 새로운 시작 (TRON: Legacy, 2010)

 

<이미지: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슈퍼컴퓨터가 천재 박사 ‘케빈 플린'(제프 브리지스)과 그의 프로그램 ‘트론’을 집어삼킨다. 이런 사실을 알 리 없는 아들 ‘샘 플린'(가렛 헤드룬드)은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샘은 아버지의 메시지를 받고 찾아간 작업실에서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디지털 가상 세계 ‘그리드’로 들어가게 된다. 1982년에 개봉한 <트론>을 리메이크한 <트론: 새로운 시작>은 가상 세계에 갇힌 아버지를 구하려는 아들의 이야기다. <오블리비언>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화려한 특수효과의 향연이 돋보인다.

 

 

 

다시 시작되는 전설의 게임 ! <쥬만지: 새로운 세계>

①닮은 듯 다른 느낌

 

<이미지: 소니픽처스코리아>

 

<쥬만지: 새로운 세계>는 게임의 방식에서 전작과 차이가 있다. 오래된 보드게임을 시작하는 순간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졌던 <쥬만지>, <자투라>와 달리 <쥬만지: 새로운 세계>는 ‘비디오 게임’을 등장시켰다. 또한 전작들이 보드게임 속 상황들이 현실에서 펼쳐지는데 반해, 이번 영화는 ‘현실이 되어버린 게임’이라는 차이가 있다. 즉, <쥬만지: 새로운 세계>는 4명의 주인공들이 아예 게임 속 세상으로 휩쓸려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의 부제처럼 완전히 새로운 세계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셈이다.

 

 

②흥미로운 캐릭터 설정

 

<이미지: 소니픽처스코리아>

 

1995년 <쥬만지>는 게임 속 온갖 동물들이 현실로 튀어나와 집안을 헤집고 다니며 비현실적인 상황을 연출했지만, 게임을 시작한 아이들은 현실 그대로였다. 가상의 공간을 그리는 <쥬만지: 새로운 세계>는 전혀 다르다. 게임 속 세상에 들어간 아이들은 나이, 외모, 능력, 성격, 심지어 성별까지 완전히 달라진 ‘게임 속 캐릭터’로 변해버린다. 갑자기 어른이 되고 전에 없던 능력이 생기는 등 현실과 180도 다른 인물이 된 것이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변한 이들이 겪게 될 모험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이미지: 소니픽처스코리아>

 

고고학자 닥터 브레이브스톤(드웨인 존슨)
공부밖에 모르던 모범생 스펜서가 변하게 되는 인물로 우람한 체구를 자랑하는 고고학자다. 드웨인 존슨이 용기와 스피드, 타오르는 강인함을 장착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다만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1, 2>에서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한 적 있어 다소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슈퍼 여전사 루비 라운드하우스(카렌 길런)
운동과 담을 쌓고 사는 운동 신경 제로 마사는 게임 속에서 전혀 다른 인물로 변신한다. 누구보다 날렵하고 강인한 여전사 루비 라운드하우스가 되어 브레이브스톤과 함께 모험의 선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카렌 길런이 보여줄 화끈한 액션이 기대된다.

 

동물학 전문가 무스 핀바(케빈 하트)
프리지는 엘리트 풋볼 선수로 누구보다 뛰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현실의 프리지로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작은 체구에 볼품없는 능력을 가진 인물로 변한다. 스피드와 힘이 절대 약점인 최고 저질 체력의 동물학 전문가 무스 핀바가 된다.

 

지도 연구학 교수 셸리 오베론(잭 블랙)
가장 반전이 큰 캐릭터로 유일하게 성별마저 변했다. 교내 퀸카이자 SNS 중독녀 베서니는 여자에서 남자로 바뀐다. 그것도 뚱뚱한 중년 아재로 변신했다. 잭 블랙이 겉과 속이 다른 지도 연구학 교수를 연기한다. 아마도 이 중에서 가장 확실하게 웃음을 책임지는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반전 있는 캐릭터의 기상천외한 모험으로 돌아온 <쥬만지: 새로운 세계>는 <배드 티처>, <프렌즈 위드 키즈>, <S테이프>, 시트콤 <뉴 걸> 등 주로 코미디를 연출해온 제이크 캐스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북미에서 12월 20일 공개되며, 국내에서는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