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진소현

 

 

본인이 잘생긴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당당하게 “네!”를 외치고, 스스로를 ‘얼굴 천재’라고 소개하는 이 남자. 이 근거 있는 자신감은 그의 이름 하나면 납득이 된다. 엄청난 비주얼과 중후하면서도 유쾌한 매력을 내뿜는 대한민국 대표 미남 배우, 정우성이니까.

옆에 있기만 해도 주변 사람들을 오징어로 만드는 넘사벽 비주얼 때문에 다가서기 어렵기도 하지만, 사실 그의 매력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때 더욱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남녀를 불문하고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터뜨리는 정우성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구미호의_남자

 

 

고소영과 정우성, 두 배우의 케미라면 아무래도 영화 <비트>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하지만 두 사람은 그보다 먼저 영화 <구미호>에서 호흡을 맞췄다. 모델 출신의 연기 경력이 없는 신인 배우였던 정우성의 첫 데뷔작으로 TV 연속극 <엄마의 바다>에서 주목받으며 신세대 스타로 부상한 고소영의 상대역을 맡았다. 첫 작품부터 주연을 따낼 수 있던 이유는 고소영과 견주어 봤을 때 절대 밀리지 않는 비주얼 때문이 아니었을까. 개봉 당시 다소 조악한 연출과 구성으로 비판받았지만, 두 배우의 리즈 시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팬들의 소감도 적지 않다.

 

 

 

3년 뒤, 다시 만난 두 배우의 <비트>는 두말할 것 없다. 헬멧을 벗으며 오토바이에서 내리는 장면 하나도 20년째 회자되는 정우성의 역작이다. 청춘들의 우상으로 떠오르며 역대급 케미를 터뜨린 그들은 비주얼뿐 아니라 아날로그 정서의 정점을 찍으며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청춘들의_로망

 


이정재와 정우성,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팬들의 감사 인사를 들을 정도로 황홀한 조합이다.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그들의 우정은 1998년, 이 영화에서 시작됐다. <태양은 없다>는 두 배우의 비주얼과 더불어 연기력까지 폭발하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 속 정우성은 위태로운 청춘과 우정, 그리고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까지, 입체적인 캐릭터를 십분 표현해냈다. 90년대 수많은 청춘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며 훈훈한 비주얼로 여성 팬들을 사로잡고 수많은 남성 팬들의 롤모델이 되었다.

 

 

 

#멜로의_정석

 

 

대한민국 멜로 영화계의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이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본 관객들을 영화 속 지고지순한 사랑에 아파하며 오열했다. 정우성은 청순미의 대명사 손예진과 호흡을 맞춰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를 향한 절절한 로맨스를 선보였다. 이후 <새드무비>, <데이지>, <호우시절> 등 많은 멜로 영화에서 풋풋하거나 애틋한 멜로 연기를 선보이며 명실상부한 로맨스킹으로 인정받았다.

 

 

 

#왕은_누구인가

 

 

최근 들어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스크린을 찾고 있다. 극장가에 성행하는 한국식 누아르 장르에서도 그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더 킹>에서는 권력을 잡고 휘두르며 조인성과 비슷한 듯 다른 모습으로 중후함을 선보였고, <아수라>에서는 악함과 특유의 찌질함을 더해 통렬함을 안겼다. 여성 배우들과 함께 하는 작품에서는 더없이 스윗하고 로맨틱하다가도 남성 배우들과 함께할 때는 마치 맹수처럼 강렬해지는 그의 눈빛에 집중하자.

 

20대에는 청춘의 우상으로, 30대에는 여성들의 로망으로, 그리고 40대인 지금은 그동안의 캐릭터를 모두 아우르며 매번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고 있다. 뭇 미남 배우들의 삭막한 필모그래피에 비하면 그의 행보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분명 지금보다 <비트> 속 20대 청년 정우성의 외모가 훨씬 아름다울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나이 듦이 아쉽지 않다는 사실은 단순히 잘생기기만 한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 앞으로도 더 깊어질 그의 주름을, 눈빛을, 연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