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초능력 히어로물, [염력] 극장가 흥행을 번쩍! 들어 올릴 주인공이 될 것인가?
23일 오후, 한국판 히어로 장르의 문을 여는 신작 [염력]의 기자 간담회가 용산 CGV에서 열렸다. [염력]의 배우 사인방 류승룡, 심은경, 김민재, 박정민과 연상호 감독이 단상에 올랐다.
연상호 감독과 배우들은 추운 날 자리에 참여해준 기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간담회를 시작했다.
Q1. 한국판 히어로 장르를 개척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연상호 감독이 애니메이터였다는 점이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A.연상호:
[부산행] 때 같이 작업했던 제작진들과 또 한 번 협업했다. 연출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컷을 나눴고, 이번 영화는 ‘full CG’인 컷들이 많아서 애니메이션 작업처럼 진행한 부분이 좀 더 많았다.
Q2. 이 영화의 외피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초능력으로 둘러싸여있지만 그 안에는 ‘철거민’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극 속 철거민들의 모습이 용산 참사를 떠올리게 했다. 영화 제작 단계에서 실제 사건을 염두에 뒀나?
A.연상호:
지금 극장가에 있는 영화 중 [공동정범]이 용산 참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철거민’ 이슈는 한국이 근대화 하는 과정에서 발생해 지금도 내가 사는 곳의 바로 옆 동네에서 일어나고 있다. 나는 초자연적인 소재인 ‘초능력’과 함께 이런 한국의 현실적인 문제를 함께 다루고자 했다.
Q3. 영화에서 국가 권력의 폭력성이 잘 드러났다. 그런데 동시에 이 무거운 주제를 코미디 장르로 잘 풀어냈다. 연상호라는 감독이 코미디에도 일가견 있는 연출가라는 점을 발견한 작품 같다.
A.연상호: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은 나를 ‘재밌는 사람’으로 생각한다.(웃음) 촬영장에서는 배우와 호흡하며 유며 감각이 공명하는 기분이었다. 오히려 우리끼리만 재밌는 건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A.류승룡:
감독님께서는 웃다가 사인을 못 한 경우도 많았다. ‘몹쓸 연기지도’를 선보이기도 하는데 의외성이 많아서 배우로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A.심은경:
현장에서 감독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웃곤 했다. 원래도 감독님의 팬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함께하며 더욱 팬이 됐다.
A.박정민:
연상호 감독님은 ‘의외로’가 아니라 ‘그냥’ 웃긴 분이다. [염력] 현장은 가고 싶은 현장이었다. 나도 감독님의 ‘몹쓸’ 연기 시범에 큰 도움을 받았다. 어느새 감독님의 팬이 됐다.
A.김민재:
[염력]에서 함께 작업하기 전부터 감독님의 작품들을 인상 깊게 봤다.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감독님께서는 정말 솔직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근래에 배우로서 영화의 기능에 대해 회의적인 상태였다. 그러나 [염력]을 촬영하며 우리가 하는 작업이 의미 있는 것임을 느꼈다.
Q4. 상상력을 발휘해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 영화였다. 초능력을 발휘하거나 초능력에 당하는 것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A.류승룡:
특수효과도 사용했지만 와이어를 사용해 현장감을 많이 살린 작업이었다. 촬영 전 콘티와 함께 많은 자료를 살펴봤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연출부의 사전 배려가 충분했기 때문에 연기에 큰 고충을 느끼지 않았다.
A.심은경:
상상력을 발휘해 연기하는데 큰 문제는 어려움은 없었다. 사전에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이를 바탕으로 연기를 준비한 상태였다.
Q5. 액션 장면에 참고한 래퍼런스가 있는지 궁금하다.
A.연상호:
액션에 대한 것은 무술감독, 촬영감독, 그리고 류승룡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또 비행 장면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그의 영화 속에서 비행하는 캐릭터들은 나는 것에 미숙한 경우가 많다. [염력] 속 ‘석헌’도 미숙하게 비행하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Q6. 많은 배우가 언급하는 연상호 감독의 ‘몹쓸 연기 지도’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A.류승룡:
‘몹시 쓸 만한 연기지도’의 약자다.(웃음)
A.심은경:
감독님과 같이 애드리브를 많이 생각하기도 했다. 더 ‘찰진’ 대사가 없는지 얘기하며 대사를 가감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김민재 선배와 다투는 장면이었다. ‘경찰서’ 장면은 현장의 애드리브로 완성됐다.
Q7. 김민재 배우에게 질문하고 싶다. ‘민 사장’은 악역이긴 하나 ‘틀에 박힌 악역’이 아니다. 서민과 그들을 누르는 권력 사이에 낀 악역을 연기했는데 어떤 노력을 들였나?
A.김민재:
민 사장은 무조건 결과를 내야 하는 인물이다. 때문에 약자를 계속 방해해야하고 파괴를 해야 했다. 그러나 그런 민 사장을 너무 비호감처럼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런 악당을 표현하고자 했다.
Q8. 배우 박정민에게 질문하고 싶다. ‘정현’은 변호사다. 보통 인물들을 돕는 엘리트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연기의 주안점을 어디에 뒀는지 궁금하다.
A.박정민:
정현은 당연히 공부를 잘 했을 것이다. 그러나 법조인으로 기능하는 것 이외에는 모두 미숙한 인물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야 철거민들과의 괴리감이 없을 것 같았다.
Q8. 정유미를 악역으로 캐스팅 한 배경이 궁금하다.
A.연상호:
[염력]과 비슷한 류의 영화에는 악당이 많이 등장한다. 나는 뭔가 새로운 이미지의 악당이 있으면 했다. [부산행] 이후 배우 정유미와 다음 영화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배우 정유미가 작은 역할이라도 차기작에 참여하고 싶다고 의지를 표현해서 악역을 제시하니 큰 흥미를 보였다. 악역 ‘홍 상무’ 캐릭터에는 원래 정유미가 가지고 요소가 많이 표현됐다. 원래는 홍 상무라는 캐릭터에 디테일한 설정은 없는 상태였는데 정유미가 ‘해맑은 악당’이라는 구체성을 부여했다. 정유미가 홍 상무를 신선하게 표현해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염력] 팀은 마무리 인사로 작품이 가진 의미와 기능이 대중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당부하며 기자 간담회를 마쳤다.